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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트로이카 - 1930년대 경성 거리를 누비던 그들이 되살아온다
안재성 지음 / 사회평론 / 2004년 8월
평점 :
오랫동안 눈독 들였던 책을 이제야 완독 했다. 우리나라 일제 강점기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 볼만한 책이다. 역사적 사실을 거의 그대로 소설로 옮긴 저자의 필력이 좋다.
알고 보면 일제강점기와 이후 해방정국은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일본을 비롯해 세계열강들의 각축장이기도 했고, 온갖 사상이 난무했던 시대이기도 했다. 여기선 주로 사회주의 노동운동가들의 활약과 삶을 다루고 있는데, 읽다 보면 우리나라 노동 운동이 생각보다 오래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우리나라 노동 운동은 80년대 어느 날부터 생긴 것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나름 치열하게 몸부림치며 노동 운동을 했지만 성과는 미미해 보인다.
어찌 보면 사회주의가 나름 이상 적여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성공하지 못했다. 왜 그런가에 대해선 더 많은 연구와 성찰이 필요하겠지만 중요한 건 어떤 사상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 거기에 무엇이 옳고, 그르냐에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므로 이 책에 나오는 실존했던 인물들은 나름 이유 있는 삶을 살았고, 우리는 그들의 삶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세상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이 책은 조선희 작가의 <세 여자>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책의 흐름도 꼭 경성 트로이카라는 남성들에만 매어있지 않고, 여자 주요 등장인물에게도 상당 부분 할애하고 있으니 말이다. 193,40년대 여성들이 얼마나 자유분방하며 진취적이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