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스마트폰을 바꾸고 그 기능을 익히느라 애를 먹고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나를 멸종동물 보듯 했지만 꿋꿋하게 버텼다.

솔직히 휴대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아서 말이지.

아는 지인은 그래도 두다 보면 다 쓰임새가 있기 마련인데 왜 안 바꾸느냐고

점잖게 타일렀다. 글쎄... 하긴, 포노 사피엔스란 말도 있는데 나 같은 사람은

늦어도 한참 늦었다.

 

오늘도 카드 등록하느라 카드사에서 발급하는 인증번호를 찾지 못해

결국 등록을 하지 못했다. 얼마나 열 받던지.

내내 있었던 전화 다이얼 버튼도 얼마만에 찾았는지 모르겠다.

지난 주말엔 별로 전화 왕래가 없는 내 책 내 준 출판사 사장에게

실수로 전화가 가서 어색한 안부 전화도 했다.

"아유, 죄송해요. 제가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뭔가 뭔지 몰라 실수로..."

"그럴 수 있죠. 그럴 수 있어요. 허허허."

"뭐 덕분에 이렇게 목소리도 좋고 좋으네요. 하하하. 코로나 때문에 한번도 만나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네요."

" 곧 없어질 텐데요 뭐."

"당장은 어렵지 않을까요? 못해도 2,3년은 갈 거라던데..."

믿음이 나 보다 더 좋아 보인다. 아니면 언제 없어질지 관심이 없거나.

어쨌든 난 청학동이나 미국의 아미쉬 마을에 갔다 놔도 잘 살 것 같은데

이러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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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0-06-03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 년 전에 스마트폰을 새로 샀을 때 한동안 어설프게 사용했어요. 새로 산 폰의 기능이 전에 쓰던 기종과 달라서 상당히 애먹었어요. 문자 쓸 때도 불편했어요. ^^;;

stella.K 2020-06-04 18:08   좋아요 0 | URL
나만 그러는 게 아니었두나.ㅎㅎ
그런데도 난 이제야 쓰는 거라서 사람들 앞에서
쓰는 건 한동안 용기가 필요할 것 같아.
저 사람은 스파트폰 처음 쓰나 봐 해서.
오히려 예전엔 핸드폰 사용하는 거 오히려 당당했거든,
귀한 물건 됐으니. 이젠 그럴 수가 없게 됐다.ㅠㅋㅋ

2020-06-03 2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0-06-04 18:24   좋아요 0 | URL
처음 댓글 읽었을 땐 아니 저 같은 분이 또 있었다니,
놀랍고 반가웠는데 블루투스 쓰실 정도면 정말 포노사피엔스
맞으신 것 같은데요?ㅎㅎ

그런 꼼수가 있었군요. 휴대폰은 삼성이 좋은 줄 알고 있는데요.
저 핸드폰 10년 넘게 썼다가 이번에 스마트폰으로 바꾼 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대리점 직원이 저를 보더니 물건 오래 쓰는 스타일이라는 거
간파하고 오래 쓸 수 있는 거 추천해 줘서 계약했는데
정말 오래 쓸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어요.
학생폰은 2년 정도 밖에 못 쓴다더군요. 이 직원 나한텐 그렇게 말하고
2년도 못 돼서 그만 두거나 다른 곳에 가버리면 따질 수도 없고
바꾸고도 걱정이 태산이어요.
기본 요금도 제가 예전에 핸드폰 최고로 많이 썼을 때 요금과
맘먹어서 이게 잘하는 짓인가 어리벙하고 있습니다.ㅠㅠ

페크pek0501 2020-06-03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스마트폰을 처음 써 보시는 건가요? 깜짝 놀람~~ㅋ
제 친구들 중에서 제가 가장 늦은 편이었는데 그때가 2014년이었던 같아요.
제가 페이퍼로 올리기도 했죠.

제가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컴퓨터를 늦게 살 걸 그랬다는 거예요.
애들이 컴퓨터 게임에 빠져 감독하기 어려웠고 저 역시 컴퓨터가 집에 놓이자 독서를 덜 하게 되더라고요. 늦게 배워도 전혀 상관이 없는 건데 그땐 컴맹이란 말이 왜그리 듣기 싫었는지...ㅋㅋ

오래 잘 버티셨습니다. 카톡 문자로 폰에 시간을 빼앗기는 것도 만만치 않거든요.
어떤 때는 꺼 놓고 싶다니까요.
딱 하나 좋은 점은 오디오북을 저장해 놓고 들을 수 있다는 것, 정도입니다.
잘 활용하시길...

stella.K 2020-06-04 18:29   좋아요 0 | URL
ㅎㅎㅎ 놀라시긴. 저 스마트폰 안 쓰는 거 예전에 알고 계셨잖아요.
정말 이거 데리고 와가지고 아무 것도 못하고 있어요.ㅠ
요금 많이 나올까봐 걱정하고 있어요.
이번에 나오는 거 보면 알겠죠.ㅠ
하긴 언젠가 바꿀 생각은 하고 있었고 많이 늦긴 했죠.ㅠ

푸른기침 2020-06-07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핸드폰 없이도 오래 살았는데, 요즘은 스마트폰을 포함해서 잡스러운 물건하고 같이 살고 있네요. 스마트폰하고 가까워지니 자꾸 스마트함과는 멀어 지고 있어 반성 반성 중입니다.
아미쉬 마을이 어딘지 모르지만 웬지 가보고 싶어졌다는.....
좋은 나날요

stella.K 2020-06-07 19:05   좋아요 0 | URL
어머, 저 같은 분이 또 계셨군요. 웬지 반가운데요?
그래도 커뮤니케이션 하려면 이게 필요하긴 하겠더라구요.
모임에서 공지사항 같은 것 알려주려면 지금까지는
저는 따로 보내줬거든요. 보내는 사람은 얼마나 번거로웠을까
이제야 좀 미안한 생각이 들더군요.ㅎ

아미쉬는 미국에 있는 우리나라의 청학동 같은데라고
들었습니다. 웬지 기침님께 어울릴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