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스마트폰을 바꾸고 그 기능을 익히느라 애를 먹고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나를 멸종동물 보듯 했지만 꿋꿋하게 버텼다.
솔직히 휴대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아서 말이지.
아는 지인은 그래도 두다 보면 다 쓰임새가 있기 마련인데 왜 안 바꾸느냐고
점잖게 타일렀다. 글쎄... 하긴, 포노 사피엔스란 말도 있는데 나 같은 사람은
늦어도 한참 늦었다.
오늘도 카드 등록하느라 카드사에서 발급하는 인증번호를 찾지 못해
결국 등록을 하지 못했다. 얼마나 열 받던지.
내내 있었던 전화 다이얼 버튼도 얼마만에 찾았는지 모르겠다.
지난 주말엔 별로 전화 왕래가 없는 내 책 내 준 출판사 사장에게
실수로 전화가 가서 어색한 안부 전화도 했다.
"아유, 죄송해요. 제가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뭔가 뭔지 몰라 실수로..."
"그럴 수 있죠. 그럴 수 있어요. 허허허."
"뭐 덕분에 이렇게 목소리도 좋고 좋으네요. 하하하. 코로나 때문에 한번도 만나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네요."
" 곧 없어질 텐데요 뭐."
"당장은 어렵지 않을까요? 못해도 2,3년은 갈 거라던데..."
믿음이 나 보다 더 좋아 보인다. 아니면 언제 없어질지 관심이 없거나.
어쨌든 난 청학동이나 미국의 아미쉬 마을에 갔다 놔도 잘 살 것 같은데
이러고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