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장마철을 맞았다.

어제는 정말 쉴새없이 비가 왔다. 오늘은 그나마 간혹 비가 안 오는 때도 있지만 그래도 어제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장마철만 되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면 이 영화가 아닐까 한다.

 

사람은 똑똑한 존재다. 사람은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개발해 나가니 말이다.

 

지루한 장마철 이런 영화 한편쯤 나와줘야 그나마 견딜 수 있지 않을까? 보고 있으면 지루하고 꿉꿉한 장마도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그건 어쩌면 사람이 상상력이 많고, 낭만을 추구하는 존재기 때문일 것이다.

 

             

                

알고봤더니 오리지널 원작이 2004년이다. 그리고 작년에 한국판이 나왔다. 일본판을 나도 보긴 했지만 내용은 거의 기억엔 없지만 괜찮게 본 기억은 있다. 한국판도 나쁘지 않다. 간간히 보여지는 코믹스런 부분이 좀 억지스럽진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도 않다. 장마철에 찾아 온 죽은 엄마가 그것이 끝나면 돌아가야 하는 이별의 장면 역시 지나치게 눈물샘을 자극시키지 않아 편했다.  

 

그래도 보면서 나도 죽음으로 그동안 헤어진 가족들과 친지들을 이렇게 어느 한철만이라도 만나봤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결코 그럴 수 없겠지만. 그래서 우리는 영화를 보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이런 공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채워주지 않는가?

 

하지만 역시 인간의 죽음을 목도하는 건 한번으로 족한 것 같다. 일본판이나 한국판이나 죽은 아내가 다시 깨어나는 장면은 그런 장치가 하나도 없는데도 약간은 섬짓하다. 아무리 죽은 펭귄 엄마의 이야기를 브리지로 넣는다고 해도 저 세상에서 다시 돌아 온 죽은 엄마 또는 아내를 어떻게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사랑하고 함께 생활할 수 있을까? 돌아간지 오래된 아버지나 오빠가 영화에서처럼 돌아온다면 난 오히려 기절할 것 같다. 평소에 그토록이나 보고 싶어했으면서 말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그리워하는 건, 죽은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와 함께했던 죽음을 몰랐던 그 시절은 아니었을까? 가끔 망자가 꿈에 나타나도 반가워 하기보다 이게 길몽이냐 흉몽이냐고 가름하는 게 인간 아닌가? 하지만 그리운 것도 사실이다. 아마도 이 영화는 똑똑한 영화인지도 모른다. 죽음으로인해 다시 볼 수 없는 사람을 이런 식으로 소환해 관객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유도하고 있으니 말이다. 

 

크게 교훈되는 건 없지만(있다면 있을 때 잘 해 정도가 될까?) 이런 습도가 높은 날 낭만이 필요하다면 한번쯤 소환해서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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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8-07-02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때의 다케우치 요코는 최고였습니다.^^

stella.K 2018-07-03 10:48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런가요? 전 일본 배우는 잘 몰라서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손예진도 볼만해요. 비교해서 보시면...^^

Nussbaum 2018-07-02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목만 같은 줄 알았는데 리메이크였군요.

제 생각에는 원작이 더 나을 것 같은데, 또 모르는 일이겠지요. 문득 그 시간으로 돌아가봅니다.


stella.K 2018-07-03 10:52   좋아요 0 | URL
리메이크작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낮은 편이긴 한데
이 영화는 나름 높은 편이더군요.
저도 별 3개 반은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가 아기자기하고 좋아요.
빈티지한 느낌의 배경도 좋고.
좋아하실 것 같은데...^^

2018-07-02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7-03 10:58   좋아요 1 | URL
칭찬이시죠?ㅎㅎ
일본은 그게 부럽더군요.
소재의 다양함? 뭐 그런 거...
뭘 가지고도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요.
우리나라도 비를 소재로한 작품이 있긴하죠.
호우시절! 봤는지 안 봤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ㅋ
함 보세요. 괜찮은 영화예요.^^

cyrus 2018-07-03 0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숭이 손》이라는 단편 공포소설이 있어요. 부부는 박제된 원숭이 손에 세 가지 소원을 빌어요. 두 번째 소원이 죽은 아들을 다시 만나는 것이에요. 남편은 그 소원을 반대해요. 남편은 아들이 죽은 모습 그대로 나타난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꼈던 거죠. 결국, 남편은 마지막 소원을 비는데 두 번째 소원을 취소해요.

실제로 죽은 사람이 되살아난다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기 힘들거예요. 부패가 된 몸을 원래대로 회복하는 건 불가능해요.

stella.K 2018-07-03 11:0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작년인가 재작년에 미국 영화 그런 거 하나 있었거든.
근데 제목이 생각이 안 나네.ㅠㅠ
10대 여자 아이가 죽다 살아났는데 자기가 죽은 줄 몰라.
좀비라면 좀 으시시한데 그렇지 않고 생활밀착형 좀비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지나치게 공포스럽진 않고.
뭔지 모르겠어.
언제고 생각나면 갈켜줄게.ㅋ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