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쪽은 정말 재밌었는데 후반부 지루한 면이 없지않다. but 뒷쪽 장 그르니에와 알베르 카뮈 이야기는 여러모로 좋았다. 저자도 밝혔듯 이 책은 문장론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 인물과 사상, 시사IN,프레시안 등 여러 잡지와 신문에 들어간 서평을 담았다.
캉브르메르네의 초라함과 게르망트네의 위대함을 아는 누군가를, 다시 말해 사교계가 존재한다는 것을아는 누군가를 발견한 후부터, 그는 정말로 자신이 존재한다고 느꼈다. 마치 지구에 있는 모든 도서관이 불타 완전히 무지한 종족이 부상하는 가운데, 누군가가 호라티우스의 시구를인용하는 걸 들으면서 한 나이 든 라틴어 학자가 다시 땅에 발을 딛고 삶을 신뢰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 P409
"나는 이 모든 것을 예술적인 관점에서만 다룬다네, 정치는 내 소관이 아니고, 또 그 유명한후손 중에 스피노자를 포함하고 있는 민족을 통째로 비난할수는 없으며, 거기에 블로크도 있으니까. 또 나는 유대인 교회당을 다니면서 끌어낼 수 있는 아름다움을 인식하지 못하기에는 지나치게 렘브란트를 존경한다네.(샤를뤼스) - P451
* 렘브란트는 유대인은 아니었지만 암스테르담의 유대인 거리에 살았다. 그는스피노자의 적인 정통 유대교 사제들을 이웃으로 두었으며, 또 그들과 친구로지냈다고 한다. 스피노자보다 나이가 많은 렘브란트가 유대인인 스피노자를 알고 그림으로 그렸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어쨌든 자신이 살았던 동네 주민들과유대인 교회당에 대한 그림은 여러 편 남겼다.(소돔』, 폴리오, 627쪽 참조.) - P451
온갖 가능한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굴려 보지만, 진실은 결코 거기에 들어오지 않으며, 그러다 우리가 가장 기대하지 않는 순간, 밖으로부터 와서는 무시무시한 주사로 우리의몸을 찌르고 영원토록 상처를 낸다. - P465
사피즘: 여자 동성애를 가리키는 이 말은, 그리스 여성 시인 사포와 그 제자들의 관계를 지칭하기 위해서 나온 말이다. - P467
어쨌든 술에 취했으면서도 주먹이 무서워 행인 부르기를 자제하듯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알베르틴이라고 말하는 그런 경솔한 짓은 ㅡ질베르를 사랑했던 시절에 했던 것처럼 ㅡ하지 않으려고 자제했다. - P480
두세 번 나는 어느 한순간, 이 방과 책장이 놓인 세계, 또 그안에서 알베르틴이 그토록 미미한 존재에 지나지 않았던 이세계가, 어쩌면 내게는 유일한 현실인 지적인 세계이며, 또 내슬픔은 뭔가 소설을 읽을 때 느끼는 것과 같은 슬픔이며, 오직 광인만이 그 슬픔을 영속적이고 항구적인, 그리고 자신의삶 속으로 연장되는 슬픔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이런 현실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마지 활활 타오르는 종이로 만든 둥근 테를 뚫고 통과하듯이 내 고통을 극복하고,또 한 권의 소설을 읽고 나서 허구적인 여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하듯이 알베르틴의 행동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 위해서는 어쩌면 내 의지의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생각했다. - P485
마치 오랫동안 계속해서 책을 읽다 보면, 책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도 모르다가, 느닷없이 우리 주위에 동일한 주기에따라 불가피하게 지나갈 수밖에 없는 태양이, 전날 같은 시각에 와 있었던 걸 정확히 기억하고 일몰을 준비하는, 그런 동일한 조화와 교감을 그 주위에 깨어나게 하듯이, - P489
" 모렐이 말하는 동안, 나는 방을 가득채우고 있는 샤를뤼스 씨가 준 그 경탄할 만한 책들을 놀라서쳐다보았다. (가여운 샤를뤼스!) - P377
샤를뤼스 씨의 생각은 며칠 전만 해도 그토록 고른 평원과도 흡사하여 아주 멀리 대지 표면 가까이까지 어떤 관념도 눈에 띄지 않았지만, 지금은 바위처럼 단단한 산악지대가, 그러나 어느 조각가가 대리석을 나르는 대신 현장에서 끌로 새겨 놓은 ‘분노,질투, 호기심, 선망, 증오, 고통, 오만, 공포, 사랑‘이 거대한 티탄족의 무리를 형성하며 몸을 비트는 산악 지대가 돌연히 솟아있었다. - P399
모아놓으니 정말 전통인것만 같다.
악마에게 뭔가를 파는 건 독일의 전통이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았고 페터 슐레밀은 회색 옷의 남자에게 그림자를 팔았으며 프라하의 대학생은 스카피넬리라는 이름의 노인에게 거울 속의 자기 자신을 팔았다. 팀 탈러는 마악 (악마?)남작에게 웃음을 판다.거래의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파우스트는 영혼을 팔고 젊음을받았다. 그는 평생 공부만 한 노학자였다. 페터 슐레밀은 끊임없이돈이 나오는 행운의 자루를 받았는데, 영혼을 주면 그림자를 돌려주겠다는 악마의 두 번째 제안은 거절했다. 프라하의 대학생 역시금이 나오는 가방을 받았지만 사실 사기나 다름없었다. 자취방에서 대충 아무거나 골라 가겠다던 노인(= 악마)이 거울에 비친 대학생의 모습을 날름 챙겨버린 것이다. 팀 탈러는 어떤 내기에서도 이길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악마와 거래‘ 부문 최연소 기록을 갖게 되었다. 정리하면 이렇다.① 파우스트 : 영혼 → 젊음② 페터 슐레밀 : 그림자 → 돈이 나오는 자루③ 프라하의 대학생 : 거울 속 자신 → 금이 나오는 가방④팀 탈러 : 웃음 → 어떤 내기에서도 이길 수 있는 능력 - P84
"조금 비참한 게 영혼에는 좋아요."ㅡ세스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 - P57
결론부터 말하자면, 항간에 떠도는 지옥이란 바로 이 세계를 뜻하는 말이다. 우리는 태어나 죽을 때까지 지옥에서 살아갈 운명에 처해 있다.ㅡ마루야마 겐지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 P71
총 10장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목차는 이렇다.부모를 버려라, 그래야 어른이다.가족, 이제 해산하자국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아직도 모르겠나, 직장인은 노예다신 따위, 개나 줘라언제까지 멍청하게 앉아만 있을 건가애절한 사랑 따위, 같잖다. - P73
말이란 본디 흔한 것이다.하지만 그것을 사는 것은 다른 문제다. - P75
우리는 모든 연필 촉에 수반되는 불확실성과 불완전성을 받아들이는 법을, 그러면서도 이상적인 형태를 향해 계속 정진해야 한다.세상일은 어찌될지 모른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각자가 놓인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잘 생각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으며 그러면서도 현 상황을 개선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것이다.ㅡ 데이비드 리스 《연필 깎기의 정석》 - P77
"문학이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불안하게 하는 것 말입니다."ㅡ안토니오 타부키 <레퀴엠> - P121
이탈리아의 소설가 안토니오 타부키의 짧은 소설 《레퀴엠>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나는 생각했다. 그자는 이제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고 나서 생각했다. 그를 ‘그자‘라고 부르면 안 된다. 그는 위대한 시인, 아마도이십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다. 그는 오래전에 죽었다. 나는 그를 존경하며, 아니 온전히 복종하며 대해야 한다. 하지만 이내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15쪽) - P122
파일럿의 가장 큰 불안은 비행기가 추락하면 어떡하나 하는 것이다. 알코올을 많이 하는 사람의 가장 큰 불안은알코올 중독자가 되면 어떡하나 하는 것이다. 그러나 파일럿은 실제로 비행기를 추락시킴으로써, 알코올을 많이 하는 사람은 실제로 알코올 중독자가 됨으로써 그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무라카미 류,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 권남희 옮김, 창공사, 260쪽) - P126
특별한 존재와 평범한 존재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존재 자체의 가치가 아니라 관계다. 남에게는 평범한 존재가 내게는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그 존재가 나와 맺고 있는 관계 때문이다. 평범한 존재는 나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특별해진다ㅡ장유승 《쓰레기 고서들의 반란》 - P135
당신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글을 쓸 때 당신에게 고함을 지르는내면의 편집자일지도 모른다. 그 목소리를 꺼두라. 스스로에게 심술궂게 행동할 자유를 주라.ㅡ 제임스 스콧 벨 소설쓰기의 모든 것) - P143
당신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글을 쓸 때‘ 당신에게 고함을 지르는 내면의 편집자일지도 모른다. 그 목소리를 꺼두라. 스스로에게심술궂게 행동할 자유를 주라, 일단 쓰고, 나중에 다듬어라. 이것이 창작의 황금률이다. ㅡ(제임스 스콧 벨, <소설쓰기의 모든 것 Part 05 고쳐쓰기> 34쪽) - P144
내가 담배와 술을, 그래, 술과 담배를 끊는다면, 난 책 한 권쯤 쓸수 있을 거야. 여러 권도 쓸 수 있겠지만 어쩌면 단 한 권이 될 거야. 난 이제 깨달았네, 루카스,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엔 아무것도 없다는 걸, 독창적인 책이건, 보잘것없는 책이건, 그야 무슨 상관이 있나. 하지만 아무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ㅡ아고타 크리스토프<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 P148
지금 제겐 정말이지 꼭 한 가지 야심이 있을 뿐입니다. 인간이 되고 싶다는 것이지요. 가능한 한 가장 단순하게 말입니다. 물론 이것도 역시 오만이겠지요. 그러나 저는 지금 너무나 지쳐 있고 너무나 헐벗은 상태라서 이 오만이 제게는 유일한 보호장치인 것 같습니다. 삶에 대하여 아무것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따지려고 들기 전에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요. 한사코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고자 하는 것보다 그것이 더 낫습니다. 특히 저처럼자신을 별로 잘 알지 못하는 경우는 특히 그렇습니다.ㅡ1933년, 알베르 카뮈가 장 그르니에에게 (26쪽) - P166
카뮈는 언제나 스승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그의 의견을 전적으로 신뢰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카뮈 그르니에 서한집》을 통해 <이방인>, 《시지프 신화》, <칼리굴라 >등의 초기작품을 비롯한 카뮈의 작업에 대한 그르니에의 꼼꼼한 비평 (때로는첨삭)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비평집이 아니고, 전기도,그렇다고 소설도 아니기에 우리가 각각의 편지에서 느낄 수 있는것은 우선 그들 생활의 냄새입니다 ㅡ2차 세계대전 동안 겪어야했던 식량난(카뮈는 직접 채취한 버섯을 가루로 만들어 그르니에에게 보내기도 합니다),... - P168
며칠 전에 어떤 경관이 제 자동차를 세우더니 제게 무슨 글을 쓰느냐고 묻더군요(제 직업이 운전면허증에 기록되어 있었으니까요). 전"소설을 씁니다" 하고 간단히 대답했지요. 그랬더니 강조하듯 다시묻는 거예요. "애정소설입니까, 아니면 탐정소설입니까" 라고요.마치 그 둘 사이에 중간은 없다는 듯이!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반반이죠, 뭐."곧 다시 뵙겠습니다. 자주, 아주 자주 선생님을 생각하곤 합니다. 늘 같은 마음으로 말입니다.선생님과 가족 분들의 건강을 빌며,ㅡ알베르 카뮈1959년 12월 28일, 알베르 카뮈가 장 그르니에에게 (360쪽)(ㅠㅇㅠ)....이 책 읽음 이 대목읽고 울컥할수 있습니다. 이유는 책 속에ㅠ - P171
좋은 선생도 없고 선생 운도 없는 당신에게누구에게나 좋은 선생님은 존재하지 않는다.ㅡ우치다 타츠루 <스승은 있다> - P175
"작가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서평을 읽겠지만, 진정으로 글을쓰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서평을 읽을 시간이 없어요."ㅡ 파리 리뷰 <작가란 무엇인가> - P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