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더니즘은 하나의동질한 정체성에 대해서 의문을 표하는데, 그러면서 차이의 문제도 논하게 되는 거죠. 이 차이라는 건 이런 거예요. 제가 김은주라는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김은주라는 사람은 단 하나의 정체성으로만 이루어져 있느냐는 거죠. 저는 학생들 앞에서는 선생이기도하고, 동시에 여성이기도 하죠. 그리고 또 다른 게 있을 수도 있잖아요. 예를 들어 노동운동을 한다고 하면 그 안에서 노동자 정체성으로 싸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노동자도 다 똑같은 노동자는 아니라는 거죠. 다른 노동자가 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가 같냐는 거죠.
- P311

우리 사회에서 흔히 이렇게들 말하죠. 다양한 소수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의제를 성취하려고 할 때는 다름이나 차이를 강조하기보다는우리가 같다라는 이야기를 해야 연대가 된다고요. 그게 흔히 말하는 정체성의 정치죠. 그런데 제2물결 페미니스트들의 끝에 나오는 오드리 로드 같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잖아요. 차이는 분열을 일으키는 게 아니고, 차이는 정치의 역량, 힘이라고요. 이게이후의 여성들간의 차이, 그리고 여성 자신의 내부의 차이들을페미니즘 정치의 주요한 주제로 삼는 제3물결 페미니즘을 만들어내는 데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줍니다.
- P313

흑인들을 ‘블랙‘이라고 하지만, 다른 색의 피부를 지녔죠.
푸른빛이 도는 블랙도 있고 조금 붉은 블랙도 있고, 아주 어두운피부인 사람도 있고 밝은 피부인 사람도 있죠. 그러니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편의에 따라서 이들을 똑같이 같다고 묶어버리는것이다.‘ 같다고 묶여버린다는 건 우리한테 굉장히 모멸감을 줘요. 

예를 들면 서구인이 한국인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너희들은 태국인과 일본인 중에 일본인과 더 친밀감을 느낀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태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나 큰 차이를모르겠어. 아무리 다르다고 해도 ‘너희는 다 똑같다‘ 라고 하는 거예요. 이럴 때 모멸감을 느끼잖아요. 

거기에 저항하지 못하고 ‘어,
그래? 그런가보다‘ 하는 순간 저항감을 느끼고 모멸감을 느끼죠.
이런 걸 보통 ‘동일성의 폭력‘을 겪었다고 해요.
- P314

정체성의 정치에서는 누군가를 배제하는 일들이 생겨요. 정체성의 정치가 무언가를 하나로묶어버리게 되면, 그 주위에 외부가 생기고 그 외부에 있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일들이 생기는 거예요. 
🍭🍭🍭🍭🍭 - P314

정체성의 정치학은 우리가 같다는 걸계속 확인하는 작업들을 해요. 차이의 정치학은 그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을 과제로삼는 거예요. ‘다르다‘라는 건 목소리가 별로 없다는 뜻이에요.

왜? 다르기 때문에. 다 다르기 때문에. 그런데 이 다른 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북돋는 게 정치의 과제라고 생각하는 게 바로 차이의 정치학이라는 거예요.
⭐⭐⭐🍭🍭🍭 - P320

페미니즘은 여성이 권력을 찾는 문제이기도 하고 권력을 갖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페미니즘 운동은 권력자 입장에만 설 수는 없는 것 같아요. 페미니즘 운동은 언제나 권력을 갖지 못하는 사람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하니까요.  - P320

권력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권력을 가질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 권력을 생산해내는 것이 차이의 정치의 목표인 거죠.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권좌를 빼앗아오는 것도중요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것보다는 지금 이 자리가, 이 삶의 자리가 온전히 지켜질 수 있는 그 자체가 권력이 될 수 있다는 것도우리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 P321

권력이라고 하면 탈취의 의미, 빼앗고 빼앗기는, 소유의의미로 생각하죠. 그런 권력이라는 건 한정적이에요. 그런데 미셸 푸코를 비롯한 어떤 사람들은 권력은 생산되는 것이라고도 해요. 권력을 누군가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낼 수 있는 힘으로 이해하고, 주변화된 이들이 삶의 자리를 인정받을 수 있는 위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권력의 생산이라고 이해한다면 어떨까요.
그럴 때 이 주변화된 사람들이 권력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들이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정치라면요. 이렇게 이해할 때로드 자신이 직면했던 것들을 바꾸는 작업의 출발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언어를 갖는 것, 목소리를 갖는 것이겠죠.
- P321

우리를 침묵시키는 건 이런 거죠. ‘너무 내가 나대는 거 아니야? 이렇게 말해도 될까?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 나를 쳐다볼텐데, 찍히는 거 아니야?‘ 그런데 로드는 침묵을 하든 침묵을 깨든 억압의 구조는 상관 없이 계속 작동할 거라 말해요. 그러니까두려워할 필요 없고, 설치고 떠들어야죠. 침묵하며 살지 말고, 이한 번밖에 없는 삶을 언어와 행동으로 바꿔나가자는 거죠. 이런생각이 담긴 로드의 글이 바로 <침묵을 언어와 행동으로 바꾼다는 것>입니다.
- P323

페미니스트들한테 참 중요한 게, 이거예요. 언어, 목소리.
페미니스트들은요, 실은 폭력을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페미니스트들이 과격하다고 하는데, 말은 과격하죠. 왜 과격할까요? 말이 없던 사람이 말을 시작하면 과격해요. 언어가 없었기 때문에,
정교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사학이 없어요. 페미니스트들은 항상 언어와 목소리를 이야기했어요. 왜? 자기 목소리로 말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페미니스트들의 말은 언제나 더듬는 말이었죠.
‘너 조리 있게 말을 해봐. 울지 말고 이런 말들은 폭력이에요. ‘내가 알아듣게 네가 말해야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게 말을 해야 한다는 건 두 번째 문제예요. ‘어버버 하면서 말하는 거 있잖아요. 울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는 거요. 사람들이 흔히 ‘비이성적‘이라고 욕하는 방식으로, 페미니스트의 말하기는 대체로 그래요. 몸으로 말하기. 몸으로 펼쳐내기.
- P325

왜 이 차이를 중요시해요? 이 차이라는 게 역량이고 힘이라는 거죠. 우리가 다르다는 사실, 이 동일한 것들과 다르다는 사실은 큰 역량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게 왜 힘이고 역량인지 그걸설명하는 이론은 많아요. 

우선 많이 이야기하는 입장론standpointtheory을 조금 소개해드릴게요. 샌드라 하딩 Sandra G. Harding 같은 철학자가 대표적이죠. 입장론은 마르크스주의적 인식론에 근거할때가 많고, 흑인 페미니스트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이론이에요.

마르크스주의적 인식론에 따르면 이런 거죠.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부르주아들보다 훨씬 넓은 시각을 갖고 있다는 거예요. 부자인 사람들은 부자들의 세계밖에 못 보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의 세계도 보고 가난한 사람들의 세계도 보니까, 더 많은 것을 보는 것이고 더 많은 지식에서 참되다는 거죠.
- P329

우리가 이 이야기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건 이런 거죠. 내가차이를 가졌다는 건 나를 두렵게 하는데, 차이를 힘이라고 하는건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우선은 내가 차이를 지녔다는 걸인정하고 이해하게 되면, 시야가 넓어져요. 그건 나만이 차이를가진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다채롭게 차이를 지니고 있다.
는 걸 알게 된다는 거예요. 모두가 동일하다는 주장의 허상을 깨는 거죠.  - P330

그래서 차이는 중요한 역량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렇기에 차이를이야기하고, 이 차이로 인한 차별과 억압을 증언하고 저항하면서역량을 키워내야 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언어와 목소리를 갖고 침묵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 거예요
- P331

우리가 플라톤, 셰익스피어가 되어본 적이 있냐고 로드는되묻는 거죠. 아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가르치냐는 거죠. 우리는 우리가 한 번도 되어보지 않은 것들을 다 가르쳐왔잖아요. <데미안》이나 《이솝 우화》 다 읽고 가르치잖아요. 그런데 그런 걸 배우면서 ‘왜 우리한테 백인 남성이 쓴 책을 가르쳐?‘ 하고 문제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잖아요..
- P331

 사실상 로드가 강조하는 것은 하나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는 그 범주 안에 실은 차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그 차이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정체성을 분열시키는행위가 아니라 정체성이 본질적인 것이 아닌 후험적 산물임을 드러낸다는 것이죠. 그리고 또한, 동일하다고 믿는 정체성이 실은다양한 차이를 차별하고 억압한다면 그 문제를 당연히 말하고 그로부터 저항하는 것이 정의이기도 하다는 거예요. 

⭐⭐⭐⭐ - P332

우리가 당연시하고 있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셰익스피어를 만나봤나요? 안 만나봤죠. 그래도 읽잖아요. ‘보편 문학‘이라고 하잖아요. 보편적이라는 건데, 공자가 왜 보편적이죠? 2,500년 전 중국 사람이 하는 말인데, 예수의 말씀이라는 것도 중동 지방에서2,000년 전에 했던 말씀인데 그걸 왜 보편이라고 하나요. 

한 번도 되어본 적 없는 사람들을 보편적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어떤 흑인 여성이 말하는 걸 어떻게 이해하느냐고 하는 게 말이 되냐는거죠. 그 안에는 이미 편견이 있는 거예요. 누구를 보편으로 삼고,누구를 보편 인간으로 삼는 거요. 사실 그들도 특수한 것일 수 있는데 왜 보편으로 삼느냐는 거죠.
🍭🍭🍭⭐⭐ - P333

일종의 "맹목성"과도 같은 그 뿌리에는 "차이를 인간의 역동적 힘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무능력이 있다는 거죠.  - P334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억압하는 사회일수록섹슈얼리티에 대해서 여성들이 말할 권리를 박탈해요.  - P347

우리가 여러 번 반복해서 확인해온 것처럼, 서구 철학의역사는 차이를 단순한 대립관계로만 이해하죠. ‘차이는 불온한것이다‘ 라고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차이는 대립에서만 생겨난다는 전제 때문이에요. 사실 어떤 의미에서 모순적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것 같아요. 

인식론적인, 논리적인 차원에서 차이라는 건 이런 거죠. A=not A라는 형태에 기반을 해요. 그러니까차이라는 개념은 이미 분열을 내포하고 있다는 게 서구의 철학적생각들이 전제하고 있는 바라는 거예요. ‘차이라는 건 서로 대립하는 관계에서 드러난다‘ A와 not A와 같은 대립의 관계 안에서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라는 게 서구의 생각이죠.
우리가 이런 것들을 다른 말로 이분법이라고 하죠 - P375

이 억압의 구조라는 게, 피억압자뿐 아니라 억압자에게도 내면화되어 있어요. 억압의 구조가 억압자들에게 내면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자기를 우월하다, 정상이라고 하는 거고, 이 구조가 피억압자들에게 내면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이자기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로드는 우리가 억압 구조를 볼 때 누가 억압자이냐를 보려고 하는 게 아니라, 피억압이라고 불리는 공간에서, 억압이라고 불리는 공간에서 억압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좀 보자는 거예요. - P409

오히려 신체에서 발생하는 많은 징후들, 감정들을누르려고 하거나 무시해야 하는 게 되어버리는 거예요. 내 감정을 저 멀리서 관조하고, 감정과 나 사이의 거리를 두는 행위를 통해 내가 나를 잘 연마하고 세상을 바꿔내야 한다는 식의 위대한개인 서사를 만들죠.  - P4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이다.'라는 말이 있다. 

나도 한때는 이 말이 '진리'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지식은 널리 퍼져야 하므로 더욱 그렇게 믿었던것 같다.

지식이 특정 소수만의 것이 되어선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오늘 <페미니즘 철학 입문>는 읽고 이 말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라는게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누구나'도 특정인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이해할 수 없는 말은 문제가 있는 것인가? 이것도 이분법적 사고가 아닐까 하는 의문들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도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자주 접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단정짓기도 한다. 낯선 이야기, 낯선 표현들, 낯선 목소리, 낯선 주장들, 낯선 언어,....

낯선 것들에 대해 쉽게 부정적인 느낌을 갖는다. 그리고 책에서 이 부분이 가장 충격적이었는데 이런 것들에 '설명을 요구하는 상대의 태도'다. '내가 이해하지 못했으니 설명을 해 달라는 것.' 그러나 그런 요청에 저자는 되묻는다. '이해하려고 해 본적이 있느냐'고.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자기 중심적 기준으로 설명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 왜 그런 태도에 내가 설명까지 해 줘야 하느냐고, 그건 너의 몫일 수도 있지 않느냐고.



'페이스북 상의탈의 시위'라는게 있었다. 당시 나는 상의 탈의한 여성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사회가 남성탈의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여성탈의에 음란이니 뭐니 불온한 시선을 갖는게 일반적이라는 건 공감했었다. 그래도 이 방식이 너무? 급진적이라 생각했었고, 모자이크 처리되어 기자에게 인터뷰한 시민이 말하듯 '이것이 남성의 하의탈의'와 같다고 생각했다. 가부장적 사고방식이란게 이렇게 무섭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에초에 여성의 몸을 음란화한 주체가 누구인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프레임이 여성을 얼마나 구속하고 억압했는지 보이니 이들의 시위가 새롭게 와닿았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억압하는 사회일수록 섹슈얼리티에 대해서 여성이 말할 권리를 박탈해요. 가부장제가 섹슈얼리티를 정의하고 사용하고 누릴 권리를 독점합니다. p.347



어떤 영화는 평론가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동시에 일반 관객에게는 혹평을 받기도 한다. 또 반대의 경우도 있다.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시각차이가 그렇게 때때로 이슈가 되기도 한다. 나도 그럴때 평론가들의 입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관객의 의견에 동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은 그렇게 의견이 갈릴 경우 내 의견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게는 참 별로였는데,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 재미없었는데 누군가 거기 감동하고 거기서 나름의 가치를 찾았다면 거기엔 내가 발견못한 가치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동진 작가의 말처럼 '귀책 사유가 이해하지 못한 나에게 있을 수도 있는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이해하지 못했다며 때로 온갖 혐오발언을 쏟기도 한다. 



오랜 역사동안 남성들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악으로, 미친것으로, 별난 것으로, 문제 있는 것으로 규정했다.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여성은 성적 존재로 여겨지면서 남성 소유의 섹슈얼리티로 이용당하고 핍박당했다. 여성들의 순결함을 강조,신성화하고 창녀들을 모욕하는 멸칭들을 보라. 그리스 시대에는 매춘행위를 하수구에 오물 버리는 행위로 비유하기도 했다. 남성들은 정상적인 주체요,여성성을 이용하는 주인이라는 인식이다. 지금도 이런 인식은 사라지지않고 내면화되어 많은 문제를 야기시킨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악으로, 문제로 받아들이는 이런 태도는 다양성을 파괴한다. 많은 목소리를 억누르고, 여러 의견을 쉽게 묵살한다. 이해를 요구하기전에 과연 그'이해'의 주체가 누구인가 질문해야 한다. 특권의식으로 낯선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건 아닌지. 당신도 특수한 의견을 가진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물을 필요가 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셰익스피어를 만나 봤나요? 안 만나봤죠. 그래도 읽잖아요. '보편문학'이라고 하잖아요. 보편적이라는 건데, 공자가 왜 보편적이죠? 2500년 전 중국 사람이 하는 말인데, 예수의 말씀이라는 것도 중동 지방에서 2,000년 전에 했던 말씀인데 그걸 왜 보편이라고 하나요. 한 번 도 되어본 적 없는 사람들을 보편적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어떤 흑인 여성이 말하는 걸 어떻게 이해하느냐고 하는 게 말이 되냐는 거죠. 그 안에는 이미 편견이 있는 거예요. 누구를 보편으로 삼고, 누구를 보편 인간으로 삼는 거요. 사실 그들도 특수한 것일 수도 있는데 왜 보편으로 삼느냐는 거죠.p.333



책도 마찬가지다. 내가 발견못해서 재미없을 수 있다. 그게 무조건 그 작가의 탓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먼 훗날 다시 읽었을 때 새롭게 보일수도 있고 그럼에도 변함없을 수도 있지만 내가 이해 못한것이 오롯이 작품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볼만하다. 그래서 누군가의 글이 쉽게 쓰이지 않았다고 해서 꼭 그 필자의 문제인 것은 아니다. 나에게 낯선 서술방식, 생각들은 내가 그동안 나와 다른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일수도 있다. 











   










먹고 싶은 건 꼭 먹어야 한다ㅋ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2022-02-13 17: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계속 공부하시니까 점점 그 깊이가 느껴집니다~~문제 제기하신 내용에 공감해요^^
그냥 계시기에는 많이 아깝다는 생각도 해 봐요^^

청아 2022-02-13 17:51   좋아요 5 | URL
아이쿠 과찬이세요!ㅎㅎ
더 열심히 읽고 쓰겠습니다. 페넬로페님 비롯 함께 해주시는 플친님들 영향력입니다~^^♡

Falstaff 2022-02-13 18: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마지막 문장이 심금을 울립니다.
˝먹고 싶은 건 꼭 먹어야 한다.˝
술도 포함하는 거죠? ㅋㅋㅋ

청아 2022-02-13 18:30   좋아요 4 | URL
ㅋㅋㅋ그럼요! 마시고 싶을땐 마셔야죠.^^ 요즘 ‘위스키‘라는 글자가 자꾸 제 시야에 들어옵니다ㅋ

새파랑 2022-02-13 18: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미님의 생각에 동의 합니다. 상대방의 말이 이해가 안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해를 하려는 노력의 부재라고 생각해요~! 왜 노력보다 감정이 앞서는지 안타까울때가 많더라구요 ㅜㅜ

오늘 저녁은 그럼 술인가요? ×2

청아 2022-02-13 18:36   좋아요 5 | URL
네! 저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말해준 사례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보이더라구요. ㅜㅜ특히 단순비난이나 ‘날 이해시켜봐‘이런 태도가
권위주의적, 특권주의적 관점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오늘은 술 쉽니다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2-13 2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력이 필요하겠죠, 서로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청아 2022-02-13 22:03   좋아요 3 | URL
네 우선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었으면 해요. 어떤 형식으로든요. 아예 그런 권리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더 많더라구요.^^*

그레이스 2022-02-13 22:09   좋아요 2 | URL
전에 고병권님의 책이었던것 같은데 같은 얘기를 하시는 걸 봤어요
약자가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구조는 정의롭지 못하다는 취지의 글이었던 것 같아요.

청아 2022-02-13 22:14   좋아요 2 | URL
고병권님의 책들이 궁금해지네요! 나도 모르게 내면화된 고정관념이 참 많구나 느꼈어요.

scott 2022-02-14 00: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콜드 드링크와 빵 숩!
스프 양이 작습니다!ㅎㅎㅎ

책이란,,,,
먼 훗날 다시 읽었을 때 새롭게 보여서
광활한 우주 같아
읽어도 읽어도
읽고 싶은 책들이 무한대
*。*.。*∧,,,∧
ヾ(⌒(_=•ω•)_

청아 2022-02-14 08:09   좋아요 3 | URL
흑당 밀크티랑 먹었어요!ㅎㅎㅎ역시 예리하신 스콧님! 스프가 꽉 차야하는데 적어서 살짝 섭섭했습니다ㅠㅠ

광활한 우주 👍
그래서 알라딘 ‘우주점‘인가봐요
٩(๑>∀<๑)۶ㅎㅎ

바람돌이 2022-02-14 01: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읽고 있는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다음 읽기 책으로 이 책 기다리고 있는데 미미님 글들 보면서 기대수준이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 빵수프의 양이 너무 작다는 스콧님 견해에 동감 한표!!!

청아 2022-02-14 08:15   좋아요 2 | URL
오!! 바람돌이님 저는 <무엇이 아름다움을..>들어가기 읽고 있어요ㅎㅎ이 책은 구어체라고 하나요? 문체가 대화하듯 이어지는데 쉽게 쓰여져 이해하기 수월했어요. 내용은 은근 날카롭고요.
빵 수프 다음엔 가득하게!!ㅎㅎ*^^*

- 2022-02-14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 으와 ㅡ 곧 다 읽으시겠어요! ㅋㅋ
이해할 수 없는 글에 대한 경외가 생기는 순간 부터 우리는 자신의 괴상한 글쓰기(?)에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저의 경우 그랬습니다 ㅋㅋㅋ
번듯하고 단정한 미미님의 독후감이 정념과 혼돈의 글쓰기로 변화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청아 2022-02-14 16:14   좋아요 3 | URL
으앗~🥰 또 액자에 걸어야할 명언입니다👍
쟝쟝님 어쩜 이런 표현을!
알겠습니다. 카오스적인ㅋㅋㅋ 그러나 저의 개성 가득한 자유분방한 글쓰기를 향해 고고씽할께요!!

가필드 2022-02-14 2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빵수프 적다는 표 3인 참가했어요 ^^ 자기만의 목소리 내기까지가 힘든거 같아요 소리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라도 책으로 읽고 권리를 알아갈것 같아요 323p ,330p 다른 글도 좋지만 오늘은 여기가 와닿더라구여

청아 2022-02-14 21:09   좋아요 2 | URL
빵수프에 많이들 진심이 시군요ㅎㅎㅎ
맞아요!p. 323에 나오듯 한번 뿐인 인생인데 목소리를 내야합니다. 그리고 p.330에 ‘차이가 힘‘이라는 말 너무 좋죠.^^*
 

사실상 근대적 의미의 가족은 자본주의와 긴밀한 관계를맺고 있고요. 부권제 역시도 부계 상속을 통해 유지된다는 점에서 사적 소유의 재산권과 떼려야 뗄 수 없어요.  - P275

사실상 아동기란 단계는 인류 발달사에서 출현한 지 얼마 안 되었고, 아동기와 더불어 사춘기가생겨났다는 거죠. 아동기와 사춘기, 그러니까 인생의 단계들이생겨나요. 지금 우리는 이런 단계들을 당연하게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이 위험하다고 봐요. 질 들뢰즈 같은 사람은 선분성에 대해서 비판하죠. 선분성이 뭐냐면 사람의 삶에 시간대를 나누는 건데, 이때는 뭘 해야 되고, 이때는 뭘 해야 되고,
이때는 뭘 해야 된다는 거요. 

청소년일 때는 대학에 가야 된다고하고, 대학을 나오면 직업을 얻으라고 하고, 직업을 얻으면 결혼하라고 하죠. 결혼한 다음에는 애를 낳으라고 하잖아요. 

애를 낳으면 좋은 학교 보내라고 하고, 좋은 학교 보내면 걔 직장 잡으라고 하고, 인간의 인생을 보편적인 어떤 틀거리에 맞춰서 계속 재생산해내잖아요.
⭐⭐⭐ - P287

이 아동기의 숭배를지탱하는 것은 다름 아닌 여성들의 양육과 모성애라는 신화인 것이죠. 그리고 아동의 순수함과 모성애의 지극함은 결합되어 가부장제를 지탱합니다.
- P290

계급으로서 성sex이 없어진다는 건, 간단히 말하자면 성 구분이 없어진다는 거죠. 성 구분이라는 게 계급이고, 그게 불평등 구조를 만든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파이어스톤을 따르면 성 계급이 사라진다는 건 성 구분이 없어진다는 거고, 즉 섹스들 혹은 n개의 성이 된다는 거겠죠.
연령이나 인종의 구분도 사라지는 거고요.
- P297

그리고 파이어스톤은 학교를 없애자는 이야기까지 해요.
미셸 푸코 같은 사람도 학교라는 공간을 규율과 억압의 공간으로말하죠.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과 학교생활을 지탱하는 규범, 그리고 학교생활이 지향하는 바가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상의 인간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비판하는 거겠죠. 무엇보다 확실히 학교는 훈육의 공간으로서 가부장적 모델을 기초로 삼아요. 정상성에 도달하기 위해 시험을 치르고 기준에 미달하면 탈락시키고요.
특히나 경쟁 모델은 정상성의 추구를 당연한 인간의 욕망인 것처럼 만들죠. 이런 점에서 페미니스트들의 가부장제 비판과 대안은근대성을 비판하고 넘어서려는 사상가들의 의견과 교차합니다.
- P2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런치 모드는 출시 마감일을 맞추기 위해 짧게는 몇 주부터 길게는 수개월동안 야근+밤샘을 반복하는 업무 관행을 일컫는 업계 은어다.
- P97

그간 IT 게임업계에서 장시간 노동은 당연한 것 또는 감내과정으로 생각해왔다. 개발자들은 "예전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예술혼" "헝그리 정신"을 불태웠다고 한다. 일종의 장인 노동 같은 "인고의 과정"처럼 여겼다.


2~3일 밤샘을 안 해봤으면 "아직 개발자 되려면 멀었다"며 농을건네기도 한다. 여기서 긴 시간 노동을 억압 기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물론 지금보다 개발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고 개발프로세스상의 자율성이 높았으며 근저에는 성공신화가 넓게 깔려 있었기에 장시간 노동이라는 문제는 문제화의 대상에 오르지않을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개발 환경이 급변했다. 주력 플랫폼이 변화하면서 개발 과정은 물론 개발자의 태도나 상황도 달라졌다. 이런가운데 장시간 노동의 가혹함은 그 정도가 더해지면서 IT·게임노동자의 신체적·정신적 감내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실정이다.

물론 감내의 한계치가 법정 기준을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됐다.

⚡⚡⚡⚡⚡ - P98

모바일이 주력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제품의 생산, 유통,
소비 과정 또한 달라졌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개발 기간이이전보다 짧아졌다는 사실이다. 온라인 시절에는 개발 기간이3~5년 정도였던 것에 비해 모바일로 들어서면서 1년도 채 안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게임을 몇 개월 만에 ‘찍어내기도 한다. 유행 주기나 라이브 단계도 훨씬 짧아졌다.  - P99

24시간 이슈가 발생한 거에 대해 빨리빨리 대응해야 되고그니까 주기가 빨라진 거죠. 그거에 맞춰서 하려다보니까그렇게 된 거예요. 그니까 쉬는 날에도 못 쉬는 거예요.
사실상 쉬는 날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항상 대기 중인 거예요.
메신저를 계속 봐요, 계속 쉬는 날에도, 그러다가 안 되겠다싶으면 회사로 뛰어오는 거고 아니면 집으로라도 원격으로라도 일을 해야 되고." (개발자 ㄱㅎ지) - P102

신자유주의 시대에 자본은 더 이상 노동자의 이용 가능성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재교육 비용까지 노동자 각자가 알아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기계발의 이름으로 또는 ‘감을 잃지않기 위해‘ 또는 ‘살아남기 위해‘!
- P103

여기서 우리가 문제로 제기할 점은 부품화 경향이 날로 높아짐에도 노동권 건강권을 보호할 수 있는 조직적 대응이 부재하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노조 형태의 교섭 창구를 만든다는 건 언감생심이라고 한다. 업계의 평판에 대한 우려 또한 집단적인 발언권을 제약하는요인이 된다.

ㅡIT업계 - P110

문화콘텐츠산업의 시장 성공 전략이 유발하는 위험은 가려진 채 Kㅡ게임, 한류산업, 창조경제, 경제 활성화, Kㅡ콘텐츠 담론이 앞세워지고 있는 현실이다.
- P112

수직적인 위계구조 아래 개발 과정상의 위험을 중소 개발사및 개발자가 떠안게 되는 양상이 커진다. 위험이 중소 개발사에전가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장시간 노동의 외형에는 기업 간위계상의 불평등이 가로지르고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직장 민주주의 workplace democracy)를 위해서는 기업 간 불공정 거래 관행이 함께 문제화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함께 뒤따르지 않는다면, 직장 민주주의의 가능성은 언제나 요원할 수밖에 없다.
- P114

앱마켓 수수료, 플랫폼 수수료, 퍼블리싱 수수료를 개발사가 이중·삼중으로 중복 부담하는 구조는 수익 분배의 불균형은말할 것도 없고 유통 파워만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동시에 소위성공 요소에 콘텐츠 자체보다는 홍보·마케팅을 위한 자금력이더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유통 파워가 뒷받침되지 않는 중소형개발사가 콘텐츠만으로 살아남기는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러한 위계구조에서 성공한 게임의 수익은 유통 파워로 대거 흡수되는반면, 실패의 위험은 중소 개발사에 전가되는 양상이 빚어진다.
- P116

게임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이 6~9% 이상을 기록하고 매출 총액이 17조 원(2020년 기준)까지 치고 올라가는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개발자의 실질임금 인상률이 매출액 성장률에 비례하지 않는 이유는 불공정한 수익 분배 구조에 기인한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재생산이 불공정한 수익 분배 구조와 연결되는 대목이다. 플랫폼을 매개로 한 국내외 자본의 막대한 지대수익을 사회적으로 제한 환원하는 장치가 요청되는 이유다.
- P116

국내에서 통용되는 룰은 7 대 3 법칙이다. 어떤 게임으로100만 원의 이익이 났을 때 30만 원은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올레게임 등이 가져간다. 남은 70만 원 중에서도 다시7 대 3 원칙이 적용된다. ‘애니팡‘ 등 카카오톡 기반 게임의경우 브랜드 사용료 개념으로 다시 70만 원 중 30%(21만원)를 가져간다. 총수익의 절반도 안 되는 49만 원으로 다시퍼블리싱 업체와 실제 개발자들이 분배한다. 개발 과정에외주나 하청 형식으로 참여한 업체들도 이 ‘49만 원‘ 안에서지분을 갖는다. - P116

"넥슨·넷마블 등 대형 퍼블리셔 (배급사)가 자본을 쥐고 개발사와 개발자들이 이를 따라가는 구조가 되면서관계가 고착화하고 있다." - P116

살인기업이란 표현이 있다. 이는 호주의 산업살인법 IndustrialManslaughter Law‘, 영국의 ‘기업과실치사 및 기업살인법CorporateManslaughter and Corporate Homicide Act에서 비롯한다. 수도 캔버라가 속한호주 수도 준주 The Australian Capital Teritory는 기업뿐만 아니라 최고 임원에게 작업 중 발생한 노동자 사망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법을2003년 제정했다. 



⚡⚡⚡⚡⚡

우리나라는 이와 유사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최근에 발의되었다.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법안으로, 2021년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에 따르면 안전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법인에는 5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또 노동자가 다치거나 질병에 걸릴 경우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단, 5인 미만 사업장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출.시사상식사전)

그리고 1년이 지난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고있다.ㅡ미미 - P120

호주의 ‘산업살인법‘

적용은 정규직 노동자는 물론 비정규직 노동자, 아르바이트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작업장에서 일하는 모든노동자의 사망 사건에 가능하다. 사망 사건에 대한 형벌이 여느나라에 비해 진일보한 편인데, 경영자에게 최대 징역 25년까지선고할 수 있고 기업에 최대 6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한국 법원의 형량이 산재 사망 사건의 피고인 가운데 징역과 금고형을 받은 피고인 비율이 3%에 못 미치고 이 또한 대부분 집행유예나 500만 원 전후의 벌금형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호주 산업살인법의 무게감과 제도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 - P120

한국의 경우, 노동건강연대는 매달 ‘이달의 살인기업‘을 발표하고 매년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한다. 최악의 살인기업은한 해 동안 산재 사망이 가장 많이 발생한 기업을 말한다. 선정식은 산재 사망을 기업의 살인행위로 규정해 처벌을 강화하고 산재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GS건설, 현대건설, 한국타이어, 코리아2000, 대우건설, 한라건설,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한화케미컬, 삼성중공업, 포스코건설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꼽혔다. 그 가운데 우정사업본부는 ‘최악의 살인기업특별상‘을 수상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을 말한다ㅡ미미


⭐⭐⭐⭐⭐ - P121

집배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살인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살인적인 노동시간은 어떤 정도인가? 우선, 우편집배원 1인당 담당 가구 수를 해외와 비교해볼 수 있다. 우편집배원 1인당 담당가구 수는 미국이 514가구, 일본이 378가구인 것에 비해 한국은 1160가구다(2015년 기준), 일본의 3배가 넘는 수치다.  - P125

과중노동의 양상은 일상화된 겸배兼配로도 확인된다. 겸배는 집배 인원에 결원이 생기면 그 구역을 동료가 분담해 배달해야 하는 상황을 일컫는 집배 노동자들의 은어다. 죽을 맛‘이라고이야기될 만큼 장시간 중노동의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는 지점가운데 하나다. 그 실태를 보면, 한 달 평균 5.7회다. 이로 인해발생하는 초과 노동시간은 매달 8.6시간이다. - P1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이 아픈 상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 양상은 꽤나모호한 경우가 많고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물론이는 의학적 설명이라기보다는 신체질환에 비해 정신질환이 상대적으로 원인 규명이 불명확함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아픈 마음 상태를 이야기로 끄집어내는 것이 쉽지 않고 사회적 발언으로 드러내는 건 더 어렵다. 많은 인터뷰 대상자도
"사실 저도"라며 치료 경험을 꺼내놓기는 했지만, 그 상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가족 또는 동료나 회사에 털어놓지는 않는다고 했다. 물론 스스로도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를 쉽게 인정하(려들)지 않았다. 특히 남편/ 아내에게 아픈 마음 상태를 말하는 경우는 극히 적었다. "굳이 힘든 얘기해서 뭐 하냐"는 것이었다. 마음이 아픈 상태를 ‘굳이 들춰낼 필요가 없는 것으로 치부하거나
‘말하기도 뭐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여럿이었다
- P74

정신질환의 구조적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 결함으로 치환될 여지는 높아진다. 정신건강 문제가 무능력이나 나약함으로 비치거나 동료에게 미안함을 유발할 수 있기에 각자가 알아서 감당해야 할 것으로 취급되고 만다.
- P75

업무 관련 스트레스가 유발한 정신질환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기질이나 성격을 원인으로 연결짓는 관점은 아픈마음 상태를 구조적인 것과 거리 두게 하고 문제의 화살을 개인에게 향하게 하는 자본의 언어, 비난문화와 상당히 맞닿는다는검을 유념해야 한다.
- P76

만성피로, 불안증, 가슴 통증, 질식의 고통으로 마음과 몸이이곳저곳 아프지만 ‘무능력하다 유별나다‘는 평가를 받지 않기위해 또는 동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미안함 때문에일터로 향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의 아픈 마음 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조한진희, 2019)를 두고여성학자 정희진은 이 책을 계기로 많은 이들의 몸 일기가 나오기를 바란다는 글을 남겼는데, 아픈 마음에 대한 마음/몸 일기를조직 차원에서 꾸리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겠다.
- P77

우울증, 자살 시도 같은 개인 과거력이 등장하는 순간 다른해석과 판단의 여지는 사라지고 목숨을 끊은 이유가 꽤나 그럴듯하게 설명되는 것처럼 여겨진다. 우울증이 왜 자살 시점에서악화했는지, 그 연유가 혹시 업무와 연관성은 없는 것은 아닌지,업무 문제가 아니었다면 과거 치료력이 있더라도 별문제 없이살아갈 수 있었던 건 아닌지를 따져 묻는 질문이 파고들 자리는없다.
- P80

위법적 관행-손실(스트레스) - 자살로 이어지는 사건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순간, 차명계좌 같은 위법적 요소는 더 극화되는
반면, 실적을 채우기 위한 업계 관행은 누락된다.
결국 자살의 원인은 불법한 개인에서 비롯한 것으로 설명된다. - P82

이를테면, 여느 항공사에 비해 대한항공의 자살자 수가 왜 그 시기에그렇게 많았는지? 여느 대학교에 비해 카이스트의 자살사 수가왜 그 시기에 그렇게 많았는지? 여느 철도에 비해 서울도시철도기관사의 자살자 수가 왜 그 시기에 그렇게 많았는지? 여느 부품업체에 비해 폭스콘의 자살자 수가 왜 그 시기에 그렇게 많았는지? 이는 업종 전체적인 문제 진단과 동시에 업체 특수적인 문제가 어떻게 자살 사건과 연결되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이 요망되는경우다.
- P92

우선, 마사회 전체 차원의 공통적인 문제를 짚어보자. 마사회는 산재가 상당히 많은 사업장으로 악명 높다. 연간 재해율13.9%는 전국 평균 재해율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말관리사의경우, 적정 인원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노동시간도 꽤 길다. 주당 60시간 이상이 46.5%를 차지한다.14 이는 마사회의 전반적인 특징이다.

(마사회 왜이러나...) - P92

달라진 계약관계, 열악한 노동조건, 노동권 없음, 위계적 관계 구조에 또 하나의 문제가 덧대져 있다. 마지막 문제의 지점은반인권적인 경쟁 시스템이다. 이는 2004년 새로 개장한 부산경마공원의 특수성에 해당한다. 서울의 경우, 임금 및 소득 분배 방식은 순위상금의 일부를 분할해 기본급 형태로 말관리사와 기수에게 지급하는 ‘부가순위상금 방식이다. 고정급 70%, 상금성30%로 구성된다. 상금을 균등 분배하는 비율이 높기에 소득의고정성과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에 비해 부산경남의 경우는 순위상금 방식이다. 고정성 임금 30%에 비해 경쟁성 상금70%로 "너무 지나치게 경쟁성 상금이 많다". - P9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