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거나 장애를 가진 동물들은 안락사가 필요할거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나도 그런 동물들이 무리에서도 살아남기 힘들다고. 어떤 식으로든 도태될꺼라고 믿었다. 심지어 동물행동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전혀 다른 사례들이 최근에 무수히 발견되고 있다니 인간중심적,비장애중심적 사고방식의 단순함과 위험성을 깨닫게한다.
예를 들어 실버백 고릴라는 나이가 많거나 병들었거나 장애를 가진 동료가 따라올 수 있도록 무리의 전진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끼리나 이리 같은 종들 역시유사했다.
북부 케냐에 위치한 삼부루 야생동물보호지구 SamburuReserve에 사는 코끼리 바빌Babyl 같은 동물은 어떻게 봐야 할까? 동물행동학자 마크 베코프Marc Bekoff에 따르면, 바빌은 "불구였고" "무리의 다른 코끼리들처럼 빠르게 이동할 수 없었지만, 바빌 무리는 바빌을 뒤로한 채 가는 대신 기다려주었다.
코끼리 전문가 이안 더글러스-해밀턴Iain Douglas-Hamilton은 베코프에게 이코끼리들이 수년간 이런 행동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그들은 "항상 바빌을 기다려주고 한동안 걸어가다가 바빌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빌의상태에 따라 코끼리 무리는 앞으로 나아가거나 기다리거나 했다".때때로 무리의 암컷 우두머리matriarch는 바빌에게 먹을 것을 주기도 했다. 베코프는 바빌 무리의 다른 코끼리들이 왜 이런식으로 행동하는지 물었다. 그렇게 해야 할 실용적 이유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바빌이 그들을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있는데도 말이다."
베코프와 동료들이 내릴 수 있었던 유일한 결론은 다른 코끼리들이 바빌을 배려한다는 것뿐이었다. 그런데동물들이 직계 가족이 아닌 동료를 그런 식으로 배려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한(그리고 급진적인) 만큼, 비판적 장애학의관점에서 바빌이 무리에서 어떤 유용한 역할을 수행했을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것은 우리가 장애를 단순한결함이나 제약으로 이해할 때 인식하기 어려운 점이다. - P75
동물 세계에서 장애를 가진 동물의 생존과 적응, 그리고그런 동물들에 대한 배려의 예는 코끼리나 영장류, 포유류에만한정되지 않는다. 사고로 시력을 잃은 큰 복서견박스Baks 를 떠올려보자. 네 살 먹은 거위 보텀스Bottoms는 인간이 유도하지도않았는데 주변에서 이 개를 인도했다. 자기 목을 이용해 개에게달라붙거나 울음소리를 내면서 보텀스는 안내 거위 guide-goose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이런 예들은 확실히 인터넷에서 인기를끌 만한 감동적인 반려자 이야기지만, 동시에 공감 능력, 취약성, 상호의존, 적응 그리고 동물들의 경험에 관해 중대한 물음들을 제기한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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