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음 밤을 함께 보내는 동안 당신은 절망적으로 야성적인 욕구에 굶주려 있었고, 만족할 줄 모르는 당신의 욕망은 채워지기가 무섭게 분노하면서 새롭게 불타오르곤 했어. 절정의 순간이 오자, 기관총을 맞은 것 같은 날카로운 울부짖음과 함께 당신이 전율했지. 이 모든 것들이 내 감각을 어지럽게 압도했어. 나도 만족할 줄 몰랐지. (...) 천천히 우리의 밤들은 풍성해졌어. 당신 앞에서 여러 시도들을 하면서 나는 얼마나 행복했는지. 당신은 야심 찬 학생이었고 난 열정 넘치는 선생이었어. 아침이 밝아 올 때까지 우리는 마치 흡혈박쥐 두 마리처럼 서로에게 취했어. 우리 등은 할퀸 상처로 그리고 우리 어깨는 깨문 자국으로 가득했어. 잠을 못 자서 아침이면 우리는 울고 난 사람처럼 눈이 붉게 충혈됐어. 밤이면, 내 작은 방에서, 욕망의 파도가 지나가고 다음 파도가 올 때까지 당신은 그 촉촉한 중저음 목소리로 로마 제국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지.카르네히틴 전투에 대해. 삼십 년 전쟁에 대해. 클라우제비츠, 폰 슐리펜, 드골에 대해.- 블랙박스. 아모스 오즈
오늘의 이 슬픔도 내가 항상 지니고 있던 것과 같은 것임을 느꼈기 때문에, 너무나도 나와 닮아 있기 때문에 나는 슬픔이 바로 내 이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나는 그에게 말한다. 이 슬픔이 내 연인이라고. -연인. 마르크리트 뒤라스
두려움에 푹 젖어 있는 어두운 반쪽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온전한 인간이 된다. (...) 어둠을 부정하면 결국 그 어둠을 두려워하게 된다. 그러니 부정하는 대신 어둠과 연결점을 만들고 거기서 찾을 수 있는 모든 경이로움과 영감을 한껏 즐겨보자. - S. 엘리자베스
반젠의 철학에서, 모든 것은 어지러운 학살의 환상곡에 휩쓸리게 된다. 모든 것이 서로를 갈기갈기 찢는다...영원히. 하지만 휩쓸려 들어간 거의 모든 존재는 공허 속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요란을 감지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자연계에서는 어떤 생물도 자신이 대학살의 축제에 휘말렸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오직 반젠이 말한 자의식을 지닌 무만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혼돈의 향연 속에서 전율을 느낄 수 있다. -인간종에 대한 음모. 토머스 리고티
왜 이리 어둡지ㅋㅋㅋㅋㅋ 내일은 조금 더 밝은 글을 읽어야겠다. 될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