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우주선에서 내려다보는 이방인처럼 그들을, 우리를, 인류를 바라본다는 것은, 다시 말해 자신이 속한 부류의적나라한 모습을 지금 여기서 직접 보는 일은 지금껏 한번도경험하지 못한 고통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그들이 마치 몽유병자와 같은 상황속에서 걷고 움직이고 자기 삶을 배회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의식하지 못했으며 자기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 그들은 근본적으로 소외되고 격리되어 있었다. 또한 끔찍하게 망가진 몸뚱이 안에 갇혀 있었으며 약물에 취해 꿈꾸듯이 몽롱한 시선 뒤에서, 무엇보다 그 밖의 어떤 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결핍과 욕구의 그물망안에 갇혀 있었다.


도리스 레싱, 네 개의 문이 있는 도시 The Four Gated City!!

이 이야기가 시대착오적 기록으로 남기를 바란다 - P7

이 책을 쓴 것은 내게 큰 영광이었다. 나는 이 책이 여성의 세상을 바꾸기를 바랐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여성들의 세상은 바뀌었을 것이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수천 명의 여성들이 내게감사의 마음과 함께 자신들의 이야기를 편지로 보내왔다. 페미니스트들은 박수를 보냈고, 안티 페미니스트들은 공격했다. 한프랑스 평론가는 이 책을 두고 "이 세계를 깊은 잠으로부터 깨울 힘을 갖고 있다"고 묘사했다.
- P7

돌이켜보면, 나의 후기 책들의 주제들은 모두 이 책에서 시작되었다. 이교도 신화와 가부장제적 종교, 정신분석 이론이 여성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좋은 어머니들이 왜 언제나 자녀 양육권을 잃고 마는지, 어린 시절의 성적학대가 왜 고통과 타락으로 이어지곤 하는지의 문제들이다.
나는 이 책에서 강간과 근친상간이 어떻게 여성을 무력화하고 트라우마에 빠뜨리는지 설명하면서 여성에게 자기방어의권리가 있음을 시사하는 신화 속 아마존 전사를 제시했다. 또한 여성이 어떻게 성차별적 가치를 내면화하고 다른 여성에 대해 공감과 존중을 나타내지 않게 되는지도 논의했다. 나는 또한
‘차이‘를 용인할 뿐만 아니라 찬양하기까지 하는 여성들의 의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요구했다.
- P8

오늘날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 중에는 50년 전만 해도 컸속말로조차 할 수 없었던 것들이 많다. 1950~60년대에 의사들은 여성이 남근선망을 경험하며 남성보다 윤리적으로 열등하다고 배웠다. 또한 여성은 선천적으로 피학적이고 의존적이고수동적이고 이성애자이며 일부일처제를 따른다고 가르침을 받았다. 그리고 신경증과 정신병을 야기하는 원인은 아버지도 아니고 유전적인 소인(素因)이나 사고, 가난도 아닌 바로 어머니라고 배웠다.
내가 배웠던 교수 중 어느 누구도 여성(또는 남성)이 억압받고 있다거나 억압이 정신적 외상을 일으킨다고 말하지 않았다. 고통받는 여성들은 그런 불행을 자초했다는 이유로 비난받았으며, 병적이라고 진단받았다. 아무도 정신건강을 어떻게 검사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오직 정신질환에 관해서 만가르쳤다.
나는 이것을 정신의학의 제국주의라고 생각한다.
- P13

그 시절에는 여자란 타고나기를 정신적으로 어떤 식으로든병들어 있다고 배웠다. 여자는 히스테릭(‘hysteric‘의 어원인 그리스어 ‘hysteros‘는 ‘자궁‘을 뜻한다)하고, 엄살을 부리고, 유치하고, 교묘하게 사람을 조종하고, 쌀쌀맞거나 숨 막히게 굴고,
호르몬 때문에 쉽게 극단적이 된다고 말이다.
- P14

(60~1970초까지 정신분석연구소에서)우리는 성범죄자나 소아성애자에 대한 진단 범주를 갖고 있지 않았다. 실제로 정신의학을 다룬 문학에서는 남성이 통제력을 잃을 만한 정신 상태로 이르게 한 원인으로아버지 혹은 아버지 같은 남자가 아닌 어머니를 지목해 비난했다. 그러나 대체로는 그렇게 남자다운 남자를 이해하고 용서하라고("사내애가 다 그렇지 뭐.") 교육받아왔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받은 이른바 전문적인 교육은 그저 이전의 문화적 교육을답습하고 그릇되게 전문화했다.
- P14

나는 내가 받은 교육이 유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실이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꼬박 2년 동안 거의 빠지지 않고페미니스트 모임에 참석했다. 그곳은 나처럼 열정적이고 자신감 넘치고 목청 높여 말하는 교육받은 여성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시의 시대정신에 따라 나는 자유주의 심리학자이자 합법적인 행동주의자가 되었으며, 아직도 그렇게 불리고 있다. 나는신화와 각주를 사랑하는 다학제 간 연구원이었으며, 모호하고인습적인 언어의 글쓰기를 거부했다. 정신분석을 지향했으며꾸준히 정치적이었다.
1969년, 나는 여성심리학회(Association for Women in Psychology)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그 시절 여성들은 매달 새로운 조직을설립했다. 우리는 페미니즘으로 용감해진 덕분에 우리가 환영받고 우리 생각이 환영받는 독자적인 조직을 만들어 냈으며, 그곳에서 알고 싶은 것들을 서로에게 가르쳐주고 배웠다. 다른 곳에서는 결코 배운 적이 없는 것들을.
- P15

성공한 여성들인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 작가 젤다 피츠제럴드, 버지니아 울프, 라라 제퍼슨, 실비아 플라스, 배우 프랜시스 파머 그리고 엘렌 웨스트 등은 정신과 용어로 말하자면 ‘시련‘을 겪었다. 미모와 천재성,계급과 피부색에서의 특권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 누구도 도움을 받지 못했으며,제도화된 정신 의학과 가부장적인 의사들로부터 깊이 상처를 입었다. - P20

캐럴라인 냅(CarolineKnapp)은 『세상은 왜 날씬한 여자를 원하는가Appetites (2003/북하우스, 2006)를, 캐스린 해리슨(Kathryn Harrison)은 『엄마 매듭TheMother Knot (2004)을 출간했다.
캐럴라인 냅은 자신의 거식증 경험에 대해서 쓰는 한편 섹스, 도벽, 게임중독 등 여타의 대체된 욕망과 충동에까지 논의를 확장했다. 냅은 포스트페미니스트 시대에 성장한 젊은 여성들이 왜 여전히 억눌려 있는지 설명하려고 했다. 실제로, 그 시대의 여성들은 여전히 가부장적인 세계에 살고 있었고, 그들이마주하는 자기비하적이고 모순적인 선택에 저항하라고 세심하게 교육받지 못했다. 젊은 여성들은 또한 너무 많은 선택지에당황했다. 냅은 그들이 자신의 ‘욕망‘을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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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엠 2021-12-16 0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저도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아요.^^

미미 2021-12-16 09:12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다락방님이 고르신건데 매달 함께읽는 ‘여성주의 책 읽기‘ 이달의 책이예요. 언제든 함께 읽어요~♡

2021-12-16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6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12-16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유, 어제 미미님 서재 난리도 아니었군요. ㅋㅋ
저는 검사를 해 봤더니 ISFP-T로 호기심 많은 예술가랍니다.
앙증맞은 나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런 유형의 예술가는 아니지만,
진정한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는데 전 왜 진정한 예술을 못하는 걸까요?ㅠㅠ
같은 유형의 예술가론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캐빈 코스트너가 있다는데
뭐 위로를 받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ㅎㅎ

미미 2021-12-16 13:59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 잇프피군요!! 저도 T예요ㅋㅋㅋㅋ궁금해서 잇프피 빙고 바로 찾아봤어요~♡(중독증세?)
저랑 비슷한 점이 많은것 같은데... (친해지고싶어 우겨봄ㅋㅋ)😆
예술가 !! 어쩐지 스텔라님하고 잘 어울리는 표현같아요. 글에서 예술가적 기질이 느껴지거든요. 평범하지않은 느낌, 세상 물정에밝은 듯하고 (제가 약한부분ㅠ)시니컬하달까요?ㅋㅋㅋ

stella.K 2021-12-16 15:09   좋아요 1 | URL
안 그래도 친한데 뭘... ㅋㅋㅋ
뭐 그런 얘기 심심찮게 듣긴 하지만 뭐 하는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고.ㅠ

미미 2021-12-16 15:16   좋아요 0 | URL
책도 내셨잖아요!!! 뮤지컬 대본도 쓰셨고요. 멋짐 뚝뚝ㅋㅋㅋ👍

stella.K 2021-12-16 15:21   좋아요 1 | URL
ㅎㅎㅎ 언젯적 얘기를...ㅠㅠ
다 옛날 얘기여요. 그래도 전 미미님이 좋아요!ㅋㅋ

2021-12-16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6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쎄인트saint 2021-12-16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21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미미 2021-12-16 16:05   좋아요 0 | URL
세인트님 감사해요!!^0^♡

건수하 2021-12-16 1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서재의 달인 되심을 축하드려요~

미미 2021-12-16 16:06   좋아요 1 | URL
수하님 감사해요 ^0^♡ 작년에 설움을 이제서야 만회했네요ㅋㅋㅋ

건수하 2021-12-16 16:12   좋아요 2 | URL
요즘 분위기파악을 좀더 하면서 다들 유명한 분들이시라는 건 알고 있었으나...
다들 달인이시네요.
이런 분들과 댓글 달고 있었다... (감격)

저도 내년에는 분발해보겠어요!

미미 2021-12-16 16:1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제가 딱 작년에 그랬어요! 애매하게 7월에 시작해서ㅋ 수하님 내년에 같이 엠블럼받아요~♡화이팅!!

고양이라디오 2021-12-16 16:40   좋아요 2 | URL
수하님 내년엔 꼭 서재의 달인 되세요! 파이팅!

건수하 2021-12-16 16:50   좋아요 1 | URL
미미님 고양이라디오님 감사합니다~ ㅎㅎ 노력하겠어요!

scott 2021-12-16 15: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독보적 쵝오의 걸음수 탑 👍 선정되신것 같습니다! 알라딘 재작년 작년 롱롱 패딩 미미님에게 줘라!!^^

미미 2021-12-16 16:08   좋아요 2 | URL
오? 그런것도 있네요^0^♡ 알라딘, 스콧님 말씀 따롸랏!!👍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1-12-16 16: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첫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미미님도 작년에 고배를 마시고 절치부심하셨군요ㅎㅎㅎ

앞으로 쭉 함께해요 우리^^♡

전 항상 미미님을 믿고 따르겠습니다ㅎㅎ

미미 2021-12-16 16:47   좋아요 2 | URL
네!!ㅎㅎㅎ 고양이라디오님 덕분에 즐겁고 유쾌한 서재생활이었어요!! 앞으로도 좋은 책,영화 소개 많이많이 해주세요^^♡

독서괭 2021-12-16 16: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도 첫 서재의 달인! 처음이라는 게 놀랍네요ㅋ 축하드립니다^^

미미 2021-12-16 16:58   좋아요 3 | URL
작년 7월에 시작했어요ㅎㅎ엠블럼이 금메달처럼 느껴져요! 감사해요 괭님^^♡

얄라알라 2021-12-16 17: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아, 저는 미미님 서재에 황금 엠블렘 여럿 번쩍번쩍 거리는 줄 알았어요. 독보적 알라디너이신데^^ 와 이번에 첫 메달. 축하드립니다.

미미 2021-12-16 17:40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알라딘 이렇게 재미난곳인줄 알았으면 시작부터 함께 했을텐데 아쉬워요ㅎㅎ읽는 책의 종류도 다양해지고요.앞으로 번쩍번쩍하는 날이 오도록 쭉 함께해주세요😆

서니데이 2021-12-16 1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합니다.
행복한 연말과 좋은 하루 되세요.^^

미미 2021-12-16 18:21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1년간 항상 함께해주셔서 감사해요^^♡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1-12-16 18: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달인당선 축하드려요. 미미님은 왠지 달인 10년은 하신거 같은데 처음이라니 믿겨지지 않네요. 역시 독보적 미미님 👍 👍

미미 2021-12-16 18:22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도요ㅎㅎ함께 당선되어 기쁩니다^^♡

강나루 2021-12-16 18: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2021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미미 2021-12-16 18:22   좋아요 2 | URL
강나루님 감사합니다ㅎㅎ내년에도 쭉 함께해요^^♡

thkang1001 2021-12-16 20: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2021 서재의 달인!‘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미미 2021-12-16 21:34   좋아요 0 | URL
thkang님 함께해주신 덕분이예요^^♡ 감사합니다!!ㅎㅎ

페넬로페 2021-12-16 2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일생에 한 번밖에 받을수 없는 신인상 이십니다^^
근데 사실 대상이예요~~

미미 2021-12-16 21:3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더 기분좋은걸요?! 오늘 북플 파티분위기 즐겁습니다. 내년에도 잘부탁드려요^^♡

겨울호랑이 2021-12-17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지난 한 해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

미미 2021-12-17 09:26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 고맙습니다!ㅎㅎ
겨울호랑이님처럼 메달 많이많이 모으고싶어요. 내년에도 쭉 함께해요!🥰

겨울호랑이 2021-12-17 09:30   좋아요 1 | URL
^^:) 미미님께서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계시니 원하시는 대로 잘 되리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미미 2021-12-17 09:32   좋아요 1 | URL
네!ㅎㅎ😆 겨울호랑이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