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을 보냈다. 나름 치열히 읽고 쓰고 고민하고 싸웠다. 다시 시작할 시간. 사실 두 달 전부터 중간 점검 시간을 갖고자 읽기와
쓰기, 공부하기에 대한 입문서를 주욱 보고 있다. 그 중 대중적 전달력이 가장 좋은 책이 이 책이었다.
책은 읽기 시작하는 법, 다독하는 법, 정독하는 법, 어려운 책 읽는 법, 문학 읽는 법, 고전 읽는 법,,, 등등으로 나뉘어 읽는 방법을
알려 주고 있다. 자신의 독서 경험과 독서 모임 다른 회원의 경험을 알려주어 이해를 돕는다. 특히 독서 모임 하려고 하시는 분들께 유용할 것
같다. 저자의 견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여러 명저를 소개하여 예로 드는 부분도 좋았다. 읽으면서 더 읽고 싶은 책들이 생겨서 정신없이 장바구니에
주워 담았다. 그중 '죽도록 책만 읽거나, 죽은 책을 읽거나, 책만 읽다가 죽지 마라' 라는 '3不 독서법'이 서문에 소개된 <동양
고전과 역사. 비판적 독법>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 본문 29쪽에서 인용
함께 읽기를 잘하려면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따지고 보면 독서란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눈으로 듣는 것이라 할 수
있지요. (중략) 책이란 사람을 읽는 것이고 사람은 살아있는 책입니다.
- 68쪽
그러므로 마르크스가 진짜로 무슨 말을 했는지, <도덕경>에 대한 왕필의 주석이 옳은지 아닌지를 따지는 건 학자라면 모를까 독자의
인생에선 무의미합니다. 정말 중요한 건 지금 왜 그 책들을 읽는지, 오래전에 살았던 그들에게서 내가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을 통해 내가
구성한 새로운 삶의 원리가 지금 이 시대의 삶의 문제에 얼마나 유효하며 얼마나 설득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책을 제대로 잘 읽으려는 모든
노력은 지금 내 삶의 문제에 제대로 잘 응답하려는 간절한 요구에서 나옵니다. 독서란 다만 그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 163 ~ 165쪽
장점이 많다. 일단 친근하게 들려주는 문체가 편하다. 나는 이 정도 읽었노라 과시하는 자세도 없고 관련 책 인용하고 의미 부여하는
부분도 현학적이지 않다. 이 장점이 어디서 올까,,, 생각해 봤다. 저자가 독서 지도사로 오래 활동해온 것이 반영된 것 같다. 함께 읽으며 각각
다른 독서 이력과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읽고 이해해나가는 과정을 관찰하여 얻은 노하우를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쉽고 다정하게 읽히면서
실용적 정보를 전달해 주는 글을 쓰는 것은 보통 능력이 아니다. 물론, 이런 장점은 단기간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솔직히 장기간
노력으로도 얻을 수 없다고 본다. 저자 본인의 인성이 반영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정도의 글 밖에는 쓸 수 없고,,, 나는 이 점에
절망한다.)
표지 디자인이 멋지다. 책이 긴 튜브로 들어가서 햇님으로 나온다. 긴 튜브는 아마 인간의 소화기관이겠지? 오른쪽에 꼬여 있는 부분을
보니 대장이 생각난다. 햇님은 반짝반짝하는 아이디어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