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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 - 가족에게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나를 위한 심리학
최광현 지음, 윤나리 그림 / 부키 / 2014년 12월
평점 :
부제인 <가족에게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나를 위한 심리학> 그대로의 내용을 성실하게 담고 있다. 부모, 가족의 기대에 맞춰
살다가 마음에 병이 든 경우나 부부 문제, 자녀 문제 등을 각각의 사례를 예로 들어 보여주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사연
위주만은 아니다. 가족의 트라우마 대물림, 그림자 투사 등등 전문적 내용도 담고 있다. 좀 잡다하게 읽어댄 내 독서이력으로 보아, 아주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아래 인용한 것같은 저자의 상담 경험에서 비롯된 조언이 마음에 와 닿아 좋았다.
"왜 나만 참고 용서해야
하나요?"
"당신에게 더 문제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이럴 때는
누군가가 먼저 갈등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와 가족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263쪽에서 인용
우리나라는 이상할 정도로 가족 관련 영역은 신성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효(孝)
이데올로기때문에 부모에 대한 불만을 말하는 건 거의 금기다. 사실 한 개인에게 가장 상처주는 사람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가족 중 부모인데
말이다. ( 물론 정치인 등등이 나를 아프게 하기에 그들을 더 미워하지만, 그들은 사랑하지 않기에 미워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니까 제외. )
부모가 나에게 상처준다는 이야기를 하면 거의 빨갱이로 낙인찍히는 것과 같은 이 사회에서, 이 책은 문제 제기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가족 갈등을
다루다가도 두리뭉실하게 해피해져 버리는 수필과 달리, 확실히 문제를 짚어주는 점이 좋다. 이 저자의 책을 더 보겠다.
하지만, 책 전체의 완성도는 아쉽다. 내 처지에서, 리뷰 찾아 읽을 수도 있는 국내
저자의 리뷰에 이런 이야기 쓰는 건 좀 껄끄럽지만, 사실이 그렇다. 아직까지는 필력의 부족으로, 가족치료 전공하고 상담학과 교수로 강단에 계시며
풍부한 상담 경험을 가진 저자 자신의 장점을 잘 못 살리시는 것 같다. 개인적 체험을 말하는 부분은 지나치게 가볍고 전후 글 맥락과 이어지지
않는 부분이 많고, 전공 관련 심리 설명을 하는 부분은 전문용어와 전문가 이름 나열로 가독성이 떨어지게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내용도 같은
내용이 문단만 바뀌어 또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리고, 대중적으로 재미있게 쓰려고 전공이론 이외 다른 분야의 예를 든 부분이 많이
보이는데, 오류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이러한 자아와 그림자의
대립을 잘 표현해 준다. 어둠의 인격을 상징하는 지킬 박사는,,, (중략),,, 선한 하이드의 욕망이 숨어 있을 수 있다.
- 본문 32쪽에서 인용
=> 이 부분에서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바꿔 서술했다. 지킬이 선이고 하이드가
악이다.
<심청전>에서 심학규는 출산 중에 죽은 아내의 무덤에 가서 밤낮으로 울며
슬퍼하다가 실명을 했다.
- 본문 66쪽에서 인용 (죄책감으로 실명한 여성의 상담 사례 인용하는 부분에 이어진
서술)
=> 심학규는 심청 태어나기 이전부터 실명 상태였다.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심청전인 완판본은 그렇다.
( 이 부분은 저자가 다른 판본의 심청전으로 읽었을 수도 있겠다. 심청전은 크게 한남본,
송동본, 완판본이 있는데 송동본과 완판본은 거의 일치한다. 한남본은 심봉사 이름이 심현인데 이 책에서 저자는 심학규라고 썼으니 한남본으로 읽었을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이 부분은 정말 궁금하다. 저자가 어떤 심청전을 읽고 자신의 책에 이렇게 썼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