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한 다스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문화인류학, 개정판 지식여행자 7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이현우 감수 / 마음산책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요네하라 마리의 에세이. 제목이 독특하다. <마녀의 한다스>는 12가 아니고 13이라고 한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다른 역사문화적 맥락에서 보면 당연한 사실도 전혀 당연하지 않다. 이렇게 이번 책에는 주로 문화 상대주의 관점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목차도 독특하다. '000의 00인' 하는 식으로 세계 각 지역에 있는 각각 다른 민족에 속한 사람들의 입장과 생각을 보여준다. 카자흐스탄에서 영화 <카사블랑카>는 조롱을 받았다.  나치 독일로부터  유럽 해방시키자고 외치는 주인공들이 프랑스 식민지인 모로코에서는 지배자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부조리함을 유럽, 미국, 일본에서는 모른다. 영화에 열광할뿐. 요네하라 마리는 그런 상대의 입장에서 보지 못하는, 상대의 아픔에 감정이입하지 못하는 무신경함을 조롱한다.

 

같은 아시아인인 카자흐스탄인들은 구미인의 이런 무신경함을 금방 알아챘는데, 일본에서는 전후 이 영화가 개봉된 이래 명화로서 명예를 얻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탈아입구, 상승지향이 강한 일본인의 사고회로는 완전히 명예 맥인이 되었나 보다.

내가 앞서 신경이 쓰인다고 한 것은 일부 일본인에게 보이는 바로 이 '무신경함'이다.

- 114 쪽에서 인용

 

같은 저자의 다른 책인 <유머의 공식>에 자세히 나와 있지만, 이 책에서도 러시아 유머를 꽤 소개해준다. 그 중 저자가 '줌 인에서 줌 아웃'이라 이름붙인 유머 공식을 기억하고 싶어 기록한다. 

 

한순간 한순간 바짝 뒤를 쫓아가다가 갑자기 휙 길게 잡는다. 그러면 순간적으로 지금까지의 일이 우스워지는 것이다.

- 178쪽에서 인용

 

대상과의 거리를 코앞에서 한순간에 휙 늘이는 방법은, 갑자기 대상에서 멀어짐으로써 당사자도 상대방도 아닌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다. 바로 그 낙차로 인해 웃음이 생기는 것이다,

-180쪽에서 인용

 

그외 일본 속담인 '게는 게 껍질에 맞추어 구멍을 판다'를  러시아 속담인 '제 머리 높이보다 높게 뒤지 못하는 녀석'과 비교하는 등 이 책 안에는 다앙한 문화 상대주의적 시각과 사고를 보여주는 글이 있다. 마리 여사의 글쓰기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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