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상 2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오귀스트 라시네 지음, 이지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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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1권에 이어 유럽 복식이 실려 있다. 러시아, 폴란드, 북유럽,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터키(소아시아) ,유럽 · 터키 편이 있는데 1권에 실린 나라의 다른 지역 복식이 있다. 비유럽권으로는 페르시아 인도, 아시아, 중국, 일본, 오세아니아 ,칠레 ,멕시코 ,아메리카의 민족 의상이 소개된다. 이럴 바에야 1권 전체를 유럽편으로 하거나 두 권을 합쳐 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도판 인쇄상태가 훌륭하다. 다른 복식사 서적은 흑백으로 인쇄되거나 편집 상태가 촌스런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보기 편하다. 그런데,

 

아라곤 지방 혼례의상. 신랑은 계절에 상관 없이 폭이 넓은 옷깃이 붙은 검은 망토를 입었다.

- 37쪽에서 인용. 일러스트 옆에 붙은 설명

 

위와 같은 식으로, 그 일러스트의 복식 묘사 격인 설명만 있다. 이 일러스트의 인물이 망토를 입었다, 라는 것만 있지 망토라는 것이 격식을 갖춘 자리에서 입는 예복이다,,, 라는 식으로 의상 구성별로 하나씩 자세한 설명은 없다. 그 부분은 다른 복식사를 봐야 한다.

 

내가 보기에 흥미로운 점은 19세기 후반 유럽인의 세계관이 여기에서도 엿보인다는 점. 인도, 중국, 일본편과 아시아 편이 따로 있다. 그들 나라는 한 나라당 8쪽씩 복식이 소개되는데 우리나라는 88 ~ 89쪽의 '아시아 - 라오스, 시암, 조선'편에 두 점의 일러스트만 소개되어 있다. 동아시아 국가인데 중국, 일본과 떨어져 라오스, 태국 사이에 있다! 게다가 실린 두 점의 일러스트도 조선 양반이 아니라 청나라 관리 복식과 비슷하게 그려져 있다. 아, 유럽인이 보기에 19세기 후반 조선의 위치가 이런 것이었구나. 

 

조선의 벼슬아치. 폭이 넓은 아마포 옷을 안에 입고, 단색 치마 위로 긴 겉옷을 입는다.

- 88쪽에서 인용. 일러스트 옆에 붙은 설명. 

 

설명이 웃겨서 기록해 놓는다. 일러스트는 조선시대 무관 복장이었다. 일러스트는 철릭 위에  전복(戰服) 혹은  쾌자(快子, 전복보다 어깨 너비가 좁다)를 입었는데 설명이 위와 같았다. 철릭이 치마로 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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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상 1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오귀스트 라시네 지음, 이지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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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유럽에서는 복식사 연구가 활발했다. 복식사 서적도 당시 발달한 석판 인쇄 기술 덕분에 정교하고 화려하게 발간되었다. 그 중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 오귀스트 라시네는 직접 일러스트를 그려 1877년부터 1888년까지 <복식사(LE COSTUME HISTORIQUE)>를 발간했다. 출판사 소개를 보니 그의 책 총 6권 가운데  민족의상을 다룬 부분을 편집해서 <민족의상> 1, 2권을 만들었다고 한다.   

 

일러스트에 설명이 약간 들어가 있다. 각 일러스트는 유명한 회화를 보고 그린 것 같다. 카를5세 등 나만 친한 분들을 만나니 반갑다.

 

1권은 유럽 위주이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독일,  티롤 , 네덜란드, 폴란드 ,스웨덴, 북유럽, 러시아 , 헝가리와 크로아티아 · 루테니아의 민족 위상을 다룬다. 터키, 인도, 페르시아, 아시아, 아프리카도 약간 수록되어있다.

 

프랑스라고 하지만 브르타뉴 지방의 복식만을 다루며, 스페인이라고 하지만 발렌시아, 카스티야 등을 다룬다. 그 나라 다른 지방의 복식을 보려면(예를 들어 스페인의 아라곤) 2권을 다시 봐야한다. 이럴 바에야 두 권을 합쳐서 한 권으로 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아니면 한 나라 복식은 한 권에 몰아서 넣는 식으로 편집하거나.  어차피 한 권 당 160쪽밖에 안 되는데.

 

다른 복식사 책에 비해 도판은 가장 깔끔하게 나왔다. 복식 연구하거나 일러스트 화가 외에 역덕들도 한 번 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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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보는 유럽사 - 한눈에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유럽 문장의 비밀
하마모토 타카시 지음, 박재현 옮김 / 달과소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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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다시 읽은 책이다. 오래전에 나온 책이지만 유럽사 읽다보면 나오는 갖가지 상징이나 문장의 기원과 역사를 살펴보기에 이만한 책이 없는 것 같다.

  
내용은 기본적인 면분할 같은 문장학 입문, 독수리나 사자 같은 주요 심벌과 모티브의 유래와 변천을 거쳐 중세 유럽 길드의 심벌 표식, 유대인이나 소수자 차별을 위한 표식 등등을 담고 있다. 이러한 문장은 시민혁명을 거쳐 지배계급이 사라지는 것과 함께 사라진다. 각 상품의 상징 마크나 광고 배너에나 남아 있을뿐. 그래서인지 나는 뢰벤브로이 맥주 상표의 사자를 볼 때마다  뮌헨의 사자공 하인리히가 떠오른다.

 

도판이 조잡하고 흑백인 점이 치명적 흠이다. 개정판으로 새로 나왔으면 좋겠다.  

 

***

 

이하는 개인적 감상이다. 9년전에는 이 책이 너무나도 재미있어서  저자가 참 박학다식하구나, 감탄하며 읽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느낌이 다르다. 그동안 공부가 좀 쌓였는지, 이 저자가 미셸 파스투로, 조르주 뒤비, 아베 긴야 책에 있는 내용을 짜깁기해서 전달했다는 것이 한 눈에 보인다. 일본 대중 역사서 중 서양중세사 문화사 부분은 유럽어, 특히 독어 되시는 분들(독문학과 교수같은)이 현지 자료에 접근하여 쓰거나, 혹은 전공 문학사 보다가 자투리 문화사 상식을 편집해서 쓴 책들이 꽤 보이는 경향이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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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의 역사
마크 마조워 지음, 이순호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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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역사서를 찾다가 읽게 된 책이다. 저자 마크 마조워는 발칸 역사 분야의 권위자라 하여 골랐지만 발칸 국가들에 대한 역사책 자체가 많지 않아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공통 역사를 서술하다가 국가 성립 이후에는 발칸 반도 각국사가 나오겠지,,,하고 예상했지만, 책은 오스만 제국의 발칸 통치사 위주다. 발칸 유럽 주민들은 태반 이상이(80%라고 말한다) 비이슬람교도였으며 개종을 강요당하지 않았다. 오스만 제국 지배 시기에는 수세기동안 인종적 갈등이 없었다. 농촌지역에서는 특히. 그것은 오스만 제국의 관용때문이 아니라 술탄의 신민들에게는 민족성이란 개념이 없었고, 기독교 역시 인종적 결속보다 신도들의 공동체를 더 중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1453년 이전에 이미 비잔티움의 엘리트들은 이슬람교로 개종하여 실리를 얻고 있었다.

 

그러므로 저자는 최근의 인종 청소와 추방, 내전 등 극단적인 발칸 분쟁은 발칸의 특수성이 아니라 19세기에 비롯된 낭만적 민족주의, 영토 확장욕에서 기인한 제국주의 외세에 기인한다고 본다.  발칸을 '유럽의 터키'라고 부르던 서유럽인들의 발칸에 재한 편견과 무지가 개입되어 있을뿐, 서유럽이나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분쟁, 내전과 같은 현상이라고 서술한다. 저자는 발칸 문제에 종교적 분열, 농촌의 전근대성, 인종 갈등과 같은 고질적 현상도 있지만 대중 정치, 도시화와 산업화, 새로운 국가 구조 등장, 읽고 쓰기 및 대중매체 기술 보급이라는 동시대적 요소에 주목한다. 그리하여 발칸 외 지역이 발칸에 그들 민족을 규정하고 파괴할 무기를 쥐어주었다고 말한다.

 

리뷰는 대강 이렇게 기록해놓는다만, 여러번 읽었어도 잘 모르겠다. 몇 년도에 무슨 일이 생기고 어떤 일이 터지고,,, 이런 연대기적 상황은 알겠는데 그 사건 전후의 얽히고 설킨 배경과 의미 부여,,, 이런 부분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겠다. 솔직히, 이 저자분, 좀 추상적으로 서술하시는 것 같다. 아래 인용부분을 읽으면 다들 행간에 있는 무수한 사건들이 파바박 떠오르시는가? 난 안 그렇다.  

 

1923년까지는 동방문제가 일단락되었다. 10여 년에 걸친 전쟁으로, 수세기 동안 발칸과 동부유럽 대부분을 지배한 제국들은 마침내 와해되었다. 하지만 제국들이 붕괴해도 서방 진보주의자들이 예상한 평화는 찾아오지 않았다. 계승 국가들이 민족성 원칙을 내세우며 이웃 국가들의 영토를 서로 차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실지회복주의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몰랐고, 발칸의 국경들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민족성의 원칙에도 모호한 면이 있었다. 신생국에는 어느 나라나 다 있기 마련인 소수민족의 존재가 국가 이름으로 지배하고자 하는 이 나라들의 주장에 손상을 입혔다. 유럽의 열강들 또한 1918년 이후, 전쟁의 원인이 된 차이를 불식시키는 데 실패힜다. 차이의 불식은 고사하고 열강들의 경쟁은 이제 파시즘과 공산주의가 뿌리 내리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이데올로기로 더욱 첨예해졌다. 그 결과 19세기와 마찬가지로 20세기도, 발칸 분쟁과 열강들의 각축으로 인한 유혈충돌로 상처뿐인 세기가 되었다. 종교의 세기는 끝나고 이데올로기의 시대가 오고 있었으며 민족주의는 이 둘 다에 걸쳐 있었다.

- 본문 185~ 186쪽에서 인용  

 

그러니, 책장에 비치해두고 다른 책 읽으면서 계속 펼쳐봐야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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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셰스쿠 - 악마의 손에 키스를
에드워드 베르 지음, 유경찬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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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황제>와 <히로히토 평전>으로 유명한 저자가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지배를 가능하게 한 여러 상황 전체를 서술하는 책이다. 현지 관련인 인터뷰가 많다. 차우셰스쿠의 일생 추적 위주만이 아니라 그가 정권을 잡게 되기까지, 그리고 근 25년간 독재하면서 나라를 망치게 되기까지 그를 도와준 역사와 시대를 고찰한다. 특히 비밀 경찰과 협력하는 중산층에 특권 부여 등 독재자에게 부역하게끔 만드는 사회 분위기를 파헤쳐 준다. 책의 부제인 '악마의 손에 키스를'이 딱 말해준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전체 24장 중 차우셰스쿠 집권 이전 루마니아 역사를 설명해주는 2,3,4장의 서술이 값져 보인다.

 

 

책은 한 독재자를 악마화하는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에 집중한다. 고대 로마제국, 오스트리아 - 헝가리 제국, 터키 지배자와 비잔티움 제국의 뒤를 이은 그리스 지배자 등 외세에 오래 시달린 역사 때문에 루마니아 민중들은 민족주의에 매달리게 되는데 이를 차우셰스쿠는 영리하게 이용한다. 그래서 반소 민족주의가 자유민주주의인 것은 아닌데도 루마니아 민중들은 물론 서구 언론들까지 스탈린에 맞서는(것처럼 보이는?) 차우셰스쿠를 지지하게 되는 과정이 디테일하게 설명되어 있다.

 

위 문단까지는 이 책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아래부터는 그냥 내가 보기에 재미있었던 부분이다. 사실 나는 차우세스쿠와 드라큘라 관련한 내용을 찾으려고 이 책을 읽었다. 큰 성과는 없었지만 차우셰스쿠가 역사를 왜곡하는 과정이 나와 있어 재미있었다. 그런데 그는 다른 독재자들처럼 국정 역사서 집필을 명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역사서를 썼단다, 큭.

 

실제로 차우셰스쿠가 쓴 역사서들은 그의 이름을 빛내기 위해 전문 역사가들이 공동으로 집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주요 내용은 루마니아 민족주의를 정당화시키고 오래 전에 이미 루마니아 문화가 뿌리를 깊숙이 내렸다는 점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차우셰스쿠의 이름은 공동 집필자들의 이름을 대신해서 항상 책의 앞표지에 나와 있었다.

- 59쪽에서 인용 

 

또 웃긴 건, 차우셰스쿠는 소련에 저항하는 지도자인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해 부레비스타, 데체발, 미하이, 드라큘라같은 민족 영웅들을 부각시켰는데 결과는 오히려 드라큘라의 악명만 계승했다는 점. 1970년대 도시 재개발 사업을 밀어붙일 때는 '불도저를 탄 드라큘라'라는 별명이 붙었으며 심지어 1989년 크리스마스에 처형된 후에는 아래 인용부분과 같은 루머가 떠돌았다고 하니. 

 

 

1990년 차우셰스쿠의 양복 재단사는 차우셰스쿠 사후 흡혈귀 드라큘라의 전설을 연상시키기 위해 차우세스쿠가 생전에 주기적으로 건강한 어린이들의 피를 수혈받았다는 이야기도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고 확인해 주었다.

- 270쪽에서 인용

 

위처럼, 저자의 꼼꼼한 인터뷰가 인상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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