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 샤머니즘과 신화론 대우학술총서 신간 - 문학/인문(논저) 557
김열규 지음 / 아카넷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읽기는 오래 전에 다 읽었는데, 이 책에 대해 뭐라 쓰기가 난감하다. 일단 내용 요약 자체가 안 되는 책이다. 이럴 때에는 목차를 옮겨 놓는 것이 장땡.

 

서론을 겸한 안내 : 동북 아시아 샤머니즘과 신화 비교

제1부 오늘날 동북아시아 샤머니즘을 보는 눈

         1 도입 : 동북 아시아 샤머니즘의 범역

         2 오늘에 제기될 문제

         3 수난과 고통의 의미론
제2부 샤머니즘 일반론, 그 개관
제3부 동북시베리아 샤머니즘과 신화
         1 동북 시베리아 비교 신화론의 탐색

         2 시베리아 비교 신화론을 위한 민족지적 전제

         3 한국 신화 주지와의 비교

         4 타계 여행의 주지군

         5 신화의 샤머니즘

         6 타계 여행의 샤머니즘

         7 주변의 상황

제4부 샤머니즘의 인간적 맥락

         1 샤머니즘과 고통의 의미

         2 샤머니즘과 인간 정신

제5부 동북아시아 샤머니즘의 유산

         1 제기될 물음의 질과 범주

         2 유산의 물욕

         3 유산의 오늘의 의미

 

이런 책이다. 북극 지역에서부터 중앙 아시아, 바이칼 호 연안에서부터 몽골, 우리나라, 일본까지 광범위한 지역의 샤머니즘과 한국의 샤머니즘을 비교, 연구하는 책이다. 샤먼의 역할과 위상, 각 문화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같은 원형 상징인 타계 여행, 우주 동물, 우주 나무, 샤먼 킹, 샤먼이 사용하는 무구, 암각화 등을 살핀다. 국문학과 민속학의 거두답게 우리나라 샤머니즘의 경우에는 주로 신화의 상징을 비교한다. 책은 기본적으로 샤먼, 무당, 미신에 대한 편견을 깨 준다. 아래 인용부분과 같은, 가슴뛰게 만드는 문학적 문장들도 많다.

 

샤머니즘 및 샤머니즘 신화의 궁극적인 그리고 영원한 주제는 이승/저승 사이의 '길 내기(길 닦음)'과 통교, 곧 내왕이다. (중략) 따라서 일반인의 영혼에게 샤먼의 영혼은 꿈이다. 놓쳐버린, 회복할 수 없는 꿈이다.

- 본문 209쪽에서

 

책 두께와 빽빽한 활자에 비해 술술 읽힌다. 바로 이 부분이 이 책에 대해 내가 뭐라 언급하기 난감한 부분이다. 쉬울 리가 없는 책인데, 쉽다. 아마 익숙한 서구 유명 학자들의 견해가 많이 소개되어서일지도 모른다. 레비스트로스, 캠벨, 엘리아데, 프레이저, 융, 케른, 프로프 등등. 그럼 이 책이 쉬운 이유는 내 배경지식 덕분일까. 이 책 전에 어렵게 읽은  <샤먼이야기>의 경우에는 러시아와 몽골 연구자의 연구 내용 소개와 요약, 비교, 비판이 많았기에 어느 정도는 그럴 수도 있겠다. 한국 신화와 샤머니즘의 관련성 같은 부분은 내가 전공 수업시간에 교수님께 이미 듣고 다 배웠던 이야기들이여서 그럴 수도 있겠다. 책을 읽다보면 한번 읽었던 것 같은, 다 아는 내용이 계속 나온다. 중복되어 나오기도 한다. (이 점에서, 나는 다른 생각이 들지만 이 글에 쓰지는 않겠다. ) 

 

여튼, 샤머니즘이나 신화와 역사 관련짓는 쪽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절판되었지만 도서관에서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단군 신화의 단군이 '당골", 무당이며 고조선은 제정일치 사회였다는 정도는 국사시간에 배워 다들 많이 아시지만, ‘해모수-동명왕-유리왕’으로 이어지는 고구려 시조 3대의 신화와 탈해왕 신화, 박혁거세 신화, 수로왕 신화의 샤머니즘을 살펴서 한반도가 무권과 왕권이 중첩된 샤먼킹(巫王) 신화권(중앙아시아-티베트-몽골-중동부 시베리아-한국-일본으로 이어지는)에 속한다는 것은 이 책에서 제대로 읽을 수 있다. 주몽과 송양왕이 왜 북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나, 이런 부분은 너무도 재미있었다. (북은 무당의 무구. 북은 영혼을 저 세상으로 건네주는 배이므로) 또 김유신의 환시 체험을 근대 최수운의 환청까지 연결짓는 부분은 매우 흥미롭다.

 

단, 이 시기 고대사를 잘 모르거나 기본적인 삼국유사 삼국사기 내용을 모르는 독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책은 결론 위주이며 추적 과정을 친절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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