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섭의 초등5·6학년 학군상담소 - 공부도 잘 시키고 노후도 든든한 가성비 최고 학군 찾기!
심정섭 지음 / 진서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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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섭의 초등 5*6학년 학군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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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섭" 친숙한 이름이기는 한데, 솔직이 누구이신지 잘 몰랐다. <심정섭의 학군 상담소>를 휘리릭 훑어보니 강남과 판교, 경기권 부동산을 꿰뚫고 있고, SKY내다볼 중고등학교 추천에 "신의 머리"를 가진 분 같았다. 살짝 선입견이 생겼다. 사교육, 강남불패신화 조장자 아닌가? 그런데 막상 <심정섭의 5*6학년 학군 상담소>를 찬찬히 읽어보니, 그렇게 단순히 말할 수 없겠더라. 뭐랄까, "부모 재력과 학업 성취도"의 상관관계를 마치 모두가 인정하는 "common sense"인양 이야기하고, 도곡동 일대와 판교 혁신학교 부근 부동산 시세 추이를 줄줄 꿰차고 있기에 살짝 삐딱하게 보려했더니, 그러기에는 굉장히 솔직하다. 솔직해서 피가되고 살이되는 구체적 조언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심정섭"의 네이버 "학군과 교육까페"를 많이 찾나보다.

350여 페이지의 두꺼운 책에서 의외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자녀교육은 종합예술이다 (80쪽)"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장이다. 유초등 시기의 영재교육이 오히려 아이의 '회복탄력성'을 죽일 수 있다며, 부모 욕심으로 아이를 괴롭히지 말고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천부적인 능력을 존중하고, 내가 원하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가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교육의 묘수를 찾기를 기대 (85)"한다고 의견을 피력한다. 20여년을 사교육, 입시현장에서 헌신해온 저자인지라 '자녀교육'을 예술에 비유하는 주장은 그가 숱한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고, 제자를 길러내면서 경험으로 얻은 혜안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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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도 <심정섭의 초등 5*6학년 학군상담소>는 마침 잘 편집된 중고등학생용 참고서처럼 보기가 쉽다. 읽는 자, 독자의 수요와 니즈를 간파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예를 들어, 이 책을 찾는 학부모 유형을 4가지로 정리하고 각각에게 가장 필요한 충고를 담은 사례나 페이지를 첫들머리에 소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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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제목에 "5*6학년"이라는 문구가 삽입된 이유도 설명한다. 학군을 바라보고 이사하기에 최적기는 아이가 초등 5*6학년 때라는 것이다. 이보다 이르면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늦어지면 아이에게 교육적인 효과가 낮아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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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정섭의 5*6학년 학군 상담소>는 심정섭이 직접 온오프라인에서 상담해준 숱한 학부모들을 실사례로서 본문에 녹여 냈기에, 구체성과 현실감이 크다. 이분야 까막눈 부모도, 뭐좀 아는 부모도 꽤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다. 이 책을 꿰뚫는 기본적인 전제를 몇가지 뽑아보자면

1. 뭐니뭐니 해도 어느 지역, 어느 학교 출신이냐가 아이의 향후 미래에 큰 결정 요인이다.
2. 부모 재력 엄청나게 중요하고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본문에 평범한 서민가정에서 국제중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에게 심정섭 저자가 직언한다. 영국 보딩스쿨 같은 국제중을 서민출신 아이가 얼마나 위화감 느끼며 힘겹게 다니겠냐고. 차라리, 그럴 바엔 국제중 가지 말라고)
3. 영어보다 앞으로의 관건은 수학이다.
 아무튼, 제목인 "학군상담소"처럼 제대로 상담해주는 책이기에, "학군"때문에 이사를 고려하는 대한민국 학부모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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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좀 많습니다 -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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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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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제목 조오타! <책이 좀 많습니다> 누군가 자기를 소개하는 말에 이런 문장을 적어 놓는다면, 그 사람과 말 나눠 보고 싶어할 것 같다. 겸손한 느낌을 주지만 장난기도 느껴지게 도전적이기도 하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도대체 '얼마나 많길래!' '왜 하필 책인 많은 건데!'

*

이 책 많다는 분은 직업이 헌책방 사장님이시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골목길 문화 살리기, "이상하 나라의 앨리스" 작가 루이스 캐럴 자료 수집, 그리고 책 읽기와 쓰기에 열중한다. <책이 좀 많습니다> 이전에 이미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과 <심야책방>을 썼다. <책이 좀 많습니다>의 주어는 저자 "윤성근"이 될 수도 있고, 그의 손님들이자 애서가들, 혹은 이 책의 인터뷰이들이 될 수 있다. 총 23명의 인터뷰이가 등장하는데, 저자는 그들의 집을 수고스럽게 일일이 방문한다. 혹은 그들과 '냉면'을 먹거나, 점심엔 할인하는 호텔 뷔페를 먹거나 토끼처럼 귀엽게 깎아낸 사과를 함께 먹는다. 원래 알던 이들을 인터뷰했기에 소개글마다 애정과 따뜻함이 넘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면, "인터뷰어 폭이 넓은 만큼, 인터뷰이를 넓게 보여준다"라 할까?

책덕후 활자중독자 윤성근이 넓게 보는 만큼 인터뷰이의 책꽂이와 사람됨을 몇 페이지 안 되는 짧은 글에 압축해낸다. 헌책방 찾아오는 손님 중 책만 많다고 윤성근의 레이다에 걸릴 수 없다. 책장은 단촐해도 책 사랑이 뒤지지 않는 이, 책 속에서 행복을 찾는 이, 거주 공간보다 책 공간을 우선하는 이, 다양하다. 등장인물의 직업도 다양하다. 번역가, 기자, 회사원, 판소리 고수, 자유 기고가, 교사, 수의사 등.

그들의 책장을 훔쳐 보는 재미, 어떤 취향의 애서가이건 말이 잘 통하는 윤성근의 내공에 감탄하는 재미.

그래서 나는 <책이 좀 많습니다>를 읽고나서 근처 도서관마다 그의 책을 다 신청했다. 이런 책덕후들이 잘 살아야, 종이책 문화, 불 안꺼지리라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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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라는 이름의 기적 - ANA WITH YOU
박나경 지음 / 청림Life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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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 With You 일상이라는 이름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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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이라는 이름의 기적 : Ana with You>의 저자 Ana, 한국 이름 박나경은 블로그를 "일부러" 꾸리지 않았다. 파워블러거를 욕심내지도 않았고, 처음부터 블러그로 "뭔가" 해보려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본인의 표현에 따르자면, "온라인 사이트 상에 내 집을 짓고," 10년 동안 꾸리면서 타인을 의식해 글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Ana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anasmile를 찾는 데 대해 저자는 "이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를 왜 많은 사람들이 보러 오는 것일까 참 신기했었다(7)"라고 겸손히 말한다. 육아, 연애, 결혼 에세이 치고는 상당한 분량인 323쪽의 <일상이라는 이름의 기적>을 읽고 나니, 왜 그녀의 블로그가 인기 있는 줄 알겠다. 엄청 솔직하다. 다른 독자들은 어떻게 읽었는지 모르겠는데, 내게는 19금 수준으로 굉장히 솔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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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학번, 한국 나이로 40세의 아이 엄마들이라면 왠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자기 첫사랑 이야기, 20대의 "등에 칼 꽂힌 것 같은 아픔을 주던" 연애史, 시댁 식구들 이야기, 특히 시부모님 이야기 이렇게 공적인 공간에 활짝 열어 제끼기 어렵다. 그런데 그녀는 아주 쿨하게 시시콜콜, 자신의 내면, 가족의 소소한 일상, 관계의 그물들을 독자에게 다 보여준다. 그건 아마 그녀가 박나경인 동시에 Ana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글로벌 다문화 가족으로서 한발은 한국에, 다른 한 발은 미국에, 또 가슴은 페루에, 또 머리는 이 세상 온갖 것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 열린 사람이다. 그녀의 활기와 부지런함, 지칠줄 모르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도전하는 독특한 모험가적 기질은 그녀의 얼굴표정에서도 드러난다. 물론, 블로그에 전체 공개로 올리고, 저서에 삽입하는 자기 사진이야 별다섯 수준의 컬렉션에서 뽑은 것이겠지만, 20대의 박나경에게서도 40에 진입한 Ana에게서도 특유의 활기를 본다. 아름답다. 그녀의 남편인 마이크 역시 이런 열정과 활기에 반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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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아주 우연히라도 만나게 될 지 모르는 박나경 저자에게 "내가 당신의 320여쪽 에세이에서 가장 감동을 받은 페이지는, 당신 남편분의 목 늘어진 회색 티셔츠 이야기였어요."라고 하면 저자가 나랑 친해지고 싶을까? 자신처럼 'sensitive, delicate'한 인간형이라고 생각해서.
"나를 보러 처음 아레끼빠에 왔을 때 일주일 내내 같은 옷이라고 믿어질 만큼 비슷한 스타일의 오래된 회색 셔츠만 주구장창 입었다. 하나같이 목이 늘어났고, 보풀이 퍼져있었다. 그런데 이 남자의 곁에 가까이 다가가면 늘 좋은 비누향이 났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과 옷차림이 깔끔했고 언제나 당당했다. 구김이라고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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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이렇게 사랑하고, 뜨겁게 분출하고. 또 그러려면 Ana가 건강했으면 좋겠다.

여성에게, 재생산이라는 반 필연의 과업은 넘기 힘든 큰 산맥이 되기도 하는데, 작가가 되고픈 자신의 꿈을 오히려 그 바탕에서 실현시키는 그녀에게 응원을 보낸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시샘도 보낸다. 그녀랑 친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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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펑펑! 라임 그림 동화 7
안나 아파리시오 카탈라 지음, 김지애 옮김 / 라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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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눈물이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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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눈치가 이리도 없을 수가요. 책 제목이 <눈물이 펑펑!>이잖아요. 제목에 다 나와 있는데 머리를 싸맸지 뭐예요.  산 밑, 동물들이 살던 마을에 비가 많이 와서 홍수 피해를 입을 지경이었는데 그 물이 짠맛이라지 뭐예요.

"어떻게 비가 짠 맛일까? 바닷물일까?"

"아니, 바닷물이면 어떻게 하늘까지 끌고 가지?"

"그럼 누가 물에다 뭘 집어 넣은 걸까?"

이 궁리 저 궁리 하며 책장을 넘겼는데, 아이코야. 답은 제목에 있었다니까요. 그 짜디짠, 홍수같은 물은 바로 '눈물'이었어요. 책 제목에서<눈물이 펑펑!>이라잖아요. 그럼 누구의 눈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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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친구들이 짠 물의 근원을 찾아 나서기 전엔, 서로 '데면데면한' 관계였어요. '데면데면'의 의미를 꼬마에게 설명하기가 참 힘들었네요. 서로 지나쳐도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인사도 하지 않는 사이라고 하니 꼬마가 알아 들었어요. 일러스트레이션 속 토끼도, 너구리도, 고슴도치도, 개구리와 여우 모두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어요. 

딱히 같이 모일 계기도, 이야기할 화두도 없었지요. 그런데 그 "짠 물"이 모든 걸 바꿔놓았어요. "짠 물" 때문에 뭔가 해야만 했거든요. 처음으로 토끼네 집에 마을 동물들이 다 모였어요. 차를 함께 마시면서, 의논을 했지요. 그리고 모험을 떠났어요. 함께 으스스한 숲 속도 통과하고, 폭포도 지나고, 얼음 거인도 지나쳤어요. 그렇게 서로 '하나'라는 느낌을 나누게 되었지요. 그런데 산 꼭대기에서는 '하나'라는 느낌을 애절하게 갖고 싶어하는 꼬마가 있었어요. 애벌레 친구가 나비로 환골탈태, 날아가버리니 혼자라는 생각에 꺼이꺼이 울고 있었지요. '하나'가 된 친구들은 외로운 꼬마를 위해 궁리를 했어요. 꼬마 꼬리가 축 처져 있고, 빛조차 잃었는데 어찌 다시 빛나게 해줄까 하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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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이 펑펑!>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 두 장입니다. "눈물"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지 직접 책을 읽어보세요. 외로움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 혹은 계속 줄어든다.라는 말을 힌트로 남겨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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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16기 독자선정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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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기록 차원에서 블로그, 알라딘 서재를 운영하다 보니 은둔자형의 활동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대화에서 귀기울여 듣기와 질문하기 보다 자기 이야기를 늘어 놓는 것이나, 다른 이들의 리뷰를 제대로 읽어본적도 없이 자기 글만 '읽어주세요'하는 것이 비슷한지라.... 독자 선정 위원회에 신청해보았습니다. 16기 독자 선정 위원회 중 1인으로 선정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제 역할은 좋은 글, 묻히기 쉬운 좋은 글을 발굴해서 공감하고 추천하는 일이지요. 이 서재, 저 서재를 기웃거려봅니다. 좋은 글, 나눌 글이 생기면 적극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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