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교과서 - 아이랑 엄마랑 함께 행복해지는 육아
박경순 지음 / 비룡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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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깊으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박경순 교수가 책을 집필하면서 내내 마음에 두었던 제목이라고한다. 세 아이를 키워낸 엄마로서 양육에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도, 모성애가 남달리 강렬해서도 아니었다. 임상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박경순 교수가 <엄마 교과서>를 집필한 동기는. 완벽한 육아라는 허상을 내려놓고, 부모 자신부터 돌아보고 성숙해가는 육아가 바로 아이와 엄마 모두 행복해지는 육아임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엄마 교과서>를 처음 읽었을 때, 주문한 아메리카노가 다 식어버렸다. 커피 한 잔에 곁들일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는데, 결코 가볍게 읽을 육아서가 아니었다. 메모할 구절이 많기도 많았지만, 심리상담소의 카우치에 누워 정신분석을 받고 있는 양, 책장을 넘길 수록 내 자신의 유소년기와 현재의 모습이 뒤엉키면서 나 좀 살펴봐 달라고 아우성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격렬하리만큼의 자아성찰로 이끌던 <엄마 교과서>의 채근질이 하도 부담스러워서 한 동안 책을 밀어두었었다. 그러다 두 번째 <엄마 교과서>를 읽었더니 마음이 건드려졌던 부분도 스르륵 넘어가고, 박경순 교수의 깊은 인간 이해의 학문세계가 한층 가깝게 느껴졌다.

 

여러 장의 메모를 적으며 수차례 반복해서 읽게 되는 <엄마 교과서>교과서라는 어휘가 주는 FM적인 정형성의 선입견과는 정반대로, 열린해석 열린 인간 이해를 근간으로 한다. 쉽게 말해 어떤 독자가 어떤 경험세계와 정서를 가지고 읽느냐에 따라 해석이 천차만별 다각도로 다가온다. 박경순 교수는 이를 두고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한 방법은 나선형, 즉 나사를 돌리듯 들여다 보기와 같다 한다.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 같지만, 어떤 각도에서 앵글을 잡았느냐에 따라 보는 깊이도 달라지고, 그만큼 새로운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부모들은 <엄마교과서>를 일기장처럼 자주 펴보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같은 책으로 가까이 두고 필독서로 읽었으면 한다.

 

한국의 부모? 그렇다. 이 책은 특히 한국적 맥락에서 더 설득력을 지니도록, 서구의 유명한 정신분석가들의 이론에 의거하면서도 한국의 특수한 문화적 풍토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쓰여졌다. 저자는 이를 착한 아이 증후군’ ‘공격성’ ‘나르시시즘키워드로 풀어낸다. 유독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한국 문화권에서는 잘나야 하되 잘난 척하면 욕먹고 잘났을지언정 겸손해야 더 큰 인물된다며 착한 아이되기를 권장한다. 소위 엄친아, 엄친딸이야 말로 착한 아이 컴플렉스와 동전의 양면일터인데 박경순 교수는 착한 아이 컴플렉스가 초래하는 감정의 불균형을 경고한다.

그 외 숱한 주옥 같은 말 중에서 "엄마는 아이의 언짢은 감정을 담아내는 세숫대야, 쓰레기통이 되어야" "때로는 아이들의 포대기가 되고, 기저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박경순 교수는 "집에서 배부른 아이는 절대로 남의 집에서 숟가락을 찾지 않는다"라며 집에서 사랑으로 아이를 보듬어 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라 충고한다. 버릇 다스린다, 버릇 고친다며서 금기를 늘어놓고 융통성 없는 훈육만 한다면, 아이는 집 밖에서건 안에서건 기댈 곳이 없게 된다. 유교문화권인지라 유독 "떼쓰기"="무례함"=나쁜 행동"과 동일시하는 한국에서는, 위니콧이 뗴쓰기로, 프로이트가 공격성으로 표현한 특성이 2~3세 아이들의 정상 발달표현임을 간과하고 억누르려만 든다. 박경순 교수의 설명을 듣고는 '아 차' 싶은 부분이 많았고 나의 훈육 방식을 반성하게 되었다.

내안의 작은 아이, 즉 부모 스스로의 어린 자아부터 이해함으로써 자기 아이를 끌어보듬어 안아줄 여유가 생긴다는 메세지가 계속 마음에서 울린다. <엄마 교과서>를 엄마노릇 비법 전수의 교과서가 아닌, 부모로서 성숙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도와주는 책으로 한국의 부모들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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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채식 레시피 - 몸과 마음이 휴식하는 하루
쇼지 이즈미 지음, 박문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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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몸과 마음이 휴식하는 하루
일요일의 채식 레시피

최근 TED에서 인상적인 강연을 들었다. 바로 GRAHAM HILL의 "Why I'm a weekday vegetarian?"이라는 타이틀의 4분짜리 짧은 강연이었다. 히피부모 출신에 환경사랑의 성향이 강한 그라함 힐은 'later"하면서 채식주의자 되기를 미뤄왔지만, "not surprisingly, the 'later' never came."이라는 농담섞인 자기 반성을 하였다. 아직 자신은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 채식 / 육식의 이분법을 넘어서 소위 "Be a weekday veg"되기라는 실용적인 제안을 하였다. 위즈덤 스타일에서 새로 출간한 <일요일의 채식 레서피>는 그라함 힐의 주장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 든든한 조력자, 지원군이 되어 줄 반가운 요리책이다.




<일요일의 채식 레서피>역시 "주말만큼은 나를 위한 채식 습관으로 몸소의 독소를 없애고 균형있는 몸으로 되돌아가자"는 주장하에 127가지의 레서피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 쇼지 이즈미는 http://ameblo.jp/izumimirun 라는 100%채식 요리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채식 요리책을 계속 출간하고 있는 요리 연구가이다.

채식이 자기 몸 사랑, 가족 건강의 차원을 넘어서 환경 보호와 동물사랑이라는 지구적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모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만 해도 육류소비가 급증하면서 곡류자급률은 낮아지고, 환경 문제도 불거지면서, 비싼 돈 들여 육식을 고수한다해도 더 나은 건강과 영양은 보장받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도처에 널려 있는 육류위주의 음식점과 소위 '고기에 소주'로 맺어지는 한국형 인관관계의 관습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딱 육류 끊고 채식주의자 전향을 선언하기에는 그라함 힐처럼 햄버거의 두툼한 쇠고기 패티맛을 잊지 못하기도 하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이 "주말에만 채식해보기"라는 실용적이고도 실천 가능한 모토이다.



'yes / no 채식 상식 퀴즈'와 이미 채식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3인의 생생 인터뷰로 독자는 채식의 당위성 인정에서 채식을 하고픈 열렬한 욕구를 느끼게 될 터이다. "재료를 뺴는 것이 아니라 더하면서 채식을 시작해보라"는 요가 지도자 요시카와 메이의 인터뷰, 일본의 채식주의자를 위한 잡지 편집장인 기라 사오리와의 인터뷰는 실제 채식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서 채식의 축복할 혜택을 독자에게 전해준다

초보 채식 입문자에게 채식 요리책으로 가장 중요한 항목은 바로 "따라하기 쉬운 레서피"이다. 그런 면에서 <일요일의 채식 레서피> 별 다섯을 주고 싶다. 다만 재료 면에서, 가까운 나라 일본의 요리책인데도 다소 생소한 면은 있다. 한국에서보다 우엉과 낫토를 많이 쓴다. 가장 평이하면서도 따라하고 픈 레서피는 "사과잼 토스트"였다. 재료는 사과와 맛술 레몬즙에 식빵이면 준비끝. 요리시간도 그저 10~15분이 전부. 시판되는 잼의 설탕이 걱정되는 이들에게 특히나 반가운 레서피이다.

여백이 많고 시원스러운 편집은 채식주의 특유의 비어있으면서 오히려 꽉찬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다양한 색상의 칼러 쥬스를 소개하고 있는데, 재료는 의외로 간단하다. 문제는 채식을 하고픈 자의 성의와 의욕이다. 우유나 탄산수를 들이키는 대신 하루 10분의 시간만 있다면 화사한 자연의 색깔로 쥬스를 마실 수 있다.


부추는 전이나 오리훈제구이에만 주로 사용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두부 부추 덮밥>을 권한다.

토란 역시 가을이면 주구장창 오로지 토란탕으로만 끓여먹었는데, 토란 샐러드로 변신할 수도 있단다. 토란을 삶아 으꺤 후, 식초에 흰된장을 넣고 섞으면 요리 끝. 간단하다. 그래서 시도해보고 싶다


127가지의 요리법만을 살펴보았는데도 벌써, 마음은 풍요롭고 몸은 가뿐해진 기분이다. 이미 현미밥에 채소위주의 식생활은 해오고 있지만, 그 재료의 빈약함에 지쳐가던 차에 <일요일의 채식 레서피>를 만나서 다시금 의욕에 차오른다. 이왕 하는 채식, 단조롭고 너무 가볍지 않게, 다양하면서도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게 해보고 싶다. 가족 모임에서 참마 퐁뒤와 버섯 마리네를 내 놓을 수 있을 만큼 일취월장한 요리 실력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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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맘, 때론 쌤, 그리고 나 - 좋은 엄마 콤플렉스 탈출하기
김영란 지음 / 한언출판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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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맘,
때론 쌤,
그리고 나

임상심리학자, 정신분석자이자 세 자녀를 길러낸 박경순 교수의 <엄마 교과서>와 서울교대 출신의 초등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김영란의 <때론 맘, 때론 쌤, 그리고 나> 를 함께 두고 읽었다. <엄마 교과서>가 던진 화두의 절실함이 채 가시기 전에 가슴을 열어내어 쓴 김영란의 솔직한 글을 읽을 수있음은 행운이었다. 박경순 김영란 작가 모두 한국이라는 문화적 특수성을 전제하고 아이와 엄마가 함께 행복해지고 좋은 엄마 컴플렉스에서 벗어나기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두 작가의 육아철학, 인생관과 인생의 경험이 다른지라 사뭇 다른 톤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독자로서는 두권을 비교분석해가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박경순 교수는 엄마노릇의 성장통을 겪으면서 정신분석에 천착했을 만큼 부모되기의 고민을 치열이 하였고 이를 다소 학술적인 문장에 실어내었다면, 김영란은 자신의 일기장에인양 뜨거운 고백인지 울음인지 열정을 쏟아내었다는 인상이다.


교사로서, 엄마로서, 또 성장을 꿈꾸는 40대의 한 여성으로서 어떻게 이리도 솔직히 독자 앞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을까? '좋은 엄마 컴플렉스에 시달려 늘 불안 초조한 3040엄마들을 위한 힐링 에세이"로서의 내용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글로서 자신을 이렇게 벌거벗듯 솔직히 드러낼 수 있는 김영란 작가의 성향이 더욱 흥미로웠다. 박경순 교수가 <엄마교과서>에서 자신의 목소리는 크게 내되, 개인적 단서들은 잘 드러내지 않는데 반해서 김영란 작가는 "내가 울었고," "내 딸 예낭이가 웃었고," "내 아가 예성이가 똥 쌌고"를 글 속에 너무도 시원스럽고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그래서 처음 들었던 생각이 "김영란 작가는 순수하구나." 다시 <때론 맘, 때론 쌤, 그리고 나>를 거듭 읽으니 드는 생각은 "자신의 삶에 떳떳하여 자부심이 있구나."


그 누가 가출한 엄마와 알코올중독 아빠에게서 방치당하여, 이가 스멀스멀 기어다니는 머리칼에 땟국이 줄줄 흐르는 양말을 신고 다니는 아이를 매일 아침마다 교실 싱크대에서 씻기고 아이의 옷을 빨아 갈아입힐 수 있는가? 그 누가 선뜻 중학교 1학년때부터 담배를 피어온 골초 중 3남학생, 딸아이의 남자친구에게 데이트를 신청하여 "너는 네가 어때서 멋있는 거 같아? 왜 친구들이 널 좋아할까?"라 물을 수 있을까? 김영란 작가는 그렇게 하였다. 진부한 표현같지만, '참 인간미 넘치고 따스하면서도 정의로운' 선생님이자 엄마이다.

여기에 더해, 나이 40세에도 꿈의 목록 30개를 주르륵 써내려갈 수 있는 꿈쟁이 여성이 김영란이다. 목록을 전시행정용으로 삼지 않고, 김영란은 현재 소외받은 아이들을 위해 임상미술 심리사 과정을 공부하는 등 긍정 에너지를 실천으로 전환 중이다. "엄마의 욕심을 버리는 순간, 아이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출판사측의 헤드카피처럼, 미완의 엄마이며 미완의 "쌤"임을 오히려 성장의 이유로 삼는 억척스런 생의지의 소유자이다.


김영란 작가는 화려한 추천서를 달고 나온 육아전문서적의 현학적이면서 "가르치려 드는" 톤과는 차별되게, 15년 차이건만 여전히 서툴고 배워가는 엄마로서의 솔직함으로, 가슴 따뜻하게 아이를 사랑하는 선생님의 경험에서 진지한 이야기를 해준다. 그래서 가슴에 쏙쏙 와닿는 글귀가 책 속에 많았다. 그 중에서 별책부록처럼 실려 있는 "착한 아이 삼종세트"라는 글은 한국에서 엄마노릇하는, 한국에서 착한아이로 기대받는 아이들'에게 꼭 읽혀주고 싶은 글이다.



40살이라지만, 그 순수의 순도가 10대 소녀의 것을 상상하게 하는 아름다운 엄마 김영란 작가의 글, 육아서 시장에 이렇게 솔직하고도 담백한 문체의 글을 내주어서 고마운 마음이며 그녀의 다음 글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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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보관 요리법 - 간편하게 냉동해서 쉽게 요리하는 리빙 라이프 3
이와사키 케이코 지음, 이은정 옮김 / 북웨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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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보관 요리법
(간편하게 냉동해서 쉽게 요리하는)


얼마전 SBS의 한 프로그램에서 탤런트 이하얀의 냉장고가 공개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유통기한 지난 각종 식품류, 모르고 또 사들여 중복된 소스류. 정작 이하얀씨는 버리기를 아까워했다는 코멘트와 함께 실린 기사를 경악 반, 부끄러움 반으로 읽은 이유는, 나 역시 음식물을 한주가 멀다하고 정기적으로 냉장실과 냉장실에서 비워 버리기 때문임을 고백한다.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는 현실에서 생존권의 불평등에 안타까워하면서도 단지 냉장고 정돈에 서투르거나 욕심이 앞서서 사재기한 식재료를 미처 조리하지 못하고 버리는 스스로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정말 부끄러웠다. 냉동테크닉요립법으로 유명한 일본의 요리연구가 '이와사키 케이코' 에게서 한 수 배워보고자 <냉동보관 요리법>을 집어 들었다. 약간의 오해와 함께 말이다. '냉동테크닉 = 냉동고 정리법+요리법'으로의 착각을 하였으니 말이다. 이 책을 아직 접하지 않았을 주부독자들을 위해 분명히 하자면 <냉동보관 요리법>은 냉동실 청소법이나 냉동고 넓게 쓰기와는 무관하다. 냉동요리를 보다 현명하게 알뜰하게 빠르게 하는 비법전수가 중심이 된 책이기에.

이 얇지만 알찬 정보가 속 후련하게 자세히 담긴 실용서를 더 실용적으로 짧게 압축하자면, "납작하게! 따로따로! 쫙 붙여서"의 테크닉으로 좁혀진다. 한 달 두번 장보기에 이 세 원칙을 지킨다면 1. 시간단축 2. 생활비 절약, 3.음식낭비에서 탈출이 가능해진다.
매일 장보기에 비해 한 달이면 약 870분(14시간 30분)이 절약되며, 생활비도 매 달 10만원 이상 절감되고, 가장 뿌듯한 점은 음식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한다)

'납작하게,' '따로따로', '쫙 붙여서' 세가지 테크닉 구사는 의외로 간단하다. 연전도율이 좋은 금속 쟁반과 지퍼백 등의 보관 용기, 그리고 조금의 부지런함만 있으면 된다. 값비싼 손님용 디너웨어에 투자할 비용을 조금만 떼어서 금속 쟁반을 꼭 구입하도록 하잔. 냉동보관 테크닉의 핵심인 '급속'을 가능케 해준다니.

일본 잡지나, 일본 실용서를 접해보았을 독자라면 익숙할 독특한 편집. <냉동 보관요리법>에도 적용된다. 얇은 책 한권에 오밀조밀 친절하고 꼼꼼한 정보를 어떻게 그리 잘 담아낼 수 있는지. 편집력의 승리다. 100페이지도 채 안되는 <냉동보관요리법>에도 재료냉동, 조리 냉동법에 더하여 실전 레서피와 실속 tip까지, 엄청난 정보가 담겨 있는데도, 편집이 깔끔해서 찾아보기도 읽기도 편하다.

재료 냉동의 경우, 고기/어패류/채소/ 그외 식재료의 4가지로 굵직하게 나누어 재료별 냉동법을 소개하고 있다. 해산물 소비량이 많은 일본인답게 다양한 어패류를 손질 냉동 보관법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일본 원전 사태 이후 어패류를 일절 금하는 지라, 고기보관법을 더 눈여겨 살펴보았다. 국에 넣으면 맛이 훌륭하다는 고기 경단냉동법을 따라해보아야겠다.



요리 초보여서 그런지, 내게 냉동실은 '지금 조리하기에는 귀찮은 먹거리 재료 보관창고'이건만 냉동보관법의 달인 이와사키 케이코는 냉동테크닉을 활용하여 뚝딱뚝딱 아침상에 프로방스식 닭고기 조림이나 튀긴가지를 넣은 카레라이스를 올리기도 한다. 이미 조리한 식재료 보관 테크닉에서 이와사키 케이코에게 한 수를 넘어 몇 수를 배웠다. 일본요리라서 그런지 우엉이나 연근의 활용도가 높은 점이 독특했다.


냉동보관 테크닉이나 냉동 요리 조리법 등은 이와사키 케이코의 일본인 특유의 꼼꼼함과 정갈함으로 세세히 설명해주고 있으니, 요리초보 냉장고 정리초보, 살림 초보 모두에게 감사할 일이다.


특히나 평소 재첩국은 늘상 레토르트 시판제품으로 구입해 냉동실에 비상아침국으로 구비해두는데, 다음에는 시판 재첩국 말고 이와사키 케이코 식 레서피로 조리해서 직접 냉동해 먹어야 겠다. 설명을 보니 의외로 간단해서 용기와 가계 식비 절약이라는 동기가 생긴다.


끝으로 연일 계속되는 폭염의 여름 날씨, 주부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가족건강관리를 위해 한번 더 상기를 하자면 '재냉동은 절대 금지!'란다. 이와사키 케이코에서 배워갈 게 참 많겠다. <냉동보관요리법>은 장보기시간과 주방체류시간을 줄이고, 가계 식비항목 지출비용을 줄이되, 건강과 맛을 챙길 수 있는 가정요리를 제안하기에, 냉동요리 테크닉을 '적극' 활용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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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스킨케어 마법 비누.화장품.팩 만들기 - 효과만점 레서피로 소문난 신정은의
신정은 지음 / 애플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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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효과만점 레서피로 소문난 신정은의
천연스킨케어마법
비누*화장품*팩 만들기


<천연스킨케어마법> 서평에 좀 생뚱 맞은 이야기겠지만, 요새 아이와 "된장,고추장,간장 삼 형제"책을 읽어주면서 생각해보니, 불과 한두 세대 전의 어머니들이었다면 집에서 직접 담글 수 있었던 장 레서피에 까막눈인 요즘 엄마들에게 장은 당연히 마트에서 사먹어야 하는 식품이다. 마찬가지로, 화장품이나 팩 비누 역시 천연재료로 집에서 만들어 쓸 수 있음에도 불구, 으례히 주문하고 받아보는 공산품으로만 좁게 오해해 왔다는 게, <천연스킨케어마법>을 읽고 들은 가장 큰 소감이었다. 살짝만 부지런해지고, 재료와 도구에 대한 공부 약간에 천연재료 구하는 발품을 판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피부가 원하는 자연"을 피부에 바를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 책의 저자 신정은은 미국 유학시절인 20대를 피부트러볼로 인해 우울히 보내다가 우연히 지인에게 꽃과 풀로 만든 화장품을 선물받고 인생이 전환되었다. 소박하다못해 투박해보니는 천연 화장품이 놀랍게도 그 질긋하게 괴롭혀오던 피부트러블을 가라앉혀준 것이다. 신정은은 이후 지인의 농장에 틀어박혀서 화장품과 비누 만드는 법을 배우게 되어 점차 레서피를 넓혀나가게 된다. 그 효능에 입소문이 나고 많은 이들이 천연화장품의 매력에 빠져 만드는 법을 궁금해하자, 화학물질범벅이 경피독으로 부터 소중한 피부를 보호하는 데 좋은 정보를 주고자 <천연스킨 케어>를 펴내게 된다.






아름답고 건강한 피부, 자연을 닮은 삶을 지향하는 신정은의 지향이 반영된 책인지라 <천연스킨케어마법>의 책은 그 편집과 내용에서 자연이 담겨있다. 아이들 책출판사로만 알고 있던 애플비에서 화사하고도 예쁜 비주얼의 편집으로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책 구성을 살피자면 1장에서는 보습, 2장에서는 주름개선, 3장은 피부미백, 4장 피부트러블이 주 챕터를 이루고 특히 마지막 장 '책속의 책'에는 아가를 위한 여러 스킨케어 비법이 실려 있다.


화장품 만들기 초보 독자로서는 친절하고도 자세한 기본 설명 파트가 가장 고맙고 요긴해서 자주보게 된다. 기본 재료와 준비도구 만들기 용어 사전과 만드는 법, 초보도 성공하는 실전 만들기 레서피 등이 책의 전반부에 배치되어 있다. 전자저울, 몰드, 실리콘 주곡, 핫플레이트 등 사야할 도구들이 많아서 초보의 눈에서는 아직 부담스럽지만 신정은 왈, "장비가 좋으면 수고도 덜고 성공확률도 높아진다"니 아니 구비할 수가 없겠다.

200여개에 달하는 많은 화장품& 팩 레서피 중, 가장 눈이 가는 항목은 '선블럭 비비크림'이다. Lavera 독일제 선블록 화장품을 쓰고는 있지만, 신정은이 제안하는 레서피는 비비크림과 선블럭크림이 하나로 합해져 있는 간단하고도 기능성 높은 제품. 난이도는 중급, 예상 시간은 30분이며 실온에 3개월까지도 보관 가능하단다.



유기농 아토피 크림 레서피 역시 엄마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해줄 아이템. 7년째 logona를 아이들용 화장품으로 줄곧 써오고 있지만 이 레서피를 보니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난다.



조금더 부지런해지고, 조금 더 천연자연재료의 화장품에 관심을 갖는다면, 유해 발암물질, 화학물질로 인한 경피독으로부터 가족과 나를 지킬 수 있다. <천연스킨케어마법>의 도움과 안내를 받아 직접 만들어 쓰면 제일 좋겠고 정히 어렵다면 친환경 제품으로 구입이라도 해서 피부에 자연을 입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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