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채식 레시피 - 몸과 마음이 휴식하는 하루
쇼지 이즈미 지음, 박문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몸과 마음이 휴식하는 하루
일요일의 채식 레시피

최근 TED에서 인상적인 강연을 들었다. 바로 GRAHAM HILL의 "Why I'm a weekday vegetarian?"이라는 타이틀의 4분짜리 짧은 강연이었다. 히피부모 출신에 환경사랑의 성향이 강한 그라함 힐은 'later"하면서 채식주의자 되기를 미뤄왔지만, "not surprisingly, the 'later' never came."이라는 농담섞인 자기 반성을 하였다. 아직 자신은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 채식 / 육식의 이분법을 넘어서 소위 "Be a weekday veg"되기라는 실용적인 제안을 하였다. 위즈덤 스타일에서 새로 출간한 <일요일의 채식 레서피>는 그라함 힐의 주장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 든든한 조력자, 지원군이 되어 줄 반가운 요리책이다.




<일요일의 채식 레서피>역시 "주말만큼은 나를 위한 채식 습관으로 몸소의 독소를 없애고 균형있는 몸으로 되돌아가자"는 주장하에 127가지의 레서피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 쇼지 이즈미는 http://ameblo.jp/izumimirun 라는 100%채식 요리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채식 요리책을 계속 출간하고 있는 요리 연구가이다.

채식이 자기 몸 사랑, 가족 건강의 차원을 넘어서 환경 보호와 동물사랑이라는 지구적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모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만 해도 육류소비가 급증하면서 곡류자급률은 낮아지고, 환경 문제도 불거지면서, 비싼 돈 들여 육식을 고수한다해도 더 나은 건강과 영양은 보장받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도처에 널려 있는 육류위주의 음식점과 소위 '고기에 소주'로 맺어지는 한국형 인관관계의 관습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딱 육류 끊고 채식주의자 전향을 선언하기에는 그라함 힐처럼 햄버거의 두툼한 쇠고기 패티맛을 잊지 못하기도 하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이 "주말에만 채식해보기"라는 실용적이고도 실천 가능한 모토이다.



'yes / no 채식 상식 퀴즈'와 이미 채식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3인의 생생 인터뷰로 독자는 채식의 당위성 인정에서 채식을 하고픈 열렬한 욕구를 느끼게 될 터이다. "재료를 뺴는 것이 아니라 더하면서 채식을 시작해보라"는 요가 지도자 요시카와 메이의 인터뷰, 일본의 채식주의자를 위한 잡지 편집장인 기라 사오리와의 인터뷰는 실제 채식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서 채식의 축복할 혜택을 독자에게 전해준다

초보 채식 입문자에게 채식 요리책으로 가장 중요한 항목은 바로 "따라하기 쉬운 레서피"이다. 그런 면에서 <일요일의 채식 레서피> 별 다섯을 주고 싶다. 다만 재료 면에서, 가까운 나라 일본의 요리책인데도 다소 생소한 면은 있다. 한국에서보다 우엉과 낫토를 많이 쓴다. 가장 평이하면서도 따라하고 픈 레서피는 "사과잼 토스트"였다. 재료는 사과와 맛술 레몬즙에 식빵이면 준비끝. 요리시간도 그저 10~15분이 전부. 시판되는 잼의 설탕이 걱정되는 이들에게 특히나 반가운 레서피이다.

여백이 많고 시원스러운 편집은 채식주의 특유의 비어있으면서 오히려 꽉찬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다양한 색상의 칼러 쥬스를 소개하고 있는데, 재료는 의외로 간단하다. 문제는 채식을 하고픈 자의 성의와 의욕이다. 우유나 탄산수를 들이키는 대신 하루 10분의 시간만 있다면 화사한 자연의 색깔로 쥬스를 마실 수 있다.


부추는 전이나 오리훈제구이에만 주로 사용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두부 부추 덮밥>을 권한다.

토란 역시 가을이면 주구장창 오로지 토란탕으로만 끓여먹었는데, 토란 샐러드로 변신할 수도 있단다. 토란을 삶아 으꺤 후, 식초에 흰된장을 넣고 섞으면 요리 끝. 간단하다. 그래서 시도해보고 싶다


127가지의 요리법만을 살펴보았는데도 벌써, 마음은 풍요롭고 몸은 가뿐해진 기분이다. 이미 현미밥에 채소위주의 식생활은 해오고 있지만, 그 재료의 빈약함에 지쳐가던 차에 <일요일의 채식 레서피>를 만나서 다시금 의욕에 차오른다. 이왕 하는 채식, 단조롭고 너무 가볍지 않게, 다양하면서도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게 해보고 싶다. 가족 모임에서 참마 퐁뒤와 버섯 마리네를 내 놓을 수 있을 만큼 일취월장한 요리 실력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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