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의 시간 - 조금씩 천천히 건강하게
이양지 지음 / 김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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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천천히 건강하게
채식의 시간

 

자연요리 전문가 이양지? 익숙한 이름이다 싶었더니, 올 초 지인에게 선물했던 <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의 저자이다. 40대에 늦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며 음식태교의 중요성을 경험한 저자가 마크로비오틱 가정요리(가능한 하나의 온전한 형태를 가진 살아 있는 음식의 원칙을 지키는)를 풀어낸 요리책이었다.  <조금씩 천천히 건강하게 채식의 시간>(이하 <채식의 시간>)은 채식을 선호하지만 채식 메뉴의 궁색함에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순수히 채소만 이용하여 120개의 다채롭고도 영양과 맛을 보장하는 레서피를 소개하고 있다.
 
 
 <채식의 시간>을 읽다보면 뼛 속까지 요리연구가이며 뼛 속까지 자연과 삶을 사랑하는 자연인 이양지의 모습이 고스라히 전해진다.  요리법도 조미료나 화려한 스타일링으로 요리에 맛을 더하기보다는, 채소 본연이 지닌 자연의 맛과 향을 충분히 살리려는 방식을 고수한다. 주방기구 및 조미료도 가급적 친환경 제품을 이용한다.
 

이양지 선생이 애용하는 조미료로서 소금은 천일 토판염, 현미 식초, 쌀눈유, 설탕은 무슈구슈, 간장은 인산가의 서목태간장이다. 다행히 집에서 쓰는 조미료와 상당 겹친다. 스테인레스 조리도구면 중금속 독성에서 자유로운 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다. 이양지 선생은 고가이지만 식자재 본연의 맛을 최대한 이끌어내며 중금속의 걱정에서도 자유로운 샐러드마스타 냄비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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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채식 식단을 매끼니 꾸리려고 하나 메뉴의 창조성과 다양성에서 늘 고민스러웠던 독자의 입장에서 <채식의 시간>이 특히 고마웠던 점은 평소 애용하나 조리법이 늘 단순했던 채소들의 대변신 레서피였다.  예를 들어, 육계장 할 때나 잔뜩 넣어 먹는 대파는 이양지 선생님의 창의적인 레서피에서는 주재료로 대변신한다. 향신채에 머물렀더 대파는 대파 올리브유 구이,대파 스프, 무 대파 구기자 절임로 화려하게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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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부터 봄까지 '주구장창' 탕으로만 애용하는 토란 역시 이양지식 레서피에서는 '토란 튀김'이나 '토란 청경채 샐러드' 등 손님 접대용 요리재료로 격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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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맥주 안주나 심심풀이 간식에 머물렀던 땅콩 역시 고소한 맛이 일품인 한그릇 음식, '땅콩 영양밥'으로 대변신. 이양지 선생 덕분에 제주 오도에서 재배하는 땅콩이 고소하다는 귀한 정보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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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말이에서 항상 손님 신세 재료였던 시금치의 대변신은 어떠한가? 시금치가 주재료, 밥대신 시금치를 김에 깔고 둘둘 말아주면 보기에도 예쁜 시금치 김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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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었던 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에서 저자가 자주 등장시켜 입에 군침돌게 했던 배추전 메뉴도 <채식의 시간>에 등장한다. 밀가루가 아닌, 메밀가루와 함께. 장마철 눅눅해진 기분까지 날려줄 것 같은 건강 간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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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이라고 단조롭게 나물무침에, 푸성귀 쌈만 생각하면 큰 오산. 이양지 요리연구가는 채소를 주제로 동서양의 조리법을 멋지게 활용한다예를 들어, 평소 김말이 재료나 샐러드로만 섭취했던 아보카도가 토스트 재료로 쓰였다. 두터운 양배추 아보타도 토스트를 입 크게 벌려 먹어보고 싶은 식탐을 자극하는 사진을 아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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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지 요리연구가가 제안하는 마크로비오틱은 '음식을 버리는 것 없이 섭취해 음식의 생명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건강할 수 있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한 곡채식섭생법이다. 평소 애호박은 채썰거나 납작썰기로 나눠서 활용했는데, 애호박을 예쁜 그릇처럼 활용한 애호박 밥 구이도 참신한 레서피이다.
 



 
 

<채식의 시간>에서 제시한 120개의 레서피 중에서 여름철 제철채소인 가지를 주재료로 활용한 마파 가지 덮밥을 만들어보았다. 표고버섯과 가지, 두 가지 채소에 양념으로 다진호두와 생강 된장 등을 섞는 점이 독특했다. 조리시간 30여분. 덕분에 이른 저녁 식사로 가뿐하고도 보기 좋은 한끼를 마련했다. 오염된 식품이나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육류 위주의 식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상태의 재료가 지닌 생명력을 식탁으로 옮기는데 <채식의 시간>이 유용한 교과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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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생식 - 당신의 인생을 바꿀 단 하나의 식습관
황성주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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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일 1생식

 
 
2013COEX국제도서전 청림출판사 부스는 온통 초록의 밭. 황성주 박사의 신간 <11생식>을 전면에 집중 배치한 덕분이다. 올 출판계의 키워드중 하나는 건강히 잘 먹기에서 나아가 적게 먹거나 단식하기가 아니었는가?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의 <1 1>과 브랜드 필론의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에 더해, 생식의 우수성을 강조한 황성주 박사의 <1 1생식>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수 있을까?
 
 

 
 
 

 
 
 
 
 
황성주 박사의 이름이 낯선이라도 이롬 황성주 생식하면 아하할지도 모르겠다. 혹은 그역이던지. 박사는 온 국민의 건강 멘토로만 단순히 보기에는 에너지최대치를 가늠키 어렵게 열정적인 멀티 플레이어다. 의사로, 교수로, 경영자로, 저술가로, 사진작가로, 목회자로 다양한 영역에서 창조적인 에너지를 발사하고 있다. 그 자신도 1년이면 100회 정도 비행기를 타며,  수십 개 국가에서 순회강연 및 의료 봉사 등의 일정을 지치지 않고 모두 수행해 왔다고 한다. 
부러워지는 그 건강의 비결은? 황성주 박사는 물론 생식에서 건강과 장수의 비결을 찾는다. <11생식>왜 생식인가?”란 대중의 질문에 쉽게 답한 책이라 하겠다.
 


 

 
 


 

 
 
대중에게 익숙한 화식은 어떤 의미에서는 자연의 생명이 파괴된 식사이다. 반면 생식은 자연이 지닌 영양소인 천연 미네랄, 비타민, 피토케미컬 등을 온전하게 고루 보존한 유일한 식사이다. 게다가 생식은 슬로우 푸드(slow food)인 동시에 패스트 푸드의 장점도 지녔다. 생식은 비록 먹는 양이나 섭취하는 시간은 짧지만 자연과 교감하고 몸이 길게 반응하는 음식이기에 슬로우 푸드이며, 식사 시간을 최소화 시켜준다는 의미에서 꽤 효율적인 패스트푸드이기 때문이다.
그외에도 황성주 박사가 예찬하는 생식은 디톡스 푸드이자 다이어트 푸드, 로가닉 푸드이면서 총 천연 컬러 푸드, 항산화 방어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유전자 푸드면서 셀 푸드, 효도식이면서 성장식이고, 식사이면서 보약이기도 하다.
 


 

황성주 박사는 하루 세 끼 중 단 한 끼만 생식으로 바꿔도 영양불균형과 각종 오염에 찌든 몸을 자연 상태로 되돌리고 정신도 맑아지리라고 자신을 산증인 삼아 장담한다. 실제 <11생식>은 생식으로 건강 찾고 인생까지 밝아진 이들의 생생한 사례들을 독자에게 희망과 자극을 주고자 여러편 실고 있다.
그래! 생식 좋은 건 알겠어. 그래도 귀찮아서,  맛없어서 차라리 포기하겠다?  회의적인 독자를 위해 황성주 박사는 남녀노소 누구나 생식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예를 들며 생식에 꿀이나 메이플 시럽 등 단맛을 더해 먹거나, 마와 요구르트를 넣고 함께 갈아 유동식으로 먹을 수도 있다고 한다.
유기농 채소와 곡류 견과류 등을 구해서 끼니마다 깨끗히 세척해 먹기에는 경제적 시간적으로 부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부자들이 로우 푸드, 슬로우 푸드에 접근한 경제적 문화적 자원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음은 부인 못할 건강의 불평등 현상이다. 오죽하면 패스트 푸드와 슬로우 푸드의 소비 패턴과 계급간 상관관계가 있겠는가. 하지만 황성주 박사는 이 회의적 시각에도 답을 제시한다. 생식을 순간 동결 건조해 가루로 만들어 섭취하자는 것이다. 가루는 오히려 흡수율 및 에너지 활용도도 높다고 한다. 이런 설명을 종합해 <1 1생식>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자. 분말 형태의 생식을 하루 1끼니 식사로 섭취하는 식생활로 식생활 혁명을 일으킨다면 몸이 깨끗해지고, 머리가 맑아지고 인생이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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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 - 자연과 나누는 친환경 순환농법
여태동(바람길) 지음 / 북마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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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 

 

 

 

 

 

 

불교신문 취재1부장으로 20년째 기자생활을 해온 기자겸 도시농부, 여태동의 공식 직함이다. 애처가, 애주가, 딸바보, 풍신난 농부. 그가 지은 <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을 읽고 났더니 붙여주고 싶은 별명들이다.

온라인 까페에서 바람길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여태동은 참 재주도 많다. 생일날 새벽에 아내를 위해 미역국을 끓여주고, 공주님(따님)들의 눈높이에서 놀아주고, 한 때 100kg에 육박했던 육중한 몸 두터운 손가락으로 무 깍둑썰기를 해서 깍두기도 담근다. 기절초풍 짠 김치에는 설탕 대신 사과로 단 맛을 내기도 하고(96), 선풍기의 3단 버튼으로 서리태 콩 한 됫박을 20분 만에 다 껍질 벗겨내는 특허기술을 내기도 한다. 남들 다 우웩거리고 도망갈 ‘야외 변소’의 잘 발효된 인분을 '환경 사랑'의 맘에서 땅으로 퍼나르기도 한다. 자상한데다가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좋아서 하는” 자발적인 일이기에 가능하겠지만, 주말이면 새벽같이깨서 텃밭을 돌아보고 일한다. 심지어는 장딴지 근육 파열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처지에서까지 새벽에 ‘농장 산책’한다는 핑계로 아내에게서 빠져나와서는, 쩔뚝거리며 무밭을 돌본다.

바람길(여태동)의 소탈한 인품에 반해서 <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을 한 달음에 읽었다. 이 책은 사실 뜻을 같이하는 도시농부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기적으로 게시했던 농사일기를 엮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커뮤니티 풍신난 농부들의 뒤풀이에라도 온 듯 흥겹게 왁자하며, 걸죽한 막걸리와 신선한 김치 냄새를 솔솔 풍긴다. 요즘 도시에서는 좀체로 보기 어려운 사람들 모이고 엉겨서 신성한 노동의 즐거움과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함께 먹는 기쁨에 취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그래서인가, 독자 역시 그 뒤풀이에 한 자리 껴 앉아 막걸리를 들이키듯, 마음이 훈훈하고 흥겨워진다.

<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에 실린 50편의 일기는 시간 순으로 배치되었다 20년 경력의 재담꾼 불교기자답게 소제목 하나하나 기사 제목인양 간략하면서도 촌철살인의 지혜를 담고 있는 듯 하다. 예를 들어, ‘과유부급이란 제목의 6번째 농사일기에서는 토마토니 옥수수, 서리태 등을 따면서 소욕지족과 과유불급이 일맥상통하는 진리라고 이야기한다.

스스로 얌체 농법’’태평농법으로 친환경 실천한다 여유를 부리다가, 풀 폭격을 받았던 농사 일기 41번도 재미있었다.  바람길의 친구가 늘 등장하기에 평범한 이야기도 훈훈하게 읽히는 듯 하다. 본문에 수십번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그 이름 친구,’ 바람길의 친구분은 좋겠다. 마눌님 사랑, 자식 사랑만큼 끈끈한 그 친구 사랑이 행간에서 느껴진다. 행주산성 국수집에서 100원짜리 탈탈 털어 전재산으로 사먹은 3000원짜리 국수 두 그릇,  나도 바람길과 그 친구분처럼 국수를 나눠먹고 싶어졌다. 이토록 친구를, 아내를, 가족을, 풍신난 농부 동호회원들을 사랑하는 바람길이니 흙과 바람과 물을 사랑하는 친환경 도시 농사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그와 그 친구들이 제안하는 풍신난 농부의 도시 가치 농법이 하나의 건강한 사회적 운동으로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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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판타지 - 귀농실천인 구차장이 들려주는 진짜 귀농귀촌 이야기
구재성 지음 / 에코포인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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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흔의 판타지

 



 

 

 

흙이, 땅이 사람을 겸손하게 하는 걸까별다른 결실도 없이 2013년의 상반기를 끝내가는 허무한 6월의 마지막 주, 그 허탈감을 바람처럼 몰아내주는 겸손한 이들을 만났다. 한 분은 <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의 저자이자, 도시 텃밭에서 친화경 순환농법을 하는 여태동. 현직 불교신문 기자이다. 또 다른 한 분은 마흔이 되던 해에 결심한 귀농을 실천에 옮긴후 계속 땅을 일구며 살고 있는 <마흔의 판타지>의 구차장, 혹은 구 재성. 전직 제테크 전문가(물론 현재도 이 특기를 묵혀두지는 않고 가계에 보탬되는 경제활동을 한다)였다.

마치 된장과 고추장처럼 다른 맛을 내지만 두 농부 모두 구수하게 삭힌 성숙한 인품의 소유자이다. 겸손하며 생명을 존중하는 데다가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겉포장에 요란한 많은 이들과 달리 투명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화장도, 가식적 미소도 없는 땀내나는 민낯을. 그런데도 그 투명한 솔직함이 되려 매력적이다.

 <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 <마흔의 판타지>를 함께 읽으니, 마치 경쾌한 뽕짝과 우아한 가야금 산조를 함께 듣는 듯 비슷하면서도 다른 음색이 재미있다. 전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기적으로 올린 일기형식의 글을 엮어 낸 책이다. 제목에서 명시하듯 저자가 도시농부인지라, 지향을 같이 하는 또래 도시농부와 걸치는 걸죽한 막걸리며 배추전 냄새가 난다. ‘마눌님을 위해 생일날 미역국을 끓여주는 애처가이자 딸바보인 저자 여태동의 지극한 가족 사랑에 질투가 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흔의 판타지>의 저자는 보다 사색적이고 현학적 성향이 강하다. 왁자지껄 막걸리판보다는 마을 도서관을 드나들며 내면을 키우는데 더 가치를 두는 듯 하다. 마흔이 넘도록 자식이 없어 키우는 강아지의 이름을 따라 "달충 아범"으로 불리는 저자는 농촌 공동체에 귀속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으나, 근본적으로는 차분한 개인주의 성향을 보인다. 동시에 농촌 문제, 식량 자급문제, 환경 위기, 우리나라 농산물 관리 실태, 귀농 귀촌에 대한 구체적 사안에 대해 구조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사색한다.

 

 노령화되어가는 농촌의 현실, 식량 자급의 위기가 필경 닥칠 텐데도 나몰라라하는 정치 현실, 농촌과 도시의 격차 심화를 일으키는 구조적 모순에 대한 저자의 깊은 고민과 우려가 이 분야, 문외한으로서 감사할 따름이다. 배우게 해주었으니.

그렇다고 달충 아범은 어려운 말로 가르치려 드는 것이 아니다. 소위 마트도 집집마다 자가용도 없는 깡촌의 핵심에 들어가 살면서 일상의 관계에서 부대끼고 느낀바를 보여주며 독자들도 자신의 고민에 동참하게 한다. 예를 들어, 아흔 넘으신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농사를 짓거나, 69세 할아버지도 더 연세드신 어른에게 꾸지람 들어가며 두레 일을 하는 일화와 함께 달충 아범은 농촌의 노령화를 진정 우려한다.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 구재성은 "먼저 농사를 지은 어떤 선배의 후배이자, 나보다 늦게 귀농할 분의 선배"로서 중요한 경험과 지혜를 <마흔의 판타지>에 담고자 노력했다. "달충아범의 계절별 영농일지"는 실제로 농사 지으려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듯 하다. 그 외에도 진정한 의미의 가교 역할을 하는 구재성은 다양한 충고를 겸손한 어투로 전하고 있어서 행간조차 감사히 읽힌다.

귀농 혹은 귀촌을 결심했거나, 도시에서의 농사에 관심 있는 이들은  <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 <마흔의 판타지>를 함께 읽기를, 먼저 읽어본 이로서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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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 - 5만 시간의 연구 끝에 밝혀진 31가지 마음의 비밀
스티븐 그로스 지음, 전행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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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

 

 원제 The Examined Life

 

 

 

 

 

<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 영국 최고의 정신분석가라는 스티븐 그로스의 처녀작이다. 이 험한 세상, 일상에서 미쳐버려” “미칠 것 같아” “미치고 싶어란 말을 연발하는 이가 많을 텐데도 막상 활자화된 제목은 꽤나 자극적이다다. 게다가 딱 20년전인 1993, 역시 정신과 의사인 이나미 박사가 냈던 책 제목이 <떄론 나도 미치고 싶다>이기에 살짝 의아스럽다.  원제 The Examined Life가 주는 진중함과 스티븐 그로스의 문학적이고 우아한 문체가 자극적인 제목에 묻혀 버리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하긴 그 우아하면서 치밀한 스티븐 그로스의 정신 세계에서 유영하기는 제목과 상관없이 독자의 몫이지만.

 

 

 

상담내지는 정신과등의 단어와는 거리를 두려는 한국 사회에서는 생소할지도 모르지만, 정신분석가의 카우치에 누워보는 상상을 해본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 푹신한 카우치에 누워서, ‘나는 누구인지, 내가 왜 이러는지를 탐험해보고 싶은 두렵지만 거부할 수 없는 호기심.  스티븐 그로스는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의 호기심에 응대하며 그의 카우치로 초대한다. 25년간 5만 시간을 상담에 오롯이 쏟았던 대가의 카우치로.  

<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를 읽다보면, The Examined Life라는 원제가 중의적으로 해석된다는 생각이 든다. 스티븐 그로스의 눈으로, 동시에 독자 자신의 눈으로 내면을 성찰(examine and examined)한다는. 게다가 분석의 대상이 되는 이는 비단 스티븐 그로스의 카우치를 거쳐간 실제 내담자, 독자 뿐 아니라 저자 스티븐 그로스 자신이기도 하다. 분석자로서의 내려다 보는 오만한 시선이 아닌, 자기 자신의 욕망과 두려움 등을 우아하게 드러낼 수 있다니, 이 얼마나 겸손한 자기성찰인가. 스티븐 그로스의 치열한 직업정신, 다방면에 조예 깊은 유식함, 인품에 반해서 330여 페이지의 두터운 책을 한 달음에 읽고, 다시 천천히 음미하며 재독했다.

 

<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를 명상서인양, 소중한 일기인양 수차례 읽은 독자는 나 뿐만이 아닐 듯 하다. 출간 즉시 아마존 (amazon.com) 1위에 등극하는가하면, 〈가디언〉, BBC, 〈타임스〉 등 언론에서도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했으니 말이다. 베스트셀러 인기의 비결? 아마도 쉽게 읽혀서이지 않을까? 버클리와 옥스포드라는 소위 후덜덜한조합의 명문대 출신, 게다가 런던대학교에서 정신분석이론을 강의해온 학구적인 스티븐 그로스는 의외로 소박한 언어를 구사한다. 어려운 정신분석의 전문용어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총 31편의 에피소드들을 우아한 소설처럼 엮으며,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았다. 한국 문화권의 저자가 아님에도, 소개되고 있는 사연들이 마치 내 이야기, 내 친구나 지인의 이야기인양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도 신기하다. 그가 탐색해 들어간 인간 심리의 심연은 이미 보편의 경지에 이르렀는지도 모르겠다.

 

 

 

 

 

 

 

31개의 에피소드 중에서 유난히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두 가지 소개하면서 초보 독자의 <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 예찬을 마치고자 한다.

이야기 하나. 스티븐 그로스 박사는 우리 시대 아이들에게 남발되고 있는 공허한 칭찬에서 무관심의 화살을 잡아낸다. 그는 공허한 칭찬 대신, “곁에 있어주기야 말로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사랑표현임을 넌지시 일꺠워준다.

이야기 둘. 스티븐 그로스 박사는 9.11 테러 당시 비행기가 북쪽 타워를 뚫고 지나간걸 목격한 남쪽 타워의 많은 이들이 그 참상을 무시하면서 하던 일을 계속했음을 지적한다.  그가 정신분석가로서 25년 동안 깨달은 바에 따르면, “사람들은 변화를 거부하고 현재에 안주하고 싶어한다.......(중략).......우리는 변화의 목전에서 주저한다. 변화는 곧 상실이기 떄무이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의 상실감은 과감히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pp.7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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