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 - 자연과 나누는 친환경 순환농법
여태동(바람길) 지음 / 북마크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 

 

 

 

 

 

 

불교신문 취재1부장으로 20년째 기자생활을 해온 기자겸 도시농부, 여태동의 공식 직함이다. 애처가, 애주가, 딸바보, 풍신난 농부. 그가 지은 <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을 읽고 났더니 붙여주고 싶은 별명들이다.

온라인 까페에서 바람길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여태동은 참 재주도 많다. 생일날 새벽에 아내를 위해 미역국을 끓여주고, 공주님(따님)들의 눈높이에서 놀아주고, 한 때 100kg에 육박했던 육중한 몸 두터운 손가락으로 무 깍둑썰기를 해서 깍두기도 담근다. 기절초풍 짠 김치에는 설탕 대신 사과로 단 맛을 내기도 하고(96), 선풍기의 3단 버튼으로 서리태 콩 한 됫박을 20분 만에 다 껍질 벗겨내는 특허기술을 내기도 한다. 남들 다 우웩거리고 도망갈 ‘야외 변소’의 잘 발효된 인분을 '환경 사랑'의 맘에서 땅으로 퍼나르기도 한다. 자상한데다가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좋아서 하는” 자발적인 일이기에 가능하겠지만, 주말이면 새벽같이깨서 텃밭을 돌아보고 일한다. 심지어는 장딴지 근육 파열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처지에서까지 새벽에 ‘농장 산책’한다는 핑계로 아내에게서 빠져나와서는, 쩔뚝거리며 무밭을 돌본다.

바람길(여태동)의 소탈한 인품에 반해서 <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을 한 달음에 읽었다. 이 책은 사실 뜻을 같이하는 도시농부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기적으로 게시했던 농사일기를 엮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커뮤니티 풍신난 농부들의 뒤풀이에라도 온 듯 흥겹게 왁자하며, 걸죽한 막걸리와 신선한 김치 냄새를 솔솔 풍긴다. 요즘 도시에서는 좀체로 보기 어려운 사람들 모이고 엉겨서 신성한 노동의 즐거움과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함께 먹는 기쁨에 취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그래서인가, 독자 역시 그 뒤풀이에 한 자리 껴 앉아 막걸리를 들이키듯, 마음이 훈훈하고 흥겨워진다.

<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에 실린 50편의 일기는 시간 순으로 배치되었다 20년 경력의 재담꾼 불교기자답게 소제목 하나하나 기사 제목인양 간략하면서도 촌철살인의 지혜를 담고 있는 듯 하다. 예를 들어, ‘과유부급이란 제목의 6번째 농사일기에서는 토마토니 옥수수, 서리태 등을 따면서 소욕지족과 과유불급이 일맥상통하는 진리라고 이야기한다.

스스로 얌체 농법’’태평농법으로 친환경 실천한다 여유를 부리다가, 풀 폭격을 받았던 농사 일기 41번도 재미있었다.  바람길의 친구가 늘 등장하기에 평범한 이야기도 훈훈하게 읽히는 듯 하다. 본문에 수십번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그 이름 친구,’ 바람길의 친구분은 좋겠다. 마눌님 사랑, 자식 사랑만큼 끈끈한 그 친구 사랑이 행간에서 느껴진다. 행주산성 국수집에서 100원짜리 탈탈 털어 전재산으로 사먹은 3000원짜리 국수 두 그릇,  나도 바람길과 그 친구분처럼 국수를 나눠먹고 싶어졌다. 이토록 친구를, 아내를, 가족을, 풍신난 농부 동호회원들을 사랑하는 바람길이니 흙과 바람과 물을 사랑하는 친환경 도시 농사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그와 그 친구들이 제안하는 풍신난 농부의 도시 가치 농법이 하나의 건강한 사회적 운동으로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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