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되는 동네빵집은 따로 있다 - 프랜차이즈를 이기는 동네빵집의 성공 비결 120
신길만 외 지음 / 원앤원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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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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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정도는 쌀 한톨 없이 빵만으로도 살 수 있었던 빵 애호가로서 <장사 잘되는 동네빵집은 따로 있다>라는 제목의 신간이 반가웠다.  빵집 창업에 가이드 삼으려는 이유가 전혀 아니었다. 방앗간의 참새마냥 거의 매일 들리는 동네빵집이 떠올라서였다. "한국인은 밥힘으로 산다"라는 검증되지 않은 민족주의적 믿음 아래, "현미밥 예찬론자"로 전향한지 십 년, 애써 눌러두었던 빵 사랑에 불을 지핀 그 빵집의 제빵사는 얼마전 세계제빵 대회에서 준우승의 상패를 받아오기도 했다. 가히 제빵계의 김연아에 비유하고 싶다. 얼음판도 별로 없는 대한민국 땅에서 태어난 빙상의 여제로 등극한 김연아만큼, 밀 자급률도 낮고 빵이 주식이 아닌 나라 출신으로 세계 대회에서 2등을 하다니! 자랑스럽기도 하거니와, 나의 후각을 자극하고 발걸음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그 비결이 궁금하기도 했다.

 

*

 

<장사 잘되는 동네빵집은 따로 있다>의 저자 신길만 교수는 '대한민국 빵 박사 1호'이자 동경빵아카데미와 동경제과학과를 졸업했다. 공저자 송영광은 프랑스 국립제과제빵학교에서 수학했고  현재 후앙과자점을 운영한다. 공동저자 이복섭 역시 제빵 기능사 자격증을 소지한 식문화연구소장이다. 저자들은 "동네 빵집 예비창업자"를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획일화된 메뉴의 프렌차이즈 제과점이 번화가를 잠식해가는 현실에서 지역밀착형의 차별화된 빵집으로도 얼마든지 승부수를 둘 수 있다는 확신이 집필의도의 근간에 있다. 그렇다고 막연히 장미빛 전망으로 빵집 창업을 재촉하는 것만은 아니다.  "프랜차이즈를 이기는 동네빵집의 성공 열쇠 120"이라는 부제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충고를 아낌없이 담고 있다. 실제 빵을 구워보고 판매해본 유경험자가 아니고서는 내보이기 어려운 삶 밀착형 고급 정보들이다.  

1부에서는 성공한 동네빵집을 실사례로 창업 노하우와 판매 전략을 소개한다.  해안가 지역의 주요 식자재인 생선으로 만들어 히트를 친 "생선빵"이라든지, '빵 스테이지'를 만들어 마치 짬뽕집 국수 뽑는 구경을 하듯 고객에게 빵만드는 과정을 공개하는 등의 구체적인 사례가 흥미롭다.

2부에서는 주저자이자 관광경영학과(광주대) 교수로서의 신길만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린다. 장래성 있는 비지니스로 성장해나가기 위해 동네 빵집을 경영하는 이의 마인드와 전략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준다. 사실 한국인들 입맛에 맛는 빵을 개발하라든지, 진열을 깔끔하게 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마음으로 빵을 만들라는 등, 저자가  제시하는 팁들은 들을 때는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데 막상 경영 현장에서는 원칙대로 지키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3부에서는 동네빵집 창업 준비, 경영 철학, 운영방법에 대해, 4부에서는 어떤 빵을 만들어 어떻게 잘 팔지를, 5부에서는 빵에 대한 A_Z를 살펴본다. 밀가루의 종류와 특성, 반죽의 배합과 부재료의 특징과 활용법 등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제빵 문외한으로서도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상식이다. 그 동안 순수 우리밀로 만든 빵이나 케익을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없음을 아쉬워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국산 밀의 글루텐 함량이 낮아서 제빵재료로 덜 적합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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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에서는 돌오븐으로 자연빵을 구워보자는 제안과 함께 구체적 기술도 알려준다. 돌오븐이라니, 프렌차이즈 빵집을 이길 수 있는 훌륭한 전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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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예비자 혹은 제빵사가 아닌 빵 구매자로서  <장사 잘되는 동네빵집은 따로 있다>를 읽다보니 저자들의 의도한 바와 다른 부분이 책 읽다 눈에 들어온다. 우선, "모두에게 사랑받는 빵집이 되기 위해서는 제조 20%, 판매 80%"이라는 법칙이 무척 인상깊었다. 실제 빵 맛보다, 빵을 만들어 파는 이들의 인품과 성향이 소비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일 것이다.

두 번째,  <장사 잘되는 동네빵집은 따로 있다>은 요즘 잘 나오는 책들과 달리, 편집에 별다른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듯 하다. 제시한 사진들은 크기가 너무 작거나 캡션의 설명과 잘 어울리지 않는 내용의 것이기도 했다. 맛과 향을 품은 빵을 다루는 비주얼 자료인데 밋밋한 흑백 사진에 작은 크기로 책에 실리다 보니 없으니만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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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소한 점을 제외하고는  <장사 잘되는 동네빵집은 따로 있다>는 빵집 예비 창업자들에게 훌륭한 바이블 역할을 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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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사를 보내고픈 우리 동네 빵집, 비싼 가게세 때문에 빵가격이 무척 높다는 단점을 상쇄시킬만큼의 풍미를 자랑하는 신선한 빵을 매일 구워준다. 호주산 유기농 밀가루에 최고급 건포도 등 정직한 재료를 써서 빵을 만든다. 가격 할인? 멤버쉽? 적립금? 1+1 행사? 그런 마케팅 전략 안 쓴다. 오로지 정직한 재료와 깊이 있는 맛으로 승부한다. 믿고 매일 들릴 수 있는 이런 동네빵집이 있어서 행복하다.
프렌차이즈 제과점에 밀리지 않고, 오래 가주었으면 더 커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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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한국사 2 :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 삼국 시대 저학년 첫 역사책
백명식 글.그림, 김동운 감수 / 풀빛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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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한국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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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출판계의 키워드를 나름 뽑아보라면, 힐링을 유도한다는 컬러링 북과 어린이를 위한 한국사 책으로 꼽고싶다. 숱한 출판사, 많은 역사 전문가와 동화작가들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역사책을 많이 펴내주고 있으니 독자로서 반가운 동시에 부담스럽다. '어떤 책으로 역사 입문하지? 믿을 수 있는 내용일까?'하는 의구심이 드니까. 풀빛 출판사가 총 6권의 시리즈로 내놓은 <안녕? 한국사>는 한국사에 입문하려는 독자의 고민을 반영해서 만들었다. 우선 주 독자 타겟을 초등 저학년으로 설정하여, 책의 판형은 아이들에게 친숙한 교과서 판형으로, 글의 분량도 짧게 조절하였다. 초등 저학년이 이해하기 쉽게 내용을 과감이 압축하여 꼭 알아야만 할 이야기로 소개하는데다가, 페이지마다 일러스트레이션을 더했다. 전공인 서양화의 특기를 살려 어린이 책 백여권을 직접 쓰고 그린 백명식 작가 덕분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이 열정적이고 에너제틱한 다작작가는 총 6권에 한반도의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 담아내고 있다. 백명식 작가는 지식전달 동화책에서 특유의 스타일을 구사하는데, <안녕? 한국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특정 캐릭터를 설정하여 시간여행이나 탐험을 유도하고 독자에게 말을 걸듯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독자를 캐릭터에 자연스레 동화시키는 전략을 여기서도 구사한다. 이 경우, 기존 백명식 작가 책에서 등장하던 어린이 화자나 돼지가 아니라 도깨비들이 등장하여, 독자를 대신해 역사여행을 체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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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들은 시간과 공간에 묶여 있는 독자와는 달리, 시공간을 맘껏 넘나들며 역사의 궁금증을 풀 수 있다. <안녕? 한국사> 시리즈의 제2권에서 도깨비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삼국을 통일한 최후의 승자, 최후의 승전국을 찾는 것'이다. 도깨비들은 그 답을 차기 위해 고구려, 백제, 신라 그리고 발해로 시간여행을 하며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들을 겪고, 다양한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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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격인 할아버지 도깨비는 미션을 위해 가장 먼저 절구 도깨비를 고구려로 내보낸다. 절구 도깨비는 주몽이 알에서 나오는 광경도 보고, 광개토 대왕을 만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미 광개토 대왕은 돌아가시고 그 업적을 기리는 커다란 비석만 찾는다. 다시 절구 도깨비는 안시성 싸움의 현장도 방문하여 고구려인들의 기개에 감복한다.
이어 삼태기 도깨비는 문화 유산이 가득한 백제 땅으로 시간여행을 한다. 백제 땅이라 해도 참으로 풍경이 낯익다. 바로 한강 유역 서울 땅이기 때문이다. 도깨비는 삼국 통일의 위업을 달서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근초고왕뿐 아니라 백제의 문화유산까지 두루 살펴본다. 
달걀 도깨비가 신라로 날아가, 가장 늦게 일어났지만 차근차근 힘을 키워 통일을 이룬 신라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양반 도깨비는 달걀 도깨비의 미션에 이어, 삼국 저냉의 현장으로 달려간다. 그 곳에서는 신라가 옛 백제, 옛 고구려 사람들과 함께 당나라 군대를 몰아내고 있었다, 이렇게 여러 도깨비들의 활약으로 역사 속 궁금증을 풀어주는 미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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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명식 작가는 한국사를 처음 접하는 초등 저학년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도깨비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우리 역사를 거슬러올라가 미션에 도전한다는 설정을 두었다. 또한 특유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더해, 독자의 상상력이 나래를 펴는 것을 도와준다. 때론 귀엽고, 때론 웅장한 느낌의 일러스트레이션을 교차해 배치함으로써 독자의 상상력도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다. 

<안녕? 한국사>에서 스토리텔링 도깨비 동화만으로는 설명력이 부족했던 부분은  "자세히 보기" 코너에서 집중 파고든다. 예를 들어, 백제의 농기구들의 모양과 이름 등을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소개하는데, 덕분에 '종가래'니 '자귀'니 하는 옛 농기구를 새로 알게 되었다.  이런 고고학 자료는  실사 사진자료도 아울러 소개하는 것이 초등학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정확한 지식을 습득하는데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가장 좋은 것은 직접 박물관이나 유적지에 아이들을 데려가는 것일테지만 말이다.    <안녕? 한국사> 덕분에 웬일인지 우리 역사에 급 호기심을 표하는 아이와 함께 주말에는 백제 몽촌토성이라도 들려보고 싶다. "여기는 서울 같은데?" 하면서 백제의 유적지를 지나면서도 옛 백제땅인지 알아보지 못했던 삼태기 도깨비의 모습에서, 역사에 무관심한 우리들의모습도 부끄럽지만 겹쳐 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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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 - 성의 기원을 밝히는 발칙한 진화 이야기
존 롱 지음, 양병찬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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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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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의 길고 매끄러운 허리선을 연상시키는 표범의 유선형 몸체. 강렬한 핑크빛 띠지에는 "처음에는 낯을 붉히다가 이내 즐기게 될 것이다!"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게다가 <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라는 제목이라니! 제러드 다이어몬드(Jared Diamond)가 강력히 추천한 책이라니 당장  덥석 집어 읽고 싶어진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겠지만 고생물학계에서는 유명 스타인 존 롱 박사(John A. Long, 1957~) 가 2011년에 출간한 이 책의 원제는 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동물의 성을 탐색하는 제목에 웬 오리가 등장하냐고? 아르헨티나 오리 중에는 몸길이에 버금가는 38cm의 생식기를 가진 개체도 있다 한다. 그렇다고 <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가 영장류나 오리의 성생활에 관한 과학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이 책의 저자인 존 롱 박사는 인류니 포유류를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 고생대의 어류에 집중하여 그 누구도 선보일 수 없었던 과학적 상상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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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Research Medal of the Royal Society of Victoria (Earth Sciences 분야)"를 수여받는 명예를 안았던 존 롱 박사는 자신의 과학적 발견과 업적을 동료 학자들만 알고 있는 것이 못내 아쉬웠나 보다. <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연구 주제-성의 진화사와 섹슈얼리티- 와 연구 과정에서의 뒷담화까지 소개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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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전반부(1-7장)에서는 주로 존 롱 박사가 실험실에서 '유레카(Eureka)'를 외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후반부(8-12장)에서는 보다 본격적으로 화석자료를 토대로 고생물의 생식기 구조 및 성행위에 대한 가설을 제시한다. 마지막에 해당하는 13장과 14장에서는 <정자전쟁(Sperm Wars)(1997)가 촉발한 논쟁을 중심으로 정자 간 경쟁이론과 진화발생생물학(약칭 evo-devo)에서의 성의 진화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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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롱 박사를 실험실 밖, 구글(google)에서까지 유명하게 만들어준 것은 사실 그의 연구 업적 자체보다도 대중과 소통하는 그의 능력 때문일지도 모른다. 실제 그는 고국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저술활동이나 강연을 통해 고생물학을 대중에게 흥미롭게 전달하는 전달자(key science communicator)로서도 뛰어나다. <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 역시 그의 이런 재능을 드러내주는 책으로서, 그는 무려 3억 8000만 년 만에 세상 나들이를 한 ‘틱토돈티드’의 화석에서 탯줄을 찾아낸다. 그와 동료의 과학적 상상력은 더욱 나아가 그는 틱토돈티드을 '모든 현생 어류의 어머니'라 하며 그 화석을 바탕으로 틱토돈티드의 성행위를 담은 영상물을 제작해서 영국 여왕 앞에서 상영하기에 이른다. 물론 그의 유레카적 발견은 이미 논문화되어 네이처(Nature) 지에 실렸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과학자로서의 존롱은 솔직하게 연구비와 명예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다. "연구가 자동차라면 연구비는 기름이다. 기름 없이 굴러가는 차는 없다. (67쪽)"며 논문발표전까지 철저한 보안을 유지한다든지, 고생대동물의 성생활 에니메이션 제작이라는 센세이셔널한 퍼포먼스를 벌인다든지 하는 그는 차라리 솔직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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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롱은 고생대 물고기의 성생활에서 나아가, 독자들에게 친숙한 보노보 원숭이, 오리, 멍게, 상어, 펭귄, 개와 고양이 등 다양한 동물을 예로 들어 동물의 섹슈얼리티를 탐색한다.  짝짓기가 끝나면 자신의 생식기를 잘라버리는 따개비, 동성 펭귄을 사랑해서 동화책 주인공이 되기도 한 게이 펭귄 커플, 펠라티오와 유사한 행위를 하는 염소, 심지어는 '며느리도 알 수 없는' 공룡들의 성생활에 대한 가설을 소개하니 대중의 호기심이 자극받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 그가 수억 년에 이르는 성의 진화사를 재구성하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책 제목처럼 <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 남는다>가 아니었을까? 단, '섹시'라든지 '성적 즐거움' '유희로서의 성'이란 개념은 인간 중심적인 것으로서 고생물이나 여타 동물에게 무차별 적용하는 데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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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으로 독자로서 이 책의 역자 양병찬에게 그 해박한 과학 지식과 매끄러운 번역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포항공대 바이오통신원으로 의학및 생명과학 기사를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하는 그의 번역실력이 아니었더라면 은 한국의 독자들을 찾기 어려웠으리라. 전문 과학용어는 출판사 측에서 각주로 해설해 주어, 고생물학 문외한의 독자가 친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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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매지쿠스 마술적 인간의 역사 - 그림 속으로 들어간 마술사들
오은영 지음 / 북산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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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매지쿠스, 마술적 인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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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매지쿠스, 마술적 인간의 역사>의 책장을 넘기다 두 가지 점에서 놀랐다. 가장 먼저 저자의 매혹적인 미모에 놀랐다. 항공사 승무원으로 사회생활을 하다가 취미로 배운 마술에 매료된 오은영은 직업 마술사의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 놀라움은 저자의 대범함. 저자는  "마술은 인간의 삶 그 자체였고 인간은 마술적인 삶을 줄곧 살아왔다(9쪽)"라며 '호모 매지쿠스(Homo Magicus)' 라는 신조어를 제안한다.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나  호이징아의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등의 용어는 들어보았지만, '호모 매지쿠스(Homo Magicus)'라니! 직업 마술사로서 "마술이 인류의 역사에서 주변이 아닌 존재양식 그 자체(8쪽)"이라고 주장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과연 어떻게 인간의 '호모 매지쿠스'성을 입증해낼 것인가? 궁금해졌다.

대학(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사학을 전공한 오은영은 인간을 호모 매지쿠스로 그려내는 데에  전공인 역사에 기대기로 했다. 그 중에서도 서양 미술사. 안타깝게도 올 2월 타계한 미술 해설가 (고)윤운중의 도움과 조언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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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은영

여타 미술사 책에서 자주 접하지 못 했던 명화와 역사적 자료들 덕분에 <호모 매지쿠스>는 비단 마술 전문가뿐 아니라 문외한에게도 예술적 호기심을 일깨우고 지적인 즐거움을 충족시켜준다. 서양미술사를 전공하지도 않았을텐데, 그 방대한 자료를 '마술'을 키워드로 재구성 편집해낸 저자의 노고가 놀라웠다. 다만 루브르 박물관만도 천여번을 들락일만큼 미술사에 흠뻑 빠졌던 윤운중의 해석을 1차자료 삼아 오은영이 2차 해석을 한 것인지, 아니면 저자만의 독자적인 미술사 다시 읽기 작업인지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생각이 책 읽는 내내 들었다. 


 또한 저자가 야심 차게도 인간을 '마술'이라는 키워드로 재조명하겠다며 '호모 매지쿠스'라는 신조어를 제안했지만 지나치게 서양미술사의 자료와 유럽과 북미에서 활동한 마술가들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반쪽짜리 호모 매지쿠스 이야기가 되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도 남는다. 물론 동양 / 서양이 이분되는 세계가 아니며, 저자도 빅토리아 시대 인도의 마술이나 저자 학창 시절의 분신사바나 야바위 게임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하지만, 동양에서의 마술의 개념이나 실천을 독자적으로 다뤘다기보다는 흔한 설명 구도인 '오리엔탈리즘'의 틀에서 소개하는 선에 그쳤다.  

하지만 저자가 <호모 매지쿠스>를 집필하게 된 진정한 의도를 곱씹어 생각한다면, 이런 비판은 슬그머니 내려두고 싶다. 저자 오은영은 마술을 단순한  쇼로써, 마술사 역시 엔터테이너로서만 좁게 보는 데 의문을 제기한다. 인간의 삶에서 마술은 어느 하나의 독립된 영역으로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삶의 양식과 얽혀있고, 인간이 상상하고 초월을 꿈꾸는 존재인한 마술은 앞으로도 인간과 함께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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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매지쿠스>에는 마술과 관련한 명화, 포스터, 사진이나 책의 삽화 등 다양한 자료를 배치하고 있어 문화사나 미술사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훌륭한 자료를 제공해 준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유럽과 북미에 치우친 자료이기는 해서 정작 한국이나 동양에서의 유명한 마술가나 마술적 실천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서양에서 활약한 마술사나  흥미로운 이벤트에 대해 새로 알게 될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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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부양이니, 카드마술, 탈출 마술 등에 관련한 다양한 에피소드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모자 마술'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토끼 출산 소동"이었다. 영국의 메리 토프트(Mary Toft)이 토끼를 출산했다는 소문에 궁정의사까지 파견되어 진위를 확인했을 정도로 1700년대 영국을 떠들석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물론 후에 사기로 판명되었지만 1800년대에 모자에서 흰 토끼를 꺼내는 마술에 영감을 주었음을 틀림 없다.  '토끼 출산 소동' 에피소드가 "마술과 섹슈얼리티, 매혹적인 여자들"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부제 아래 소개되는 점이 독자로서 의아스럽지만(마술이 남성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이야기와 함께 마녀사냥 사례를 소개하긴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 '마술과 섹슈얼리티'라는 부제를 달았는지?),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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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척추가 위험하다 - 평생 바른 몸 만드는 내 아이의 자세 습관
이동엽 지음 / 예담Friend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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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척추가 위험하다

평생 바른 몸 만드는 내 아이의 자세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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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완성은?"이라는 질문에 대다수 한국인들은 주저 없이 "몸매"라고 대답할 것이다. 스마트폰 집단 중독시대에 사는 만큼 "손에 들린 책"이라 답할 독서애호가는 어쩌다 있을지라도, "패션의 완성은 척추"라고 생각할 이는 매우 드물 듯하다. 사실 척추 건강은, 평생마라톤인 인생의 행복지수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한 데도 말이다. 여기 "척추가 바로 서야 아이의 인생도 바로 선다"라는 이가 있다. 바로 세 아이의 아빠이자, 20여년을 척추전문의로 활동해온 이동엽이다. 그는 척추 건강이야말로 아이의 평생 행복을 위해 부모가 가장 근본적으로 신경 써주어야 할 항목이라고 한다.  

저자 이동엽이 의사로서 가장 듣기 싫어하는 소리이자, 척추 질환 아동의 부모에게서 가장 자주 듣는 반응이 바로 "방학 하면 다시 올게요."란다. 학교 성적을 더 중요시하기에 치료 시기를 자꾸 미루는 부모는 아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작 모르는 셈이다. 이동엽은 경험에서 나온 확신으로 주장한다. "성장기 척추건강, 성장기 바른 자세"가 아이의 여든 인생을 좌우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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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엽은 참으로 훌륭하신 부모님, 그리고 현명한 아내를 둔 복받은 사람이다. 사업가이신 그의 부모님은 어려서부터 "타인에게 신뢰와 호감을 주는 첫걸음이 바른 자세(p.91)"임을 역설하셨다고 한다. 어린 시절 짝다리로 서있으면 호되게 훈육 받은 덕분에 오늘날 이동엽은 '바른 자세 사나이'로서 척추건강을 설파할 수 있지 않을까? 

 세 아이의 엄마인 그의 아내 역시 현명하다. 아이의 밝은 미래가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과 비례한다는 고루한 생각을 버린 엄마이다. 대신 그녀는 아이들을 의자 감옥에서 해방시켜서 바깥놀이도 장려하고, 외식이 아닌 집밥을 열심히 해먹인다. 척추 건강에 왠 집밥이야기냐고? 척추도 좋아하는 음식이 있단다. 바로 수분과 칼슘. 구체적으로는 우유, 사골국, 두부 등의 음식은 물론이요, 수핵을 촉촉한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수분 섭취도 무척 중요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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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내 아이의 척추가 위험하다>에는 "바른 자세, 척추가 좋아하는 자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운동법 등 실용적 정보가 많이 실려 있다. 예를 들어, 척추에 부담을 주는 자세로는 소위 '책상다리 앉기,' 'W자 앉기'등이며 좌식 의자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요새 회사에서도 스탠딩회의를 많이 한다던데, 척추건강에는 앉기보다 서 있는 것이 좋다한다. 이동엽 의사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자극적인 표현을 마다하지 않았다. "오래 앉아 있을수록 수명이 짧아진다 (p.37)"는 말에 벌떡 일어나고 싶어지지 않을 이 있을까? 앉은 지 30분만 지나면, 인간의 몸은 인슐린 활동이 감소하기에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시키지 못해 비만과 당뇨를 유발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고 한다. 즉, 아이들의 성적을 올리고 싶거든, '진득하게, 엉덩이 땀띠가 날 정도로' 종일 앉아 있게 할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일어나 걸으며 책도 보고 바깥놀이도 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부록으로 실린 "척추를 건강하게 해주는 생활 개조 프로그램"을 참고하고, "척추 교정 스트레칭"을 자주 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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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 스마트폰 중독으로 자라목이니 목디스크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척추 건강까지 함께 걱정된다.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들이 책육아 안내서만 읽을 것이 아니라, <내 아이의 척추가 위험하다>를 읽고 아이의 척추만큼이나 미래의 인생도 곧게 설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한다. 아이들의 척추가 바로 서야, 미래의 건강한 국민이 가능하고, 나아가 대한민국도 건강해진다고 생각하면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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