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되는 동네빵집은 따로 있다 - 프랜차이즈를 이기는 동네빵집의 성공 비결 120
신길만 외 지음 / 원앤원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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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정도는 쌀 한톨 없이 빵만으로도 살 수 있었던 빵 애호가로서 <장사 잘되는 동네빵집은 따로 있다>라는 제목의 신간이 반가웠다.  빵집 창업에 가이드 삼으려는 이유가 전혀 아니었다. 방앗간의 참새마냥 거의 매일 들리는 동네빵집이 떠올라서였다. "한국인은 밥힘으로 산다"라는 검증되지 않은 민족주의적 믿음 아래, "현미밥 예찬론자"로 전향한지 십 년, 애써 눌러두었던 빵 사랑에 불을 지핀 그 빵집의 제빵사는 얼마전 세계제빵 대회에서 준우승의 상패를 받아오기도 했다. 가히 제빵계의 김연아에 비유하고 싶다. 얼음판도 별로 없는 대한민국 땅에서 태어난 빙상의 여제로 등극한 김연아만큼, 밀 자급률도 낮고 빵이 주식이 아닌 나라 출신으로 세계 대회에서 2등을 하다니! 자랑스럽기도 하거니와, 나의 후각을 자극하고 발걸음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그 비결이 궁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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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잘되는 동네빵집은 따로 있다>의 저자 신길만 교수는 '대한민국 빵 박사 1호'이자 동경빵아카데미와 동경제과학과를 졸업했다. 공저자 송영광은 프랑스 국립제과제빵학교에서 수학했고  현재 후앙과자점을 운영한다. 공동저자 이복섭 역시 제빵 기능사 자격증을 소지한 식문화연구소장이다. 저자들은 "동네 빵집 예비창업자"를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획일화된 메뉴의 프렌차이즈 제과점이 번화가를 잠식해가는 현실에서 지역밀착형의 차별화된 빵집으로도 얼마든지 승부수를 둘 수 있다는 확신이 집필의도의 근간에 있다. 그렇다고 막연히 장미빛 전망으로 빵집 창업을 재촉하는 것만은 아니다.  "프랜차이즈를 이기는 동네빵집의 성공 열쇠 120"이라는 부제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충고를 아낌없이 담고 있다. 실제 빵을 구워보고 판매해본 유경험자가 아니고서는 내보이기 어려운 삶 밀착형 고급 정보들이다.  

1부에서는 성공한 동네빵집을 실사례로 창업 노하우와 판매 전략을 소개한다.  해안가 지역의 주요 식자재인 생선으로 만들어 히트를 친 "생선빵"이라든지, '빵 스테이지'를 만들어 마치 짬뽕집 국수 뽑는 구경을 하듯 고객에게 빵만드는 과정을 공개하는 등의 구체적인 사례가 흥미롭다.

2부에서는 주저자이자 관광경영학과(광주대) 교수로서의 신길만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린다. 장래성 있는 비지니스로 성장해나가기 위해 동네 빵집을 경영하는 이의 마인드와 전략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준다. 사실 한국인들 입맛에 맛는 빵을 개발하라든지, 진열을 깔끔하게 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마음으로 빵을 만들라는 등, 저자가  제시하는 팁들은 들을 때는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데 막상 경영 현장에서는 원칙대로 지키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3부에서는 동네빵집 창업 준비, 경영 철학, 운영방법에 대해, 4부에서는 어떤 빵을 만들어 어떻게 잘 팔지를, 5부에서는 빵에 대한 A_Z를 살펴본다. 밀가루의 종류와 특성, 반죽의 배합과 부재료의 특징과 활용법 등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제빵 문외한으로서도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상식이다. 그 동안 순수 우리밀로 만든 빵이나 케익을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없음을 아쉬워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국산 밀의 글루텐 함량이 낮아서 제빵재료로 덜 적합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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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에서는 돌오븐으로 자연빵을 구워보자는 제안과 함께 구체적 기술도 알려준다. 돌오븐이라니, 프렌차이즈 빵집을 이길 수 있는 훌륭한 전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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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예비자 혹은 제빵사가 아닌 빵 구매자로서  <장사 잘되는 동네빵집은 따로 있다>를 읽다보니 저자들의 의도한 바와 다른 부분이 책 읽다 눈에 들어온다. 우선, "모두에게 사랑받는 빵집이 되기 위해서는 제조 20%, 판매 80%"이라는 법칙이 무척 인상깊었다. 실제 빵 맛보다, 빵을 만들어 파는 이들의 인품과 성향이 소비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일 것이다.

두 번째,  <장사 잘되는 동네빵집은 따로 있다>은 요즘 잘 나오는 책들과 달리, 편집에 별다른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듯 하다. 제시한 사진들은 크기가 너무 작거나 캡션의 설명과 잘 어울리지 않는 내용의 것이기도 했다. 맛과 향을 품은 빵을 다루는 비주얼 자료인데 밋밋한 흑백 사진에 작은 크기로 책에 실리다 보니 없으니만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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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소한 점을 제외하고는  <장사 잘되는 동네빵집은 따로 있다>는 빵집 예비 창업자들에게 훌륭한 바이블 역할을 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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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사를 보내고픈 우리 동네 빵집, 비싼 가게세 때문에 빵가격이 무척 높다는 단점을 상쇄시킬만큼의 풍미를 자랑하는 신선한 빵을 매일 구워준다. 호주산 유기농 밀가루에 최고급 건포도 등 정직한 재료를 써서 빵을 만든다. 가격 할인? 멤버쉽? 적립금? 1+1 행사? 그런 마케팅 전략 안 쓴다. 오로지 정직한 재료와 깊이 있는 맛으로 승부한다. 믿고 매일 들릴 수 있는 이런 동네빵집이 있어서 행복하다.
프렌차이즈 제과점에 밀리지 않고, 오래 가주었으면 더 커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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