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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일반판)
올리버 색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알마 / 2016년 5월
평점 :
Gratitude
<고맙습니다>, 책을
덮고나서 책 표지 제목을 다시 한 번 본다. '고맙다!' 올리버 색스의 인생관과 인품을 이보다 더 간결히 압축하는 인사가 있을까? 사실
불량독자인 나는 그의 책을 딱 두 권 읽어보았을 뿐이다. 그래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심지어 경건한 기분에 사로잡혀서 '고맙습니다'라는 목소리가
에코처럼 따라붙는 듯 했다. <고맙습니다>의 옮긴이 김명남은 서가에 올리버 색스의 책만 모아 둔 공간이 있는데, "나는 아마 나란히
꽂힌 그의 책들 중에서도 이 작은 책을 가장 자주 떠올릴 것이다."라 한다. 옮긴이는 올리버 색스의 문장을 그대로 빌어와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면서' 이런 작가와 교제를 나눌 수 있었던 우리의 시간이 '그 자체로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임을
늘낄 수 있다 (61쪽)"고 색스를 향한 무한 애정과 존경을 보내는데, 나 역시 <고맙습니다>를 읽고 나서 같은 문장이 머리 속에
가장 크게 남았다. "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29쪽)" 분명 죽음을 향해 서서히 육신이
쇠락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는데, 그는 죽음에의 두려움을 건강한 창조력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의 경우, 승화는 글로서 이뤄졌다. 그래서 우리
독자가 <고맙습니다>를 이렇게 애잔한 안타까움에 젖어 읽을 수 있는 것이고.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이렇게 아름다운 글들을 빚어내는데,
올리버 색스가 다만 6개월이라도 더 살았더라면 독자에게 어떤 글을 더 선물할 수 있었을까?
<고맙습니다>를 읽으며,
올 상반기 굉장한 감동을 주었던 장영희 교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겹쳐 떠올렸다. 장 교수 역시 암으로 죽음을 향해 가는
육신을 끌고 필사적으로 글을 썼다. 글로써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의 육신이 소멸된 이후로도 글로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해주리라 기대했다. 그것이
20년이건 30년이건 내일이건, 자신의 유전자로서의 자식을 남기고 싶거나 글을 남기고 싶은 본능은 충족되어야 한다.
자기 과시가 아니라 나눔과 고마움의
되갚음으로서.
그래서 나는 색스의 인품에 다시금
감탄하고, 배우려 한다.
<고맙습니다>를 읽으며,
올 상반기 굉장한 감동을 주었던 장영희 교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겹쳐 떠올렸다. 장 교수 역시 암으로 죽음을 향해 가는
육신을 끌고 필사적으로 글을 썼다. 글로써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의 육신이 소멸된 이후로도 글로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해주리라 기대했다. 그것이
20년이건 30년이건 내일이건, 자신의 유전자로서의 자식을 남기고 싶거나 글을 남기고 싶은 본능은 충족되어야 한다.
자기 과시가 아니라 나눔과 고마움의
되갚음으로서.
그래서 나는 색스의 인품에 다시금
감탄하고, 배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