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경제학 - 경제인이 되기 위한 깊고 맥락 있는 지식
이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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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보는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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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고놈, 왠지 전문가 집단에서나 통할 비밀 공식과 숫자로 치장한 도도한 놈 같아 모른 척하고 싶은데, 그러자니 왠지 나만 손해 보게 될까 싶은 조바심에 손 놓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까막눈 주제에 경제학 교과서를 뒤져보자니 '억!' 소리만 나오는데……. 이럴 때 경제 전문가가 속 시원히 농축액 몇 숟가락 떠 먹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얇팍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고기를 잡아달라는 의미가 물고기 잡는 감각을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각종 경제 뉴스와 경제 정책을 접할 때 '호갱'이 돼서 휘둘리지 않고, 어떤 프레임에서 해석할지 방향이라도 누가 제시해주었으면 싶다. 그런 욕심에서 만난 저자가 바로 이진우이다.

 한국기자협회 경제보도부분 기자상을 받은 경제전문기자이자,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의 진행자로서 그에게는 '경제탐정'이라는 별칭이 붙어 다닌다. 출판사 측의 소개글을 인용해보자면, 이진우는 "경제 사안을 살필 때 원인과 과정을 중요시하고, 관계자 모두의 입장을 고려하는 습관" 때문에 탐정으로 불리며 동시에 여기저기서 모셔가고 싶어하는 탁월한 경제해설가라 한다. <거꾸로 보는 경제학>을 읽고 나니, 그가 '일상의 경제학'에 주목하여 대중의 눈높이를 친절하게 맞춰준 경제해설자라는 평에 공감한다.


*
경제 전문가 이진우 기자가 90%를 위한 경제학, 일상과 접점을 이루는 경제학을 지향함은 <거꾸로 보는 경제학>의 목차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총 4장 구성의 각 제목은 다음과 같다. 1장 ‘경제는 계속 성장하는데 왜 우리는 점점 가난해지는가,’ 2장 ‘소비자가 될 것인가, 호구가 될 것인가,’ 3장 ‘국가는 성적으로 말하고, 국민은 피부로 말한다,’ 4장 ‘경제 이론으로 인간의 삶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경제 비전문가들도 한번쯤 궁금해봤을 질문들을,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자주 접하는 소식들과 엮은후 해석을 해준다. 그의 최대 강점은 '진단'하고 '답'내리는 판결자 역할이 아닌, 독자가 경제 현상 이면의 그물망을 들쳐볼 수 있도록 맥락을 제시하고 해석의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 스스로 미디어매크로(Mediamacro)라는 용어를 빌어 말하길, 자신의 글 역시 "필자만의 좁은 생각에서 나온 글들이므로 넓게보면 '미디어매크로'의 범주에 속한 편협한 스토리일 가능성이 크다. 독자들도 그렇게 바라보고 그렇게 의심해주면 좋겠다.(7쪽)"라며 해석의 다양성을 자극한다.
 

 

총 22개의 소챕터 모두 흥미롭지만 그 중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이슈들은 "밤에는 왜 택시가 잘 잡히지 않을까? (32쪽)", "세금에 붙는 이자는 누구의 것인가?"(106쪽) 등이다. 전체적으로 그의 논의를 따라가다보면 '역발상의 혁신성'에 게슴츠레 떴던 눈을 크게 뜨게 된다. 제목 <거꾸로 보는 경제학>처럼, 기존 나의 상식을 뒤흔드는 해석이 많았다. 경제 현상의 일면이 아닌 다면을 중층적으로 파악하는 훈련이 체화된 기자와 범인의 차이가 아닌가도 싶다.

*

 

 

 

 

예를 들어, 평소 나는 제왕절개 출산비율의 증가를 '과잉의료화'라는 부정적인 코드로만 해석해왔는데 이진우 기자는 이를 정부의 인구조절정책 실패에 따른 부작용으로 해석한다. 저출산으로 인해 산부인과의사들의 기대수입이 낮아지자 그 영향으로 제왕절개시술비율이 높아졌다고 한다. 저자는 공무원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도 내 고정관념과 다른 이야기를 내놓았다. 공무원 연금 문제를 연금 사슬이라는 맥락에서 본다면, 단순히 '많으니 줄이자'의 답을 도출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공무원의 연금 수준이 높아야 하고 손대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공무원 연금 개혁 문제를 대할 때 저울의 다른 한족에 그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를 부작용도 함께 올려놓고 저울질해야 한다. (54쪽)". 공기업 퇴직자의 낙하산 인사 역시 무조건적으로 막았을 때, 재직 중 뇌물 수수가 횡행하게되지 않을까 저울질하라는 것이다.

*

지금 이 글을 카페에서 2잔째 라테를 마시며 쓰고 있는데, 나 같은 '까페애호가'를 카페 사장들은 '계륵'으로 본다고 한다. 계륵을 몰아내기 위한 전략으로 에어컨 쌩쌩하게 가동시키기가 있다는데, 지금 손끝이 저릴 정도로 오한이 든다. 까페 에어컨 찬바람이 엄청나게 잘 돈다. 저자는 이 아이디어를 본인의 아이들에게 적용해봤다 한다.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몇 시간 째 노는 아이들 친구들더러 뛰지 말라고 잔소리하는 대신 에어컨을 꺼버렸더니 15분도 안 돼서 밖으로 나가더란다. 핵심은 '자연스럽게'이다. 중앙은행이 하는 일을 설명하기 위해 계륵 퇴치법으로서 에어컨 가동전략을 소개한 이진우 기자의 필력에 유쾌한 미소를 지으며 <거꾸로 보는 경제학>을 다시 만지작거린다.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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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위인전 - 위인전에 속은 어른들을 위한
함현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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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위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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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하게 시작해보자. 다들 그런 경험 있지 않은지?  화장실이라고는 가지 않을 것 같은 공주풍 연예인 역시 하루 서너 번은 화장실을 들락인다거나, 그 위대한 세종대왕이 수십 명의 자식을 거느렸다는 사실에 충격받아 보지 않았는가? 초등학교 시절, 내가 그랬다. 자고로 위인이라면 범인과 대극점, 저 높은 곳에서 무결점의 완전을 빛내는 별인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커갈수록 '위인' vs '범인'이 이항대립의 범주가 아님을 안다. 우리 안에 위인 있고, 위인 안에 범인 있고, 한 마디로 위대함과 찌질함은 따로 가는 속성이 아니다! 이렇게 "위인전에 속은 어른들을 위해" <딴지일보>의 기자 함현식은 대놓고 위인들의 찌질함을 폭로한다. 딴지일보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찌질한 위인전>을 통해. 저자 스스로가 대한민국의 주류 엘리트 코스와는 달리 학사 출신으로 11개월이나 백수 생활을 거치며 "찌질의 구렁텅이(출판사 측 저자 소개의 표현에 따르면)"에서 허우적 거려보았단다. 그 "백수생활" 시기에 만났던 김수영과 고흐에게서 찌질함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가능성을 보았다. 저자는 "위인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어두운 면모를 밝힘으로써 그들을 범인의 수준으로 끌어(6쪽)"내리거나 "우리들 각자의 찌질함을 그냥 보아넘어가주자는 식의 얄팍한 합리화 (6쪽)"를 위해 이 책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위인들의 스스로 찌질함과 어떻게 맞서 싸우면서 업적을 남겼는지 그 과정에서 배움을 얻자는 의도로 책을 썼다 한다.
*
<찌질한 위인전>을 먼저 읽은 독자들의 평이 우호적이어서 기대를 하고 책장을 펼쳤다. 역시나 저자 함현식이 가장 깊이 생각해본 인물인 김수영과 고흐 이야기가 전면에 배치되었다. 나 역시 대학입시를 위한 반 강제 자율학습이 밤 11시까지 계속되던 상황에서도 "도서관 열람 시간에 꼭 가봐야 한다"라는 엉뚱한 조퇴사유를 대어 도서관에서 빈센트 반 고흐 평전을 뒤적이던 팬이 아니던가. 존경하는 반 고흐에게서 함현식 작가가 찌질함을 끄집어내겠다는데 호기심은 더욱 커진다.  
<반 고흐, 사랑과 광기의 나날>(데릭 펠, 세미콜론)과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예담)의 책을 중점적으로 참고한 저자는, 아니나 다를까 반 고흐의 경제적 무능을 찌질함의 속성으로 제시한다. '비운의 천재' 고흐는 살아서는 단 한 점의 유화만을 팔았을 만큼 경제적으로 궁핍하였다. 게다가 미친 몰입과 열정으로 땡볕 아래서 태양의 빛을 화폭에 담으며 유화물감을 두텁게 칠했던 그에게 그림재료비는 얼마나 많이 필요했겠는가? 다행히도 그런 반 고흐를 이해하고 지원해주는 자가 있었으니 동생 테오였다. 외로웠을 반 고흐는 동생과 예술혼을 공유하고 이해받으며 그를 천군만마로 삼았다. 
반 고흐 외에도 아내에게 손찌검했던 시인 김수영, 억척스러운 현실 감각 떨어지는 가장으로서의 이중섭, 완전한 사랑을 위해 기꺼이 화려한 여성편력을 보인 리처드 파인만, 이름조차 지워지고 반역자로 처단된 천재 허균, 파울 괴벨스, 평화주의자라고만 보기엔 보수주의적 행보로 시작했던 마하트마 간디, 마초성 과시에 탐닉했던 관계의 파괴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넬슨 만델라, '가장 성공한 소시오패스'라고도 불리는 인격장애자 스티브 잡스, 자기비화와 체념을 노래의 양념 삼았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등이 '찌질한 위인'으로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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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일보에 일정 기한 마감 시각 제한을 두고 연재한 글들인 만큼 아무래도 초반부에 소개된 인물 분석의 밀도가 훨씬 높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김수영, 반 고흐, 이중섭에 대한 밀도 높은 인물분석과 에피소드 소개는 다시 읽고 싶어진다. 하지만 인물당 2권 정도의 참고 문헌을 섭렵하고 분석한 글인만큼, 일부 분석에서는 저자 함현식의 목소리보다도 1차 자료 저자의 목소리가 압도적이라는 인상도 받았다. 예를 들어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관계 파괴자'로 규정하고 찌질함을 분서하는 데에 함현식은 '제프리 메이어스'의 평가에 많이 기댄다. 왜 다른 위인들에게서는 가족력으로서의 우울증이나 정신 장애를 지적하면서, 함현식은 왜 헤밍웨이의 자살 가족력은 언급하지 않았는지 무척 궁금하다.
요새는 어린이 책에서도 '위인'이라는 말대신 '인물'이라고 쓰기도 한다(비룡소 <새싹 인물전> 등). 위인이 너무 빛나 바라볼 수도 없는 태양이 아니라 여러 부정적 속성을 극복하거나 그것을 되려 발전의 원동력 삼아 나아가는 인물이라는 의미에서......."찌질함은 위대함의 일부였다." 그러니 우리도 우리에게서 가능성을 인정하고 발현해보자! <찌질한 위인전>이 주는 위로와 자극의 메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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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페이지 중반 "1885년, 허봉은 나이 서른 다섯에 벼슬길이 완전히 끊겼다"에서 1885년은 1585년으로 수정되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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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오늘
법상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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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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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가뭄으로 마른 한국의 산천지만큼이나 출판계 역시 가뭄이라지만 예외가 있으니 바로 컬러링 북의 대 유행. 컬러링 북의 유행은 "저녁이 있는 삶"은 커녕 '주 5일 근무제에도 피곤에 찌든' 한국인이 기대는 자기만의 동굴로서의 침잠이자 개인화된 치유라고 해석된다. 차마 말하진 못해도, '누군가 건조한 삶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주었으면, 누가 날 위로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컬러링 북을 찾게 하는 게 아닐까?  그런 따뜻한 보듬음을 원한다면 법상 스님의 <눈부신 오늘>을 추천한다. 표지부터가 노오란 개나리 빛, 페이지마다 총천연색의 아름다운 사진이 삽입되어 있다. 스마트폰으로 사시가 될 지경인 눈이 편안해지고, 여백의 편집에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마음에도 여유가 찾아든다.  

법상스님은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를 공부하고, 16년간 군법사로 활동하며 '비종교적 종교인'을 자처해왔다. 스스로 마음 공부에 매진하면서도 더 많은 대중에게 이를 전하고자 불교방송 (BBS)에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반야심경과 마음공부 등 불서를 꾸준히 펴내 오고 있다. 2005년에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꾸준히 책을 펴내오던 그가 3년 만에 대중에게 선보이는 <눈부신 오늘>은 제목 그대로 '눈부신 오늘, 오늘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서문부터 법상 스님은 <눈부신 오늘>이 밥을 숟가락을 떠서 먹여주는 류의 책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아무리 현명할지언정 스승에게 답을 전적으로 기대지 말라는 메세지는, 인스턴트 시대 '떠 먹여주는 밥'에 익숙해진 독자들을 뜨끔하게 한다. 즉, <눈부신 오늘>을 읽고 '오늘의 눈부심' 을 재발견할 몫은 오로지 독자 앞에 놓인다. 

 

  '해야 할' 일에 대한 압박감 때문인지, 독자로서의 제 몫을 하기 어렵다. 법상 스님의 말씀이 모두 마음에 와서 박히지는 않으니 말이다. 나 자신이 세속적 범인이기에, 나를 괴롭히는 인연 조차도 다 긍정하라거나, 부정적인 말도 다 흘려보내라는 메시지가 '머리로는 수긍해도, 마음으로 인정하긴' 어렵다. 그 와중에 가장 마음에 쏙 와서 박히는 충고는 일상의 명상법인데, 무척 쉽다. 이름하여 '감사와 사랑의 호흡명상.' 숨을 들이쉬면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숨을 내쉬면서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란다. 법상 스님은 자비와 사랑은 많이 표현할수록 마치 눈덩이 굴릴수록 커지듯 더 커진다는데, 범인의 귀에도 그 말씀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오늘의 눈부심'은 결국 내 마음에 있다는, 내가 만들기 나름이라는 메시지. <눈부신 오늘>을 통해 다시 확인한다.
 
 

다가오는 여름에는 <눈부신 오늘>에 실린 풍경 사진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해볼까나........'오늘의 눈부심'을 찾기 위해서는 왠지 걸어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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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2 - 실천편 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2
이와이 도시노리 지음, 황세정 옮김 / 까치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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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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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이 무섭다. 만화여서 얕잡아 보았다. <아들러 심리학 1,2> 제목 앞에 '만화로 읽는'이란 문구에 얕잡아 보았다. 한국에서 출판된 책들과 반대 순서로 진행되는 페이지 배치하며, 일본 작가들이 기획하고 썼기에 일본 특유의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하며 책을 집어 들었다. '만화니까.......'하면서 메모지도 꺼내놓지 않고, 편하게 읽다가 몇 분 안에 가방을 뒤져 펜과 메모지를 찾아냈다. 마음 뜨끔뜨끔하게 찌르면서도 놓치기 아까운 주옥같은 충고가 넘쳐나서 뭔가를 적어두어야만 할 것 같았으니까. 

*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최근 일본에는 아들러 심리학 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아들러 심리학을 일반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면서도 실천의지까지 자극하는 실전안내서로서 나온 책이 바로 <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이다. 아들러 심리학을 요약서술한 파트와 만화 파트라는 이원화된 구조를 취한 것은 출간 취지에 부합하는 탁월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 챕터마다 먼저 아들러 심리학이 절실히 필요한 인물들이 아들러의 유령(?)에게 가르침을 받으면서 긍정의 변화를 이뤄낸다는 내용의 만화가 펼처진다. 이어 이와이 도시노리가 만화의 일화와 연관지어 아들러 심리학을 쉽게 설명한다. 그는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현재 상담하고 상담가를 양성하는 일에 종사하는 저자는 1권을 출간한 이후 독자들의 열렬한 성원으로 2권까지 연달아 출간하게 되었다며, 책의 활용법을 제시한다. 먼저 통독을 하고, 두 번째는 글만 읽고, 세번째는 만화만 다시 보라 한다. 나 역시 이 책은 한 번 읽고 '다 보았다'기에 미안해서 그 방식으로 다시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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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가 프로이트니 융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심리학의 3대 거장이라 한다. 신장154cm라는 신체적 약점과 7형제의 둘째로서 형의 그늘에 가려 있던 열등감을 극복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빈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스물 다섯 살에 이미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이후 정신과의사가 되었다.  프로이트 학파의 일부에서는 아들러를 '배신한 제자'라 표현하지만, 아들러는 프로이트의 강의에 한 번도 출석한 적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받은 적이 없다. 즉, 독자적으로 자신의 길을 갔으며 특히 192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후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된다.

*

 

약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출간된 <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1권과 2권 모두에서, 아들러 심리학을 깔끔하게 시각화한 표가 등장하는데, 자기결정성, 목적론, 전체론, 인지론, 대인관계론을 그 키워드로 제시한다. 흥미로웠던 점은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가족, 지역, 직장 등의 공동체 안에서 느끼는 소속감이나 공감, 신뢰감, 공헌감을 총칭"(1권 24쪽)한 "공동체 감각"을 중요한 가치관으로 제시한다. 어찌보면 단순해 보이고, 어떻게 보면 거창해보이는 이론인데 <만화를 읽는 아들러 심리학>을 읽다보면 의미가 쏙쏙 들어온다. 또한 실제 아들러의 밀착 멘토링 덕분에 삶의 변화를 맞은 주인공들을 보면, 독자 역시 내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는 욕구와 실천의지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실제 저자는 아들러 심리학을 "인간의 무한의 가능성을 가르쳐주는 심리학 (2권 230쪽)"이라며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과거에 고착되어, (자기 스스로가 규정한) 불행의 원인을 환경이나 타자에서 찾는 자기 파괴적 행위를 그만두고, 건설적으로 스스로를 바꿔보라는 메세지가 책 전반에 흐른다. 물론 변화란, 현재의 편안함(comfort zone) 밖으로 걸어나가 새로운 유형에 도전하는 과정이기에 용기와 결단이 따른다. 용기 역시 타인의 과잉칭찬이나 외부의 자극으로 얻는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용기를 부여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만 생각하지 않고 '공동체 감각' 속에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만화를 읽는 아들러 심리학>, 날 많이 돌아보게 한 책이었다. 한 동안 손 닿는 곳에 꽂아두고 자주 다시 꺼내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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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1 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1
이와이 도시노리 지음, 황세정 옮김 / 까치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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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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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이 무섭다. 만화여서 얕잡아 보았다. <아들러 심리학 1,2> 제목 앞에 '만화로 읽는'이란 문구에 얕잡아 보았다. 한국에서 출판된 책들과 반대 순서로 진행되는 페이지 배치하며, 일본 작가들이 기획하고 썼기에 일본 특유의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하며 책을 집어 들었다. '만화니까.......'하면서 메모지도 꺼내놓지 않고, 편하게 읽다가 몇 분 안에 가방을 뒤져 펜과 메모지를 찾아냈다. 마음 뜨끔뜨끔하게 찌르면서도 놓치기 아까운 주옥같은 충고가 넘쳐나서 뭔가를 적어두어야만 할 것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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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최근 일본에는 아들러 심리학 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아들러 심리학을 일반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면서도 실천의지까지 자극하는 실전안내서로서 나온 책이 바로 <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이다. 아들러 심리학을 요약서술한 파트와 만화 파트라는 이원화된 구조를 취한 것은 출간 취지에 부합하는 탁월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 챕터마다 먼저 아들러 심리학이 절실히 필요한 인물들이 아들러의 유령(?)에게 가르침을 받으면서 긍정의 변화를 이뤄낸다는 내용의 만화가 펼처진다. 이어 이와이 도시노리가 만화의 일화와 연관지어 아들러 심리학을 쉽게 설명한다. 그는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현재 상담하고 상담가를 양성하는 일에 종사하는 저자는 1권을 출간한 이후 독자들의 열렬한 성원으로 2권까지 연달아 출간하게 되었다며, 책의 활용법을 제시한다. 먼저 통독을 하고, 두 번째는 글만 읽고, 세번째는 만화만 다시 보라 한다. 나 역시 이 책은 한 번 읽고 '다 보았다'기에 미안해서 그 방식으로 다시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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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가 프로이트니 융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심리학의 3대 거장이라 한다. 신장154cm라는 신체적 약점과 7형제의 둘째로서 형의 그늘에 가려 있던 열등감을 극복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빈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스물 다섯 살에 이미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이후 정신과의사가 되었다.  프로이트 학파의 일부에서는 아들러를 '배신한 제자'라 표현하지만, 아들러는 프로이트의 강의에 한 번도 출석한 적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받은 적이 없다. 즉, 독자적으로 자신의 길을 갔으며 특히 192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후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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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출간된 <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1권과 2권 모두에서, 아들러 심리학을 깔끔하게 시각화한 표가 등장하는데, 자기결정성, 목적론, 전체론, 인지론, 대인관계론을 그 키워드로 제시한다. 흥미로웠던 점은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가족, 지역, 직장 등의 공동체 안에서 느끼는 소속감이나 공감, 신뢰감, 공헌감을 총칭"(1권 24쪽)한 "공동체 감각"을 중요한 가치관으로 제시한다. 어찌보면 단순해 보이고, 어떻게 보면 거창해보이는 이론인데 <만화를 읽는 아들러 심리학>을 읽다보면 의미가 쏙쏙 들어온다. 또한 실제 아들러의 밀착 멘토링 덕분에 삶의 변화를 맞은 주인공들을 보면, 독자 역시 내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는 욕구와 실천의지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실제 저자는 아들러 심리학을 "인간의 무한의 가능성을 가르쳐주는 심리학 (2권 230쪽)"이라며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과거에 고착되어, (자기 스스로가 규정한) 불행의 원인을 환경이나 타자에서 찾는 자기 파괴적 행위를 그만두고, 건설적으로 스스로를 바꿔보라는 메세지가 책 전반에 흐른다. 물론 변화란, 현재의 편안함(comfort zone) 밖으로 걸어나가 새로운 유형에 도전하는 과정이기에 용기와 결단이 따른다. 용기 역시 타인의 과잉칭찬이나 외부의 자극으로 얻는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용기를 부여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만 생각하지 않고 '공동체 감각' 속에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만화를 읽는 아들러 심리학>, 날 많이 돌아보게 한 책이었다. 한 동안 손 닿는 곳에 꽂아두고 자주 다시 꺼내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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