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자마 파티에 동생들을 초대했더니, 짐채만한 메이크업 박스를 들고 왔서 놀랬더라는 지인의 말에 함께 웃었다.
좋아하는 건, 무거워도 무겁지 않은 법이다.
2리터 생수 6개 묶음에 휘청하는 엄마가, 12kg 아가를 가뿐하게 안아 올리듯,
나는 책 더미를 안아 들고 산에 오른다.
무겁지 않다(고 세뇌한다). 하긴 맥주 6캔이었던들, 안 무겁다 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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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라투르 [실험실 생활: 과학적 사실의 구성]
레슬리 컨 [여자를 위한 도시는 없다] 등등.
이번에 초대한 책들은 하나같이 가볍지 않다.
[바디 멀티플]이 가장 반가운 책이지만, 산을 내려오도록 어떤 책부터 읽을지 마음을 정하진 못했다.

왜냐하면....
[Born into my grandmother]
[우리는 셀크남]
[아기가 태어나면]
[How to prevent the next pandemic]
을 이미 나란히 읽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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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욕심도 독이 될 수 있다고 빨간 버섯이 혀를 멜롱 내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