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 제2국면]에서 경제학자 우석훈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요즘 대한민국 청소년들 (자발성 여부와 별개로) 독서량 정점은 "초4"이며 이후 계속 내리막길이라 한다. Q가 올라오면 '너투브'에서 바로 A를 찾아내며 디지털 세계의 고속도로를 누비는 이들에게, 해외 이민가면서 '브리태니커 대백과'전집과 'why?'시리즈를 몇 달이나 걸리는 배편에 실어 나르던 세대는 이질적으로 느껴질 것 같다.
'요즘 청소년, 책 안 읽는다 안 읽는다' 성토하면서, 청소년 교양서적은 꾸준히 양껏 쏟아져나오는 점이 항상 흥미롭다. 다양한 전공의 대학교수들이 자신의 강의노트를 각색한 청소년교양서를 펴내는 출판계 유행도 참 흥미롭다. 편집자들의 마법의 손길을 거쳐 나온 대학 강의노트는 이해하기 쉽고 재밌기 때문에, 특정 주제에 대한 입문서를 찾을 때 나는 종종 청소년교양서적을 뒤적인다. 요즘 청소년에게는 어떤 식으로 정보 전하고 소통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 이유에서 두 권을 읽었다.
[안전하게 로그아웃]은 서울대언론정보학교 김수아 교수가, [누가 내 머릿속에 브랜드를 넣어놨어?]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경영대학 김지혜 교수가 썼다.
[안전하게 로그아웃]의 저자 김수아는 서문에서 "온라인에서 무엇을 하지 말라는 식의 진부한...(중략)...그런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라고 밝혔는데, 실제 이 책을 읽으며 '가짜뉴스,' '디지털 시민윤리' '가상공간에서 자아정체감' '유투브와 생각 조정,' '잊힐 권리' 등 다양한 화두를 접할 수 있었다. [누가 내 머릿속에 브랜드를 넣었지?]의 저자는 실제 청소년을 키우는 엄마이자 학자로서의 저자가 자신의 얼굴사진을 전지현의 몸통과 합성하는 과감한 시도 등을 통해, 청소년 독자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전지현이 광고하는 음료 마시면 나도 날씬해질 거야 식 멘탈 시뮬레이션 예시).
"청소년을 위한" 이 좋은 교양서적의 홍수가 과연 독자로서 청소년의 요구 때문인가 궁금하다. 한 때 대학교육 단계에서 유통되던 정보들이 "청소년 타겟" 소프트 인문교양서로 가공되어 확산되는 맥락 또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