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무식" "까막눈"이라 자기를 낮춰도 "TMI(정보의 설사Too Much Information) "이 되레 조롱거리가 되는 시대인만큼 겸손한 애교의 표현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서예, 그 새로운 탄생] 전시회에서 '"까막눈"은 결코 애교가 아니구나'를 제대로 느꼈다. 서예 박물관 전시에 갔더니만 화선지 위 검은 글자는 그저 기호이더라. 세종대왕님이 아니계셨던들, 나는 일상은 커녕, 조롱받을 지경으로 까막눈이었겠더라.

[서예, 그 새로운 탄생]의 1부 제목인 "법고창신法古創新" 부터 알딸딸. 네이버 검색해서 뜻 확인.


갑골문자로부터 서예가 예술화된 명청(明淸)대까지의 작품들을 벗으로 삼아, 서사적인 임서와 새로운 창조를 선보이며 서예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선질과 혼을 품고자 합니다.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서예, 그 새로운 탄생] 2부에서는 설치 작품으로서의 서예를 통해서 그 편면성을 극복하려는 실험의지를 보인다. 


갑자기 대만 "Cloudgate Dance Theater"가 십 수년 전 시도하고, 이미 널리 알려진 현대무용으로 옮기는 서예작품이 생각났다. "관람객들이 획의 예술과 공간의 여백, 글씨의 빛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지만, 물질로서의 평면성 입체성을 떠나 비물질로서의 활자를 만들어 낼 시도까지는 어려웠을까?


https://youtu.be/nGQIrTs2FAw


[서예, 그 새로운 탄생] 3부. 실은 이 전시의 하이라이트일테고, 1부의 점잖고 우아한 "법고창신"은 이 3부의 화려한 색조화장을 위한 밑화장으로 기획되었으리라 추정해본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로서의 서예가! 



예술의 전당을 동네 까페 나들이가듯 드나들던 시기에조차 "서예박물관"은 찾을 이유를 못찾았다. 작심하고 [서예, 그 새로운 탄생]를 찾으니, 그림과 글자가 하나요, 혼과 물질이 다름이 아니요, 21세기 cloud와 마찬가지로, 옛 사람들은 글자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고 초월해 통했구나.

놀라운 느낌이었다. 서예박물관 좀 더 자주 찾아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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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12-02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위의 사진이 갑골문자인가요? 오래된 문자인데 제일 조형미가 살아있는 듯 보여요. 상형문자가 유래했으니 그렇게 보이는게 당연한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국립한글박물관은 가봤어도 서예박물관은 한번도 안가봤어요. 덕분에 오늘도 흥미를 더해갑니다.

2019-12-03 0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9-12-04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 전에 서예 한답시고
수도 없이 먹을 갈곤 했었는데...

재주가 없어서 그만 두길 잘했다
싶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