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6월에도 흥미로운 소설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의외로 소설의 주목 신간을 고르는 것을 쉬웠다. 그것들이 너무나 '당연스럽게' 인정되는 신간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 다섯 권을 살펴보자.  

  

 첫 번째 소설은 포르투갈의 떠오르는 신예인 공살루 티바리스의 『예루살렘』이다. 작년에 세상을 떠난 포르투갈 문학의 거장 주제 사라마구는 이 책에 대해 '서양 고전의 반열에 오를 만한 위대한 소설'이라고 평했다. 또한, 르 피가로는 작가를 '포르투갈의 카프카'라는 평가했다. 7년 전에 포르투갈에서 출간된 이 작품은 '예루살렘'이라는 종교적 의미와 정치적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예루살렘』의 배경 '미지의 도시'와 '어느 시대'로, 시간과 공간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지 않은 공간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이야기가 어느 시대에나 통용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나, 어느 시대에도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티바리스의 소설은, 사라마구의 소설처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이다. 

 

 

  

 두 번째로 다룰 소설인『스완 송』은 거대한 소설이다. 1500페이지에 이르는 거대한 노래이자 음악이다. 그런 이유로 7월에 내가 받는 책에 『스완 송』은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여름이고, 휴가철이라고 해도 이렇게 두꺼운 소설을 어떻게 2주라는 짧은 시간 안에 평가하겠는가? 그렇기에 내가 이 책을 보려면 직접 사서 봐야 할 것이다. 『스완 송』은 직역하면 '백조의 노래'이지만, 소설의 주인공의 이름이 '스완'이기 때문에 '스완 송'으로 번역한 것 같다. 이 소설은 『더 로드』나 『나는 전설이다』와 같이 인류의 암울한 상황이나 종말 이후를 다룬 '세기말 소설'에 속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성배의 전설'과 '어부의 전설'이 곁들어져 있어, 독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한다. 살아남은 이들의 이야기는 참혹하지만 아름답다. 하지만 나는 이 작품이 영화화되기를 원치 않는다. 그들의 얼굴이 욥의 가면으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영화를 보는 내내 눈에 거슬리리라. 

  

  세 번째 소설인 『홍수』에 대해 말하기 전에 '왜 이제야 나왔느냐'고 말하고 싶다. 이 소설은 『조서』보다도 더 오래 전에 계획된, 71세의 소설가 르 클레지오의 최초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홍수』는 『조서』 그 후의 이야기이며, 홍수로서 기존의 세상을 소용돌이 속에 던져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에 출간된 『홍수』에는 작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70여 페이지의 프롤로그가 추가되었다. 프랑수아 베송의 10일 동안의 배회, 그리고 홍수. 그것들이 마치 폭풍우처럼 한데 어우러져 독자들을 미로 속에 몰아넣는다. 

 

 

   

 내가 일본 소설은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이사카 고타로라는 작가는 왠지 끌린다. 그래서 나는 『마리아비틀』을 주목 신간에 넣었다. '킬러들의 광시곡'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소설은 질주하는 신칸센 열차 안이라는 밀폐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킬러들의 싸움을 그리고 있다. 작가 자신의 대표작 『그래스호퍼』의 뒤를 이었지만, 나 같이 고타로의 그 작품을 읽지 못한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두었다. 소설 한 편에 담긴 엔터테인먼트가 나를 어떻게 즐겁게 할지 기대된다. 악마 또는 천사 아니면 무속성의 남자들이 벌이는 이야기가 어떻게 어우러질지 다시 한 번 기대한다. 

 

 

  

 마지막 소설은 박범신 작가의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이다. 중앙일보 인터넷에 120회 분량으로 연재된 이 소설은, 39년차 작가 박범신의 39번째 소설이다. 이 작품은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라는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마술적 리얼리즘이 도입된 소설이며, 지금까지 그의 소설에서 보지 못한 특징들(하드고어와 같은)이 빈번하게 발견된다. '기이한 살인에 관한 보고서'는 직접 읽음으로써 독자들을 감동시키는 법이다. 제목에 대한 단서 역시 18페이지를 비롯하여, 소설을 주의 깊게 읽어보아라. 

 

 

 

 마지막으로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면, 이번에 출간된 소설들은 대부분 양이 두껍다는 점이다. 물론 300쪽도 되지 않는 『예루살렘』은 예외지만. 아마도 여기서는 주목 신간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모든 건 머지않아 밝혀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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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over 2011-07-03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보작 하나 더 고르라면?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정도.

고슴도치 2011-07-0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르 클레지오의 홍수를 꼽았다가 7월1일 출간작인 것을 보고 포기했답니다..ㅠㅠ
간발의 차이로;; 하아=3 참, 르 클레지오가 얼마전에 제주도 명예시민이 되었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덕분에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지요~ ㅋㅋㅋ

starover 2011-07-05 13:55   좋아요 0 | URL
와, 놀랍네요.^^ 르 클레지오가 명예 한국인이라니. 하루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요즘에 '나는 ○○다'가 엄청난 유행이다. 이벤트나 프로그램, 그리고 광고 등에서 이 '나는 ○○다'가 수없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의 유래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그것이 정답이겠지만, 나는 좀 더 깊은 역사로 들어가 보고 싶다. 

  

 '나는 ○○다' - 전설 

 
 아마 '나는 전설이다'를 보는 순간, 당신은 '아, 그게 있었지!'라고 손가락을 딱 튕길 것이다. 나는 전설이다.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 작품은 리처드 매드슨의 '세기말 소설'이자 좀비가 등장하는 소설이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2007)>로 소설이 탈바꿈되면서 ''나는 ○○다'가 점점 대중들에게 익숙해져 갔다. 그러나 얼마 안 가 그것의 열기는 수그러져 갔으며 결국 또 다른 무언가가 등장해야 했다.  

 

 

 '나는 ○○다' - 옵티머스 프라임 

  

 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 <트랜스포머: 어둠의 달>은 영화 <트랜스포머>의 마지막 시리즈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영화의 내용에 대해 묻지 않겠다. 이 영화가 크게 흥행하면서 옵티머스 프라임과 같은 로봇 산업이 활발해졌다. 그리고....... 옵티머스 프라임이 독백을 외듯 영화 마지막에 말하는 '나는 옵티머스 프라임이다'는 '나는 ○○다'의 서막을 올렸다. 그리고 그것에 힘입어 마침내 '나는 가수다'가 등장했다. 

  

 나는 가수다

    

 대중에게 제공된 '열린 오디션'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슈퍼스타 k'와 같은 프로그램이 바로 그 부류에 속하고 '나는 가수다'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전설이다』, <트랜스포머> 등으로 이미 대중들에게 익숙해진 '나는 ○○다'가 화려한 부활을 하게 되었다. 

 '나는 ○○다'는 결국 '나 자신'을 중심으로 여긴다는 존중을 기초로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가 끝나면 다시 이것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트랜스포머>가 끝나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 때가 오기 전에 '나'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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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형 2011-07-12 0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위의 글을 읽고 한 줄을 보태고 싶다.

다름이 아니라
2010.6월에 출판된 '나는 국력이다'라는 제목의 책이 고요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또한 그 전인 2004년 11월 3일 MBC 9시 메인뉴스에서 동일한 제목으로 방송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드리고 싶다.

취재의 동기는 국세청 직원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세금교육을 열심히 하는 학교현장을 찍어 전 국민들에게 알렸던 것이며, 이 제목과 관련해서 중앙일보 등 각 종 언론 매체에서 많은 뉴스로 취급을 했다는 사실도 알려드리고 싶다.

다시 말하면 위에서 다른 분이 언급한 연원은 맞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starover 2011-07-12 16:52   좋아요 0 | URL
음, 그랬군요.
어쨌든 이 글은 저만의 생각이라서 정확한 건 아니니까요^^
 

 1부에 이어서 2부를 진행하겠습니다. 

  

 4. 문학(에세이) 

  

 공지영이 2006년에 쓴 에세이가 재출간되었다. 빗방울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내리지만, 그 와중에 있는 빗방울 하나는 지극히 작고 소외되었다. 빗방울은 함께 내리는 것 같지만 사실 고독하게 땅에 떨어진다. 제목을 보니 문득 사람 사는 것이 '빗방울'과 같은 것 같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기간은 구름에서 땅까지 빗방울이 떨어지는 때까지만 유지된다. 산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수명이 짧은 사람이고, 지하 하수구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수명이 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모두 떨어진다. 그리고 그들의 양이 너무나 많아서 한 명 한 명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며, 그래서 그들은 각각 소외되었다. 그들이 뭉치면 엄청난 양의 물이 된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공지영 작가는 제목만 봐도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그녀의 에세이도 제목만으로 나를 사로잡았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실 제목은 이라크의 저항시인인 알바야티의 '외로움'에서 인용한 문구라고 한다. 이 책은 제목처럼 여러 시를 담고 있지만, 산문집이며, 동시에 J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하다. 

  

 『딩씨 마을의 꿈』의 작가인 옌롄커의 자전적인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제목에 드러나 있듯이, 작가가 아버지의 이야기를 회상하는 책이다. 작가가 써온 작품의 밑바탕을 제공하는 책으로, 친아버지뿐만이 아니라 작은 아버지와 큰 아버지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중국 역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 힘든 시절을 묘사할수록 작가의 눈물은 짙어져 간다. 그리고 그럴수록 그는 성숙해 간다. 중국의 보릿고개 이야기가 한국의 그 시절을 연상시켜, 많은 지금의 '아버지'들을 공감하게 한다. 한편, 유명한 소설가인 오쿠다 히데오의 야구장 에세이를 담은 『야구를 부탁해』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이 책은 야구만 다루는 게 아니라 이곳저곳을 누비는 히데오의 관찰기를 담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인 작가는 과연 억지로 야구장에 가는 것일까, 야구를 즐겨서 가는 것일까? 궁금하다.

 

 이번 한국 에세이들은 복간된 작품들로 대부분 이루어지나 보다. 1997년에 출간된 박노해의 옥중 에세이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한 시인의 투쟁을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희망과 자신으로 가득 차 있다. 붕괴되는 시대의 이념 앞에서 인간이 더욱 필요해져 가는 시대, 어느 한 혁명가의 성찰이 담겨 있다. 지금도 "사람만이 희망이다!"는 유효하다. 

 

  

 

  

  이 에세이(편지)집은 김용택 시인과 그의 아내 이은영이 쓴 83통의 편지를 모아놓은 것이다. 떨어져 살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나누며 살아가고, 끊임없이 대화하다 보니 사랑은 거리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그들의 일상과 생각 등이 모두 담겨 있으며, 종종 김용택 시인이 주는 문학적 암시나 이은영 주부의 생활 지침 등이 발견되어 독자들을 즐겁게 한다. 나 역시 시인의 편지를 엿보고 싶다.

 

 

  

 5. 인문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인문'은 영역이 다양하다.  

 

 '닮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즉 '워너비 시리즈(wannabe series)' 그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이번에는 판타지/호러 문학의 여섯 거장들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이 여섯 명의 주인공은 바로 메리 셸리, 브램 스토커, 톨킨, 필립 딕, 스타니스와프 렘, 그리고 스티븐 킹이다. 이들은 삼류 문학으로 일컬어지던 분야를 위대한 상징으로 바꾼 사람들이다. 아마 이들이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nyaong2'님의 말처럼 장르문학의 팬이라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책이다. 

 

   

 철학자가 철학자를 비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그 중 비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사람들도 종종 발견된다. 칼 마르크스는 그 중 한 사람이다.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칼 포퍼가 헤겔을 비판했듯이, 마르크스도 『헤겔 법철학 비판』을 통해 헤겔의 주요 저작인 『법철학 강요』를 비판했다. 여담이지만, 마르크스-엥겔스 전집, 러셀 전집은 그 속에 있는 책들 중 한 권쯤은 읽는 게 좋다. 

 

 

 

  

 이번엔 인문학과 사상에 빠져들어가 보자. 『불온한 인문학』은 손기태, 이진석과 같은 인문학도들의 글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요즘 인문학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써놓은 것이다. 그리고 『유쾌한 420자 인문학』은 '거리의 인문학자'라고 불리는 최준영 교수의 420자 칼럼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것은 짧고, 굵은, 쉼표다. 마지막으로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은 위의 『불온한 인문학』과는 달리 한 명의 저자가 218명의 지식인들의 사상을 모아놓은 것으로, 5년간 걸쳐 도서평론가인 최성일의 짤막한 글들이다. 아쉬운 점은 218명 중 고작 10명만 우리나라 사상가이고, 나머지는 모두 외국의 사상가들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 책의 목표는 여러 사상들을 모아놓는 것에 있으며, 알랭 드 보통과 같은 '가벼운' 사람들의 사상까지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드디어 나왔다.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오직 읽은 사람만 말할 수 있는 그 책. 네 번째 시리즈이다. 한국 인문학의 새로운 길을 여는 책들 중 하나에 속하기에, 이 책은 많은 노력과 준비의 기간이 필요했으며, 마침내 그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제, 이택광에 의해 또 다시 인문학도들이 이 책을 펼쳐들고 길을 모색할 것이다. 나도 그 길에 동참하고 싶지만....... 어렵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만큼 뜻 깊으리라 믿는다. 

 

 

 

  

 두 책 다 인물 비평서이다. 하지만 이 두 권의 공통점은 한 인물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는 대체로 다양한 인물을 다루는 평전을 좋아한다. 우선, 국내의 사람들을 다룬 『이상과 모던뽀이들』을 만나보도록 하자. 천재적인 작가, 마치 한국의 프루스트를 연상시키는 작가, 아쉽게 요절한 '박제가 된' 작가 이상과 그의 벗들에 대한 분석서이자 시대에 관한 보고서이다. 이상의 흔적을 찾는 또 하나의 단서가 되기를 기원한다. 『스피노자는 왜 라이프니츠를 몰래 만났나』라는 책은 제목부터 나를 자극하는 평전이다. 17세기를 대표하는 두 천재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만남을 중심으로 하여 두 명의 '박제가 된' 철학자의 삶과 사상을 만나볼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저자 매튜가 그들의 삶을 소설처럼 재미있게 전개하고, 그들의 사상을 쉽게 설명하는 것이 매력이다. 

 

 이번엔 '고전'이 아니라 고전에 관한 책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5분 서양고전』이 나에게 큰 관심을 주는 이유는 저자가 김욱동이기 때문이다. 김욱동이 누구냐고? 『톰 소여의 모험』, 『주홍 글자』 등 영미 문학을 다수 번역한 영미문학의 거성이다. 그런 저자가 서양고전을 성구나 고사성어와 같은 동양적 요소가 절묘하게 결합시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길'을 설파한다. 마찬가지로 『고전 톡톡』도 여러 저자들이 고전에 대해 수다를 떤 책이다. 여러 필자들의 주장이 참으로 재미있는 책이다. '톡하면 통하는', 그러한 길이 오길. 마지막으로, 『절대지식 일본고전』은 마쓰무라 아키라가 일본의 분야별 권위자들이 선정한 일본의 고전들을 수록한 책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일본고전의 백과사전이며, 동시에 일본 고전의 가이드라고 할 수 있다. 840쪽이라는 엄청난 분량이지만 일본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이 세 책을 읽었다면 고전을 한 편 읽는 게 예의 아니겠어? 

 

 6. 이제...... 끝, 하기 전에

 드디어 끝났다.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니었지만, 확실히 나에겐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한 작업이었다. 그리고 이 작업 뒤에는 선정되지 못한 슬픈 이들이 있다. 그들 중 유난히 아쉬운 것을 몇 가지 꼽아본다. 

  

 1. 책의 미래(교보문고 단행본)-로버트 단턴 지음 

 2. 세계문학의 구조(도서출판b)-조영일 지음 

 3. 마이클 샌델의 정의사회의 조건(황금물고기)-고바야시 마사야 지음 

  

 4. 도시의 승리(해냄)-에드워드 글레이저 지음 

 5. 법의 재발견(W미디어)-석지영 지음 

6. 제국과 민족국가 사이에서(한길사)-이석구 지음 

 이 여섯 권의 책들도 기억해주길 바란다. 이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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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리고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순간에도 또 다른 책이 인쇄되고, 또는 또 다른 책이 쓰여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달에 두 번씩 새로 나온 책을 파악하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들여지는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것을 하는 이유는 내가 그것을 즐기기 때문이다. 자, 이제 시작해 보자. 오늘은 조금 더 체계적으로 알아보고 싶다. 

 1. 문학전집 

 문학전집은 정기적으로 출간되어 무엇이 출간될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식상한 작품이라면 몰라도 새롭게 출간되거나 해석되는 작품은 정말 좋다. 예컨대, 문학동네 문학전집 76번, 알베르 카뮈의 『이인』 같은 것. 

   

 『이인』은 생소할지 몰라도 알베르 카뮈의 최초 소설인 『이방인』을 가리킨다. 그러나 문학동네 문학전집은 기존의 제목에서 벗어나 독자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이기언 교수는 주인공 뫼르소의 두 가지 면을 동시에 담기 위해 '이인'이라는 제목을 사용했다고 한다. 역자에 따르면, 제목은 타인과 다른 모습의 뫼르소, 자신 속에 두 가지 모습을 가진 '지킬 박사와 하이드적'인 뫼르소의 모습을 동시에 담고 있다. 문학전집은 똑같은 작품을 재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 

 

 

  세르반테스는 매우 불행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인간의 그 무엇을 담고 있는 대표작 『돈키호테』마저 아동용으로 왜곡될뿐만 아니라 그의 다른 소설은 없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으니까. 그러나 알고 보면 세르반테스라는 작가는 『돈키호테』외에도 『모범 소설집』을 비롯한 소설들과 희곡들을 낸 사람이다. 시공사에 의해 또 다시 그의 문학이 소개되기 시작한다. 세르반테스 문학이 다시 한 번 국내에 알려지길 기원해 본다. 

 

 

 

 

 펭귄클래식코리아에서 프랑스의 천재 작가라고 불리는 조르주 페렉의 두 소설이 출간되었다. 이 두 소설은 이미 국내에 출간된 적이 있었으나 금세 잊혀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제 이 책 덕분에 다시 페렉이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프랑스 문학도. 열린책들의 매그레 반장 시리즈와 펭귄클래식의 프랑스 소설 출판 추세가 엄청나게 도움을 주고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다. 

 

  

 2. 역사 

  

   
  지난 삼천 년의 역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깨달음도 없이 깜깜한 어둠 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리.  
 

-괴테

 

 지금 이것도 역사다. 나의 역사이거나, 당신의 역사다. 나로서는 쓰고 있는 역사이고, 당신으로서는 읽고 있는 역사다. 어떻든, 당신이 이것을 보고 있다는 것이 위대한 역사이다. 

 

  

나는 이런 역사서를 '테마'가 있는 역사서라고 부르고 싶다. 반드시 역사가 연대기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법이 있으랴? 한 분야(테마)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는 역사도 분명한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이런 테마가 있는 역사서가 호기심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채워주는 법이다. 

  

 반면, 이러한 역사서는 역사의 어느 일부분, 또는 사건을 따 와서 그 부분을 다룬 것으로 위의 '테마'가 있는 역사서와는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십자군 이야기』는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인 시오노 나나미의 신작이다. 누구든 볼 사람은 보라. 

  

 이 책은 20세기 유럽의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역사만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욱 심층적이지만 단순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 저자의 노력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저자는 20세기의 역사를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 다녔다고 한다. 때문에 더욱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그야말로 산책하듯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시오노 나나미만 기억하면 안 된다.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도 있다는 것을 알아라. 이들의 차이점은 직접 읽어보면 알겠으나, 어쨌든 역사란 다양하게 해석되기 마련이다. 역사가는 단순히 역사만 알아서는 안 되고, 그것을 자신의 말로 바꾸어야 한다. 

  

 3. 문학(소설)

 아무래도 나는 문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신작 중에서도 문학이 마음에 끌린다. 특히나 6월에는 상당히 많은 문학 작품이 등장하였다. 

  

 현대에는 굉장히 책이 많이 나온다. '현대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도 많다. 그러나 진정으로 고전으로 평가받으려면 시간이 흘러야 한다. 알베르 카뮈, 프란츠 카프카와 같은 작가들이 그렇다. 그들이 죽은지 50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의 작품은 꾸준히 출판되고 또한 읽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앞으로도 살아남을지는 의문이 든다. 세월이 지나도 읽히기 위해서는 호메로스나 아리스토텔레스처럼, 글을 매우 잘 써야 하니까. 어쨌든 여기서 나는 또 다른 '평가받은 책'을 소개하고 싶다. 바로 『예루살렘』이다. 작년에 돌아가신 주제 사라마구(대표작 『눈먼 자들의 도시』)는 이 책에 대해 '서양 고전의 반열에 오를 만한 위대한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작가 공살루 타바리스는 르 피가로에게 '포르투갈의 카프카'라는 평을 받았다. 이 소설은 암울하지만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눈먼 자들의 도시』와 같이 정신병원이라는 알레고리적 공간이 등장한다. 참고로 이 작품은 2004년에 쓰여진 책이다. 이 작가가 7년만에 국내에 알려진 것은 아쉽지만, 지금부터 평가받는 것의 시작이다. 

  

 영화 <본 아이덴티티>의 원작으로, 오래 전에 나온 책이지만, 여전히 소설의 뛰어남이 인정받고 있다. 로버트 러들럼은 이 책에서 '과거 없는 사나이' 본이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액션과 잘 짜여진 플롯이 이 책을 명작으로 만들었다. 어떤 내용일지 무척 기대된다. 

 

 

 

 드디어 박범신 작가가 돌아왔다. 『비즈니스』가 출간된 이후로 처음이다. 오랜만인 것 같다. 500쪽 가까운, 양장본의,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은 자본주의에 대해 다룬 전작과는 달리,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사실 이 소설은 중앙일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연재된 바 있어서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니 느낌이 새로울 것이다. 『지우전』은 '칼'에 대한 이야기이다. 박애진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이 소설은 이름도, 마음도 지워져 말 그대로 '칼'이 된 '지우', 나아가 도사들의 여정이 묘사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좀비들』의 작가 김중혁의 새로운 장편소설이 나왔다. 이 소설은 전작 장편소설인 『좀비들』과는 달리 상당히 유머있으면서 인생의 숨은 진리를 담고 있다. 마치 주사위 놀이와 같이 독자들에게 예측할 수 없는 '진담'을 설파하고 있다. 기대해도 좋다. 

    

 이사카 고타로의 새로운 대작 장편소설이다. 저자가 '작가로서 가장 큰 성취감을 준 작품'이라고 표현한 『그래스호퍼』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600쪽이라는 방대한 분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작가 특유의 흥미진진한 서술을 보여주고 있다. 신칸센 열차 속의 사람들이 벌이는 치열한 질주극이 『마리아비틀』의 핵심이다. 그야말로 엄청난 것을 담아놓은 책이다.  

 단편집 중에서 서로 이어지는 시리즈는 드물다. 그러나 나로서는 최초로 단편집 시리즈를 볼 수 있었다. 『회귀천 정사』가 『저녁싸리 정사』로 마무리된다. '화장 시리즈'의 미스테리가 드디어 끝나는 것이다. 꽃이라는 아름다움 뒤에 숨은 어둠이 주제를 부각시킨다.

  

 '백조의 노래'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제목 『스완 송(1987)』은 1500페이지 가량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소설이다. 스완은 백조라는 뜻도 있지만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기 때문에 '스완 송'이라고 번역한 것 같다. 이 작품은 '세기말 소설'의 걸작으로 꼽히고 있는데, 세기말 소설이란 질병이나 전쟁과 같은 재앙으로 문명이 황폐화되거나 암울한 분위기가 짙게 깔려진 상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코맥 맥카시의 『더 로드』나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가 그 대표적인 예였다. 하지만 이 책이 나온 이후로는 그러한 전설이 깨졌다. 스완의 아름답고도 위대한 여정이 전쟁 속에서 밝게 빛난다. 

  

 『생명의 한형태』는 다작으로 유명한 아멜리 노통브의 새로운 소설이다. 여담이지만, 그녀는 미출간 원고만 해도 출간 원고의 절반 가량 되니, 죽을 때까지 1년에 한 번씩 출간해도 될 것 같다. 노르웨이 작가의 소설인 『헤드 헌터』는 범죄 소설이다. 주인공의 이중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다. 내가 진심으로 말하고자 했던 것은 황선미 작가의 『사라진 조각』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애니메이션 개봉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그녀의 새로운 청소년 소설이다. 소재는 청소년 집단 성폭력과 출생의 비밀에 관한 것이다. 비록 상투적인 것이지만, 황선미 작가의 손길이 닿아 내용이 궁금하다. 

  그리고........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르 클레지오의 또 다른 작품, 『홍수』. 이 작품은 그의 초기작이지만 거의 45년만에 다시 출간된 소설이다. 그의 초기작 중 하나인 『조서』의 뒤를 잇는 『홍수』는 자신의 정체를 찾아나가는 프랑수아 베송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71살의 클레지오가 13살 쯤에 구상한 내용이기 때문에 『허기의 간주곡』과 같은 최근 작품에서 느낄 수 없었던 젊음과 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를 꿈꾸는 한 소년의 언어가 홍수처럼 쏟아진다. 70여 페이지에 이르는 프롤로그는 그야말로 이 소설의 정수이니, 반드시 읽어보시길.

 

 

※ 원래는 통합하려 했으나 방대한 양으로 인해 1, 2부로 나누겠습니다. 2부는 문학(시/에세이), 인문, 기타 등을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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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훈 2011-06-30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봤습니다. 그런데 이프리트는.. 예전에 알라딘보이로 했던 그 스토리 오브 도어의 그건가요?

starover 2011-07-01 17:08   좋아요 0 | URL
죄송하지만 저는 그 분을 잘 모르겠습니다. '이프리트'는 제 임의대로 설정한 별명입니다.^^
 

 주위를 돌아보라 

 인간이 있다 

 그 인간은 자연에 비해 너무나 약하다 

 땅에 먹혀버리고 

 물에 휩쓸리고  

 바람에 맞아죽는  

 그런 약한 존재가 인간이다. 

  

 그러나 

 인간이 힘이 약하다고 한탄하지 마라. 

 인간은 힘이 약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힘이 약한 누군가를  

 똑같이 힘이 약한 누군가가  

 도와주기 때문에 

 인간은 아름다운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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