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6월에도 흥미로운 소설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의외로 소설의 주목 신간을 고르는 것을 쉬웠다. 그것들이 너무나 '당연스럽게' 인정되는 신간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 다섯 권을 살펴보자.  

  

 첫 번째 소설은 포르투갈의 떠오르는 신예인 공살루 티바리스의 『예루살렘』이다. 작년에 세상을 떠난 포르투갈 문학의 거장 주제 사라마구는 이 책에 대해 '서양 고전의 반열에 오를 만한 위대한 소설'이라고 평했다. 또한, 르 피가로는 작가를 '포르투갈의 카프카'라는 평가했다. 7년 전에 포르투갈에서 출간된 이 작품은 '예루살렘'이라는 종교적 의미와 정치적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예루살렘』의 배경 '미지의 도시'와 '어느 시대'로, 시간과 공간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지 않은 공간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이야기가 어느 시대에나 통용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나, 어느 시대에도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티바리스의 소설은, 사라마구의 소설처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이다. 

 

 

  

 두 번째로 다룰 소설인『스완 송』은 거대한 소설이다. 1500페이지에 이르는 거대한 노래이자 음악이다. 그런 이유로 7월에 내가 받는 책에 『스완 송』은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여름이고, 휴가철이라고 해도 이렇게 두꺼운 소설을 어떻게 2주라는 짧은 시간 안에 평가하겠는가? 그렇기에 내가 이 책을 보려면 직접 사서 봐야 할 것이다. 『스완 송』은 직역하면 '백조의 노래'이지만, 소설의 주인공의 이름이 '스완'이기 때문에 '스완 송'으로 번역한 것 같다. 이 소설은 『더 로드』나 『나는 전설이다』와 같이 인류의 암울한 상황이나 종말 이후를 다룬 '세기말 소설'에 속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성배의 전설'과 '어부의 전설'이 곁들어져 있어, 독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한다. 살아남은 이들의 이야기는 참혹하지만 아름답다. 하지만 나는 이 작품이 영화화되기를 원치 않는다. 그들의 얼굴이 욥의 가면으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영화를 보는 내내 눈에 거슬리리라. 

  

  세 번째 소설인 『홍수』에 대해 말하기 전에 '왜 이제야 나왔느냐'고 말하고 싶다. 이 소설은 『조서』보다도 더 오래 전에 계획된, 71세의 소설가 르 클레지오의 최초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홍수』는 『조서』 그 후의 이야기이며, 홍수로서 기존의 세상을 소용돌이 속에 던져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에 출간된 『홍수』에는 작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70여 페이지의 프롤로그가 추가되었다. 프랑수아 베송의 10일 동안의 배회, 그리고 홍수. 그것들이 마치 폭풍우처럼 한데 어우러져 독자들을 미로 속에 몰아넣는다. 

 

 

   

 내가 일본 소설은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이사카 고타로라는 작가는 왠지 끌린다. 그래서 나는 『마리아비틀』을 주목 신간에 넣었다. '킬러들의 광시곡'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소설은 질주하는 신칸센 열차 안이라는 밀폐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킬러들의 싸움을 그리고 있다. 작가 자신의 대표작 『그래스호퍼』의 뒤를 이었지만, 나 같이 고타로의 그 작품을 읽지 못한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두었다. 소설 한 편에 담긴 엔터테인먼트가 나를 어떻게 즐겁게 할지 기대된다. 악마 또는 천사 아니면 무속성의 남자들이 벌이는 이야기가 어떻게 어우러질지 다시 한 번 기대한다. 

 

 

  

 마지막 소설은 박범신 작가의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이다. 중앙일보 인터넷에 120회 분량으로 연재된 이 소설은, 39년차 작가 박범신의 39번째 소설이다. 이 작품은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라는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마술적 리얼리즘이 도입된 소설이며, 지금까지 그의 소설에서 보지 못한 특징들(하드고어와 같은)이 빈번하게 발견된다. '기이한 살인에 관한 보고서'는 직접 읽음으로써 독자들을 감동시키는 법이다. 제목에 대한 단서 역시 18페이지를 비롯하여, 소설을 주의 깊게 읽어보아라. 

 

 

 

 마지막으로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면, 이번에 출간된 소설들은 대부분 양이 두껍다는 점이다. 물론 300쪽도 되지 않는 『예루살렘』은 예외지만. 아마도 여기서는 주목 신간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모든 건 머지않아 밝혀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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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over 2011-07-03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보작 하나 더 고르라면?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정도.

고슴도치 2011-07-0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르 클레지오의 홍수를 꼽았다가 7월1일 출간작인 것을 보고 포기했답니다..ㅠㅠ
간발의 차이로;; 하아=3 참, 르 클레지오가 얼마전에 제주도 명예시민이 되었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덕분에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지요~ ㅋㅋㅋ

starover 2011-07-05 13:55   좋아요 0 | URL
와, 놀랍네요.^^ 르 클레지오가 명예 한국인이라니. 하루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