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비롯하여, 초등학생들과 청소년들의 독서량이 점점 줄고 있다. 그러나 이 한 분야에서만은 유독 강세를 발휘한다. 바로 판타지다. 왜 어린 아이들이 판타지를 많이 읽을까? 우선 판타지는 상상력이 풍부하여 독자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판타지가 그리는 세계는 한 가지 면에 있어서라도 현실과 다른 점이 있는 법이다. 학업이나 친구, 가족과 관련된 스트레스와 고민을 잠시 잊게 만들어주는 게 바로 판타지다. 그래서 그런지 재미있는 판타지는 청소년들에 의해 계속 팔린다. 그런데 어떤 초등학생과 청소년은 직접 쓰기도 한다. 그 중 극소수는 이렇게 문단에 의해 검증 받고 세상에 나오게 된다.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조선일보 어린이 판타지 문학상' 덕분에 큰 도움이 되었다. 

  

 『풀잎의 제국』, 『도화촌 기행』이 나란히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에 수상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조선일보 어린이 판타지 문학상은 잊혀지고 말았다. 두 작품의 기세는 엄청났다. 하지만 『영원한 웃음』도 두 작품이다. 최우수작이자 표제작인 『영원한 웃음』은 감정을 잃어버린 인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모험을 통해 가장 먼저 '웃음', 즉 '기쁨'이라는 감정을 얻게 된다. 문득 내가 지금 웃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 본다. 한편, 우수작은 『조너선과 오로라의 구슬』은 '오로라의 구슬'이라는 책을 발견한 아이들의 모험을 다루고 있다(에메랄드 아틀라스가 연상된다).  

 

 

  

 이번엔 중학생의 판타지 소설이다. 내 생각엔 중학생일 때 가장 판타지를 많이 읽는 것 같다. 초등학교 때는 독서에 대한 첫걸음이기에 아직은 판타지가 생소할지 몰라도(물론 고학년부턴 얘기가 좀 달라지지만) 중학생부터는 본격적으로 판타지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지능과 감성이 발달했다(고등학교는 읽을 시간이 없다). 제목의 '레기온'은 '감정'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영원한 웃음』과 마찬가지로, '감정'에 대해 다루는 소설이다. 하지만 위의 작품이 주로 '기쁨'을 묘사하려는 데 반해, 『레기온의 눈』은 슬픔, 기쁨 모두 다 다루려고 시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빠질 수 없는 '성장'의 요소. 청소년이 쓴 책은 유독 성장이 돋보인다.  

 

  

 다시 초등학생이다. 문학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소설은 제목처럼 아놀드라는 10살의 소년이 겪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김준희는(내가 형이니까) 초등학교 2학년 영어 시간에 '용'에 관한 소설을 쓰라는 숙제를 받았는데, 그 때 쓴 원고를 다듬어서 이렇게 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총 10권을 계획 중이며 2권도 거의 완성되었다고 한다(그런데 왜 출간이 안 되느냔 말이다-출판사 탓인가, 작가 탓인가). 용과 소년의 모험은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다. 초등학생 4학년(올해 6학년)이 품은 문제의식이 가끔 용의 불꽃처럼 우릴 자극한다. 하지만 어떤 분이 지적하셨듯이, 아직 대화체나 어투는 조금 어색하다고 한다. 음, 나는 읽어봐야 아는 직성이니 일단... 보류하자. 

 

 (크루세이더라는 작품은 이전에 올렸으니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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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k406 2011-09-04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초등학생입니다.
그리고 조선일보 어린이 판타지 문학상에 도전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어려울것 같네요...
(그래도 도전은 해봐야겠지요?)

starover 2011-11-12 16:16   좋아요 0 | URL
저도 습작을 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써보세요. 안 된다 하더라도 도전은 해야 합니다.
 

 나는 번역과 글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이번 달에 나온 번역과 글에 관련된 책 몇 가지만 골라 써 본다. 

  

 이 세상엔 글쓰기에 관한 책이 매우 많다. 그래서 어떤 것이 진정한 글쓰기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딱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일단 써 보라"라는 것이다. 누구도 깊은 생각 후에 조심스럽게 펜을 들라고 초보자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일단 무조건 써 봐야 한다. 그 후에 문장에 어떤 성질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생각하고 메모하고 정리하고 쓰는 것. 곧 글쓰기의 습관을 들이는 것.그것이 바로 글쓰기의 모든 것이다. 나는 이런 책들을 보면 항상 목차와 책 소개를 보고 관심을 가진다. 이 책에 담긴 노하우들만 쏙 빼오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글쓰기의 모든 것』의 저자는 어떻게 독자들을 설득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김탁환, 하면 떠올리는 것이 있다. 바로 '이야기'이다. 그는 매년 두 세 편의 장편 소설을 내놓는다. 사람들은 그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마치 스티븐 킹처럼). 『쉐이크(흔들다)』에는 저자가 직접 말하는 스토리텔링의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대한 태도와 이야기의 구상에서 완성에 이르기까지 상담을 하듯이 친절하게 이끌어 준다. 이야기꾼이 진심을 담아 만든 이야기는 어떤 장르라 할지라도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법이다. 김탁환 작가는 "이야기꾼이 된다는 것은 나만의 벽을 허물고 세상과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이야기꾼은 혼자서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세상과 함께 의사소통하는 존재이다. 그 산 증인이 바로 김탁환 작가가 아니던가. 

  

  

 사실, 글쓰기나 독서에 대한 문제보다는 번역에 대한 문제가 더 많다. 번역은 다른 사람의 글을 기반으로 한 번역자만의 순수한 작품이다, 번역은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의 글을 '바꾸어놓은 것' 뿐이다, 라는 번역의 정의부터 번역 작품의 완성까지, 그 과정은 미로나 다름 없다. 아마 그 미로에서 한참 동안 헤매며 머리를 쥐어뜯은 사람이 바로 김욱동 분일텐데, 이 분은 『5분 서양고전』의 작가이자 영미문학 전공 교수로서,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번역/해설했다. 그리고 항상 시대마다 존재하는 오역의 원인을 밝히는 동시에 번역에 대한 수많은 논쟁들에 대해 한 번역자로서 의견을 토한다. 확실히, 궁금해지기도 한다. 번역에 대한 말은 번역가만이 할 수 있으리라. 『번역에 살고 죽고』 이후 오랜만에 번역에 관한 제대로 된 책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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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8월의 중반이 되었고, 꿈만 같던 방학도 거의 끝나간다. 나는 마지막 여유를 짜내어 이 글을 써 본다.  

  

 난 단편집과 장편소설 둘 다 좋다. 어떨 땐 단편집이 좋고, 어떨 땐 장편 소설이 좋다. 그런데 왠만한 장편소설도 『4페이지 미스터리』처럼 나를 끌리게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 책은 제목 그대로 4페이지짜리 미스터리 소설을 모아놓은 단편집이기 때문이다. 그런 4페이지 소설들을 60편이나 모아놓았다. 과연 저자는 어떤 방식으로 미스터리를 압축했을지 궁금해 진다. 이전에도 이런 부류의 책을 본 적이 있었는데, 요즘엔 이런 책이 안 나와서 좀 아쉬웠다. 그런데 4페이지 소설이 등장하니 반갑다.  

 오랜만에 요시토모 바나나의 새로운 소설을 본다(역시 바나나는 민음사인가). 『그녀를 위하여』가 네이버에 연재되었을 때부터 그녀를 유심히 보았다. 전작 표지가 단순한 색깔의 산뜻한 분위기라면 이번 작품의 표지 분위기는 다채롭고 화려하다. 이 작품에서 그녀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역시나 치유다. 제목에 나오는 '시모키타자와'는 '젊은이의 거리'라고 불린다. 작가는 실제로 이 곳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의 '사람'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 

 『우리들의 7일 전쟁』은 호소력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재미와 감동, 그리고 사회 비판을 동시에 가진 소설은 대체로 힘이 있다.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 20년 동안 29권의 '우리들' 시리즈를 만들게 한 전설적인 책이다. 어른들의 권위에 저항하여 7일간의 투쟁을 한 십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청소년 소설치고는 굉장히 저항적으로 나간다. 이 소설은 아이들의 승리보다는 어른들의 깨달음을 결말의 중점으로 둔다. 27년 동안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기억하는가, 이윤기 작가를? 우리는 보통 지나간 일, 그리고 죽은 사람이 어떤 것이든 금세 잊는다. 숭례문 방화, 천안함 사건, 태안 기름 유출, 연평도 사건....... 박완서, 이윤기 등의 죽음(나로서는 주제 사라마구의 죽음도 더한다)...... 결국 다 잊혀 간다. 그러나 그들이 남겨 놓은 것들을 통해 우린 다시 그들을 기억할 수 있다. 『봄날은 간다』는 이윤기를 위한 책이다. 그러나 결코 이윤기만이 주인공이 아니다. 이 책은 그를 기억하려는 후배 소설가들이 합작한 의미있는 책이니까.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이윤기 작가의 대표작 두 편을, 2부는 이윤기 작가의 후배들의 소설 다섯 편을, 3부는 이윤기 작가의 후배들의 에세이 다섯 편을 담고 있다. 이윤기 작가의 아름다운 에세이를 비롯하니, 이 책은 차라리 소설보다는 에세이집에 가깝다. 

 『신의 궤도』는 배명훈의 첫 장편소설이다. 신과 관련된 SF 소설이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자신의 작품에 스스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짬뽕이라기보다는 종합 선물 세트이다. 서로 엄격히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한 규격 안에 들어가 질서를 이루는. 이 작품은 온갖 상상력과 장르의 종합 선물 세트이다. 처음 그를 읽는 독자도 매혹시킬 수 있을까, 그는?  

 꽃의 나라는 아름다울까? 문득 궁금해진다. 적어도 그 아름다움과 다채로움에 위로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한창훈 작가가 8년 만에 내보이는 장편소설 『꽃의 나라』는 많은 폭력을 보여준다. 어른들이나 아이들이나 가릴 것 없이, 그들은 그들만의 상처에 괴로워한다. 난 끊기가 없어서 그의 연재글도 안 읽었을 테지만, 책소개를 보면 광주항쟁에 관련된 내용이라고 한다. 그것도 저자가 직접 겪었던. 그래서 난 이 책을 일종의 자전적인 소설로 보고 싶다. 고등학생인 '나'와 국가의 폭력에 저항하는 사람들....... 

  

 생텍쥐페리의 편지집을 읽은 이후로 작가들의 편지집을 읽는 것이 기대가 된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의 편지는 생소하다. 작가에게도 친구가 있다. 친구는 그에게 도움을 주고 어려움을 함께 나눈다. 작품세계와는 달리 편지는 밝고 부드럽다고 한다. 또, 문학과 독서에 대한 토론도 나누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 중 100편의 편지만 모아서 연대순으로 엮은 것이다. "마지막 부탁이네, 내가 쓴 모든 것을 읽지 말고 불태워주게!"라고 말한 프란츠 카프카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이 이 편지집을 출간했다. 친구의 이 행동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우리에겐 좋지만, 카프카에겐? 

 

  

  

 이번 책들은 '이면의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 로마 제국은 겉으로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속에서는 쾌락과 타락의 역사가 판치고 있었다. 이 사실은 익히 알려져 왔다. 그렇지만 우린 그 구체적인 역사를 알지 못했다. 『반역』을 읽으면 로마인들이 검투사의 경기에 열광하는 것을 보았다. 로마 제국 쾌락의 역사엔 '잔인성'과 야만성이 담겨 있었다. 또, 쾌락의 역사에서 성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로마 제국에는 음란을 일삼았다. 무엇보다 이 쾌락의 역사에 선봉장이 되었던 자는 로마의 황제로, 『색 광 폭』의 황제들을 연상시킨다. 결국 로마 제국을 무너뜨리게 한 것은 이런 타락함과 무질서한 쾌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질서한 쾌락은 곧 집단적인 정신의 죽음이니까.  

 한편, 『마하트마 간디 불편한 진실』은 더욱더 충격적인 사실을 제공한다. 성인으로 칭송되었던 마하트마 간디의 불편한 진실이다. 우린 그 동안 그를 완전한 비폭력 운동가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간디는 수많은 인도 청년들을 총알받이로 내몰아 죽음에 내몰았으며 대중 폭동을 조장하고 방치하기도 했다고 한다. 간디의 이면이 조금 충격적이긴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리 충격적인 일은 아니다. 간디도 인간이기에 실수를 할 수밖에 없었고, 또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렸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진실이 밝혀진다 해도 간디는 여전히 위대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체코 3부작의 세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작품이 '작가가 사랑한 도시'였고, 두 번째 작품이 체코 단편소설 걸작선이라면, 세 번째 작품은 바로 SF 걸작 모음선이다. 체코 SF 소설은 수천 편이지만 그 중 야로슬로프올샤와 박상준이 엄선한 것만을 담아 놓았다. 체코 SF를 알지 못하는 국내 독자들을 위해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였다. 전반적으로 난 이 시리즈가 나온 것만으로도 신선했다. 우리에게 매우 생소했던 동유럽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원제 'Rabbit, Run'. 존 업다이크의 소설이다. 사실 래빗은 작품 속 주인공 이름이다. 존 업다이크는 이 소설 외에도 '토끼' 이름을 넣은 소설을 썼다. '20세기 미국문학의 아버지'라는 칭호에도 불구하고 그의 소설은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소설도 한 동안 번역되지 않았다. 이번 소설을 계기로 다시 그의 소설이 현대적으로 재 번역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달려라, 토끼』의 첫 문장을 소개하겠다. 

 "아이들이 백보드를 달아놓은 전봇대 주위에서 농구를 하고 있다. 달리고, 환호성을 오른다. 운동화가 골목길에 완만하게 깔린 자갈을 밟거나 비빌 때마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높이 솟아올라 전깃줄 위 푸른 3월의 축축한 대기 속으로 사라져간다. 신사복 차림의 토끼 앵스트럼이 골목길에 다가와 걸음을 멈추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키가 6피트 3인치나 되는 26세의 사나이다. 키도 매우 클뿐더러 토끼를 닮은 데라곤 별로 없지만, 넓적하고 하얀 얼굴, 해맑은 푸른 눈동자, 작은 코 밑의 입술을 떨면서 피우던 담배를 무는 모습을 보면 그런 별명이 붙을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별명은 어렸을 때 붙여진 것이다. 그는 그곳에 멈춰 서서 생각한다. 바야흐로 새 세대인 아이들이 나를 밀어내는군." 

  

 P.S: 『천년을 훔치다』라는 소설도 꽤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그다지..... 

 P.S: 내 생각엔 일본 소설이나 국내 소설 중 하나로 신간 평가단 도서 받을 것 같다(마지막 달에). 

 앞으로 남은 4권의 도서가 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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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람 2011-08-23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프리트 님, 안녕하세요? 저는 양철북 출판사에서 일하는 편집자입니다.
<우리들의 7일 전쟁>에 좋은 평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름 아니라 저희 출판사에서 <새 책 소식>이라는 소식지를 발행하는데요. 1면에 <우리들의 7일 전쟁>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 지면에 이프리트 님의 서평을 인용하고 싶은데 괜찮으신지요?

starover 2011-08-23 13:13   좋아요 0 | URL
물론입니다^^
 

 8/19- B: 누구나 재능이 있으면 선생이 될 수 있다. 

 C: 범죄는 지능 있는 자의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D: 난 지식만 주입하는 이 교육이 최악의 지능형 범죄를 낳을까 두렵다. 

 E: 난 지식만 주입하는 이 교육이 자립하지 못하는 지식인을 낳을까 두렵다. 

 F: 난 지식만 주입하는 이 교육이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거인을 낳을까 두렵다. 

 G: 안전도 생각하라! 

 D: 난 지식만 주입하는 이 교육이 삶의 지혜가 없는 자를 낳을까 두렵다. 

 E: 난 지식만 주입하는 이 교육이 지능형 싸움을 낳을까 두렵다. 

 F: 난 지식만 주입하는 이 교육이 악에 무관심한 자들을 낳을까 두렵다. 

 G: 지능형 전쟁은 안 된다! 

 A: 정치는 싸우고 경제는 무능하구나. 

 -- 망명자들 중 일부 발췌 및 수정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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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 안토노브 조종실- 새벽

 먼저 잭슨이 들어오고 그 다음 유리가 조종실에 들어온다. 샤샤가 창문 밖을 가리킨다.

 샤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묻지 마세요.

 샤샤와 고든 뒤에서 유리와 잭슨이 눈으로 덮은 히말라야 산맥을 바라본다.

 샤샤: 더 이상 바다가 없고, 우리가 가려는 곳으로 거의 다 온 것 같아요.

 고든: 지구 전체가 1500마일씩 움직인 것 같군...

 잭슨: 아니야. ‘지각 이동’이라고 하는 거야, 고든.... 1958년에 햅굿 교수가 그렇게 불렀어.

 잭슨이 기쁨에 찬다.

 잭슨: 찰리가 맞았어!

 갑작스럽게 비행기가 덜거덕 거린다.

 샤샤: 나머지 두 엔진도 나갔어요.

 비행기가 산꼭대기에 약간 부딪치며 빠르게 추락한다. 샤샤와 고든은 안토노브를 띄우려고 온 힘을 다한다. 어마어마한 빙하가 그들 앞에 펼쳐져 있다.

 샤샤: 저 빙하에 닿을게요. 브레이크 오일이 다 떨어졌어요. 좀 힘들 거예요. 저기, 파란색 레버!

 비행기는 고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샤샤: 잘 들어요, 여러분! 좀 미친 것처럼 보이지만 당신들이 할 게 있어요...

 INT. 안토노브의 화물칸- 새벽

 잭슨과 유리가 내려온다. 유리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소리친다.

 유리: (러시아어로) 일어나! 날 따라 와!

 타마라: 기다려요, 유리. 뭐하는 거예요?

 유리: 우린 벤틀리에 탈 거야!


 INT. 안토노브 조종실- 새벽

 샤샤는 빙빙 돌아가는 핸들과 고투한다. 그들은 반짝이는 눈벌판으로 날아가고 있다.

 샤샤: 어떻게 해야 하지(CHTO ZA)... 고든! 아직 너무 빨라요!

 샤샤가 안토노브를 안토노브의 백업을 당긴다.

 샤샤: 지금이에요! 열어요!

 고든이 온 힘을 다해 잡아당긴다. 큰 소리가 들린다.

 

 INT. 안토노브 화물칸- 새벽

 화물칸의 문이 열린다. 안토노브는 빙하의 표면에 매우 가까워졌다. 잭슨은 벤틀리의 시동을 걸려고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모두가 혼란에 빠져 비명을 지른다.

 유리: 모두 입 닥쳐!

 시저가 몇 번 낮은 목소리로 짖은 후 모두가 조용해진다. 유리가 계기판에 대고 조용히 그리고 또박또박하게 말한다.

 유리: 엔진...... 작동.....

 엔진의 시동이 걸린다. 유리가 잭슨을 바라본다.

 유리: 음성인식장치야. 직접 구매했지.


 INT. 안토노브의 조종실- 새벽

 샤샤가 간신히 비행기를 유지한다. 그가 고든에게 소리 친다.

 샤샤: 당신 차례예요, 고든! 어서 가요! 제가 착륙시키기 전에 다른 사람들과 여길 빠져나가요.

 고든: 당신은요?!

 샤샤: 전 괜찮아요! 전 이걸 착륙시켜야 해요!

 고든이 망설인다.

 샤샤: 뭘 기다려요!

 샤샤가 그를 안심시키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고든이 빠르게 조종실 밖으로 나간다.



 INT. 안토노브 화물칸- 새벽

 화물칸의 문이 빙하를 긁으며 사방에서 얼음이 튀긴다. 벤틀 리가 굉음을 낸다.

 유리: 그걸 눌러, 커티스!

 잭슨: 샤샤와 고든을 기다려야죠!

 노아가 고개를 돌려 고든을 본다.

 노아: 타마라 아줌마! 문을 열어요!

 고든이 차 안으로 뛰어든다. 타마라가 절망한 목소리로 그에게 소리친다.

 타마라: 샤샤는 어디 있어요?

 고든: 그는 괜찮을 거래요. 그리고 그가 비행기를 착륙시키기 전에 우린 여길 빠져나가야 해요!

 유리는 타마라가 계속 조종실 쪽을 돌아보며 괴로워하는 것을 알아챈다. 잭슨은 착륙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스피드를 올리려고 하며 페달을 꽉 밟는다.

 릴리: 아빠!

 벤틀리가 비행기 뒤에서 튀어나온다. 벤틀리가 눈에 부딪치자 에어백이 충격을 줄여준다. 안토노브가 빙하에 부딪치자 나머지 화려한 차들이 화물칸 뒤로 마구 내던져진다. 자동차들이 반대편에서 마구 흩어져 날아오자 벤틀리는 아슬아슬하게 스키틀처럼 차들을 피한다.

 비행기는 날개가 떼어지고 비행기가 조각조각 부서지며 빙하를 가로질러 미끄러진다. 샤샤는 더 이상 조종을 하지 않고 안토노브가 절벽의 바위로 다가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본다. 안토노브가 그 깊은 곳으로 빠져든다. 비행기가 바위에 부딪치고 폭발한다.


 EXT. 티베트의 빙하- 새벽

 빙하 위에 눈 속에 돌무덤처럼 화려한 자동차들이 흩어져 있다. 벤틀리가 절반은 불타 있다. 시저가 짖는 소리가 들린다.

 잭슨: 모두 괜찮아?

 케이트: 응.

 문이 열리고 잭슨이 주위를 둘러보며 차에서 내린다. 그는 하늘 위에서 헬리콥터 날개가 돌아가는 소리를 듣는다. 다른 헬리콥터가 하나씩 잭슨 뒤에서 나타나고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중국의 Mil-26 헬리콥터 몇 대가 산길 위에서 동물들을 태우고 있다. 기린들, 얼룩말들, 코끼리들까지 헬리콥터의 줄에 매달려 있다. 작은 헬리콥터 한 대가 운송 비행기에서 방향을 바꿔 벤틀리 근처에 착륙한다. 무장한 군인들이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린다. 사령관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한다.

 중국 사령관: 중화인민공화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잭슨이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잭슨: 감사합니다.,, (릴리와 노아에게) 고맙다고 하렴, 얘들아.

 다른 사람들도 군인들에게 감사해 한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중국 사령관: 탑승권은 무슨 색입니까?

 잭슨이 말문이 막힌 채 서 있다. 사령관이 반복한다.

 중국 사령관: 당신들의 탑승권이 무슨 색입니까?

 그래도 대답이 없자 그가 큰 소리로 명령한다. 군인들이 총을 겨눈다.

 유리: 초록색 탑승권이오.

 깜짝 놀란 잭슨이 유리에게 고개를 돌린다. 그는 세 개의 초록색 플라스틱 카드를 들고 있다.

 유리: 내 아이들과 내 거요.

 타마라가 믿을 수 없어 한다.

 타마라: 장난이죠.... 실수죠? (웃으며) 맞죠, 유리?

 유리가 어깨를 으쓱한다. 타마라가 그에게 달려든다.

 타마라: (러시아어로) 역겨운 자식. 돼지 같은 놈!

 유리가 냉담하게 그녀의 말을 무시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그를 이해한다.

 유리: 내가 너와 샤샤의 관계를 모를 줄 알았어? 그 불쌍한 개자식의 영혼에 안식이 있길.

 그렇고 말하고 유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고개를 돌린다.

 유리: 미안하오, 여러분. 행운을 빌어요. 그리고 잭슨 기억하게, 누군가가 널 이기고 싶어한다면... 그 사람은 먼저 자넬 죽여야 한다고 말이야. 얘들아, 이리오렴!

 두 쌍둥이가 시저를 잡고 헬리콥터에 오른다. 개가 타마라와 함께 있길 원하여 미친 듯이 짖는다. 이윽고 헬리콥터가 이륙한다.

 고든: 이거 참!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그들은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다.

 EXT. 티베트 초밍 계곡의 비행장- 새벽

 로라와 앤휴저, 그리고 다른 일원들이 그들을 기다리는 여러 대의 헬리콥터로 달려간다. 에어 포스 원이 뒤에 착륙해 있다.

 아드리안이 무리에서 조금 뒤처져 있다. 중국 장교가 소음에 가까운 큰 목소리로 목록을 작성한다.

 중국 장교: (가리키며) 앤휴저 씨, 헬리콥터 1에 타십시오. 윌슨 박사도 마찬가지오.

 로라와 앤휴저가 헬리콥터에 도착한다. 권위 있는 해군 장교가 그들에게 인사하고 목소리를 높인다.

 마이클 선장: 전 리처드 마이클 선장입니다. 제가 미국 배의 선장입니다, 각하. 먼저 들어가십시오.

 앤휴저가 고개를 끄덕이고 헬리콥터에 오른다. 마이클 선장이 로라가 들어가는 것을 돕는다. 아드리안이 헬리콥터에 도착하자 문을 닫고 이륙한다.

 INT. 티베트 초밍 계곡의 헬리콥터- 새벽

 로라가 불안해 보이는 아드리안의 시선을 발견하자 불안감이 늘어난다.

 마이클 선장: 당신의 아버지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합니다, 윌슨 박사님.

 로라의 시선이 이 말을 듣고 그에게 감사해 한다. 마이클 선장은 앤휴저에게 고개를 돌린다.

 마이클 선장: 당신들이 가장 늦게 도착했소.

 앤휴저: 내게 손상에 대해 말했소?

 마이클 선장: 완전히 확인한 건 아니지만 지각이 이동해서 4호는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마이클 선장은 고개를 들어 저 먼 곳을 가리킨다.

 마이클 선장: 저기 있군요.


 EXT. 티베트 초밍 계곡- 새벽

 헬리콥터를 따라가다가 나타난다. 최소한 60층 정도 되어 보이는 아홉 개의 거대한 타원형 문이 산의 표면에 지어져 있다.

 모든 문 앞에 배의 진수탑인 거대한 ‘Y’ 모양의 금속 지지물이 있다. 적어도 높이가 800피트(1피트 당 30.48cm, 즉 24384cm. m로 환산하면 243.84m) 정도 되어보인다. 견줄 데 없는 공학의 업적이다.


 EXT. 초밍 계곡의 헬리콥터- 새벽

 맨 앞의 헬리콥터가 이 엄청난 물체에 비해 매우 작은 문 앞에 있는 플랫폼에 착륙한다. 문이 열리고 앤휴저가 뛰어내린다. 로라가 따라 내린다. 그녀는 경외심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산 속으로 들어가는 다목적 입구도 어마어마하다. 선장이 속이 빈 산속으로 이끈다. 뒤에서 화가 난 유리가 표를 흔들어 대며 장병들과 언쟁을 하고 있다.

 유리: 왜 4호에 탑승하지 못한단 말이오? 이곳의 감독과 이야기하고 싶소.

 군인: 제가 바로 감독입니다! 줄을 서지 않으면 모두 체포하겠습니다!

 유리: 네 이름이 뭐야!

 군인: (배지를 가리키며) 못 읽어요? 초록색 탑승권을 가진 다른 분들도 물러나지 않으면 체포하겠습니다!

 쌍둥이가 시저를 안은 채 유리 곁에 서 있다. 그들은 두려워 보인다.



 EXT. 초밍의 빙하- 새벽

 잭슨과 다른 사람들이 황량한 불모지에서 매우 작은 점처럼 보인다. 그들은 빙하 아래로 내려와 자갈로 된 비탈길을 걷고 있다. 가는 것이 힘들다. 잭슨이 릴리를 업는다.

 잭슨: 따뜻한 것을 생각하렴, 얘야. 잘 하고 있어.

 케이트는 손에 노아를 잡고 있다. 고든과 타마라는 뒤에서 따라온다. 타마라는 아직도 매우 화가 나 있다.

 타마라: 당신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실버맨 박사님. 사실 전 그 괴물이 그걸 하라고 설득하기 전까진 원하지도 않았어요.

 고든: 그 사람이 할부로 할인을 하면 안 되냐고 물었던 거 아세요?

 타마라: 천박한 개자식이군요.

 고든: 그 사람이 없는 게 더 나아요. 그 사람이 말한 당신과 샤샤의 관계가 사실이에요?

 타마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타마라: 이제 그가 죽었으니 유리 같은 사람보단 백 배는 나아요.

 갑자기 그들은 엔진이 부르릉 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잭슨: 들었어?

 멀리서 오래 되고 녹슨 트럭이 흙길 아래로 덜컹거리며 다가온다. 잭슨이 릴리를 내려놓ㄱ도 트럭을 뒤쫓는다.


 EXT. 초밍 근처의 흙길- 새벽

 잭슨이 길에 닿자 넹과 부모님의 차가 큰 먼지 구름을 내며 지나간다.

 잭슨: (숨 가쁘게) 이봐요! 도와줘요! 기다려요!

 하지만 넹은 덜거덕거리는 트럭 소리 때문에 그의 말을 듣지 못한다. 화가 난 잭슨이 길에다 돌을 찬다.

 잭슨: 이런 젠장!

 바로 그 때 트럭 뒤에 앉아 있던 넹의 어머니가 고개를 돌려 그가 화를 내는 것을 본다. 그녀는 뒤쪽 창문에서 차 앞을 두들긴다. 넹이 백미러를 보고 브레이크를 밟는다. 잭슨이 자신의 행운을 믿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 모두 트럭으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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