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번역과 글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이번 달에 나온 번역과 글에 관련된 책 몇 가지만 골라 써 본다. 

  

 이 세상엔 글쓰기에 관한 책이 매우 많다. 그래서 어떤 것이 진정한 글쓰기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딱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일단 써 보라"라는 것이다. 누구도 깊은 생각 후에 조심스럽게 펜을 들라고 초보자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일단 무조건 써 봐야 한다. 그 후에 문장에 어떤 성질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생각하고 메모하고 정리하고 쓰는 것. 곧 글쓰기의 습관을 들이는 것.그것이 바로 글쓰기의 모든 것이다. 나는 이런 책들을 보면 항상 목차와 책 소개를 보고 관심을 가진다. 이 책에 담긴 노하우들만 쏙 빼오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글쓰기의 모든 것』의 저자는 어떻게 독자들을 설득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김탁환, 하면 떠올리는 것이 있다. 바로 '이야기'이다. 그는 매년 두 세 편의 장편 소설을 내놓는다. 사람들은 그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마치 스티븐 킹처럼). 『쉐이크(흔들다)』에는 저자가 직접 말하는 스토리텔링의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대한 태도와 이야기의 구상에서 완성에 이르기까지 상담을 하듯이 친절하게 이끌어 준다. 이야기꾼이 진심을 담아 만든 이야기는 어떤 장르라 할지라도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법이다. 김탁환 작가는 "이야기꾼이 된다는 것은 나만의 벽을 허물고 세상과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이야기꾼은 혼자서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세상과 함께 의사소통하는 존재이다. 그 산 증인이 바로 김탁환 작가가 아니던가. 

  

  

 사실, 글쓰기나 독서에 대한 문제보다는 번역에 대한 문제가 더 많다. 번역은 다른 사람의 글을 기반으로 한 번역자만의 순수한 작품이다, 번역은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의 글을 '바꾸어놓은 것' 뿐이다, 라는 번역의 정의부터 번역 작품의 완성까지, 그 과정은 미로나 다름 없다. 아마 그 미로에서 한참 동안 헤매며 머리를 쥐어뜯은 사람이 바로 김욱동 분일텐데, 이 분은 『5분 서양고전』의 작가이자 영미문학 전공 교수로서,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번역/해설했다. 그리고 항상 시대마다 존재하는 오역의 원인을 밝히는 동시에 번역에 대한 수많은 논쟁들에 대해 한 번역자로서 의견을 토한다. 확실히, 궁금해지기도 한다. 번역에 대한 말은 번역가만이 할 수 있으리라. 『번역에 살고 죽고』 이후 오랜만에 번역에 관한 제대로 된 책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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