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섬 비룡소의 그림동화 80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비룡소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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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작가다.
왜냐고 묻는다면 괴물들을 그리는 작가라고 해야 하나?
엉망진창 섬은 괴물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과 둘째 아들의 취향이 맞는 책이다.
어느 섬에 사는 괴물들이 꽃한송이로 시작해서 모두 멸종해버리는 슬픈^^ 책이다.
나쁜 말이나 욕이나 이런 것들을 먹고 사는 괴물들이 사랑스럽기만 한 꽃 한송이로 인해서 미쳐간다
가시투성이에 배배 꼬인 식물들, 꽁꽁 얼어붙는 밤, 펄펄 끓는 바다에 침을 뱉고 불을 뿜는 게 인사인 괴물들의 나라.

 -징그러운 녀석들이 한도 끝도 없이 많았다-
-서로 미워하고 화내고 복수하고 찢고 부수고 소리 지르고 으르렁 거리고 치근대면서 고약한 감정들이 아무렇게나 내뱉는 게 괴물들을 좋았어

 이러다가 모든 것이 즐겁지 않은 싸움으로 번져간다. 전에는 미움이 즐거운 게임처럼만 다가오다가 전쟁으로 번진다. 그리고 모두 불타오르고 녹아들어 비가 오면서 끝이 난다.
줄지어 서 있는 꽃송이들 무지개가 걸린 하늘 갖가지 예쁜 꽃들로 섬이 가득 채워진다. 재미없어진다.
내가 원했던 결말은 무엇이었을까 그 꽃이 괴물들에 걸맞게 변신해야 한다고 생각한것일까? 아님 괴물들이 동화되어서 어느새 조금은 사랑스런 성격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우리 아들은 이 책이 단순히 괴물들이 나열된 모습에만 반한걸까
난 무엇에 마음에 끌리는 건가
징그러운 괴물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나오는 페이지가 펼쳐지면 이야..우와. 하는 단절음이 나온다. 어떤 상식적인 규칙이 있는 섬이 아니라 맘껏 본능 그대로 살고 있는 괴물들의 섬이 내 안에 어딘가에 잠자고 있다가 깨워지는 건가..하는 심오한^^ 생각도 껴 맞춰본다. 그럴수도 있겠지 뭐. 

이래저래 이 책은 망가지고 있다.
펼쳐놓고 징그러운 괴물들 그림 그리는 둘째아들의 몸무게 깔려서 망가지고 그러고는 팽개쳐져서 아들몸에 깔리고 굴려져서 망가지고 있다.
그림책이 망가지고 있는 건 20%의 아까움과 80%의 뿌듯함?
어떻게든 읽고 쓰고 해서 돈값은 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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