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엔딩 노트
tvN [내게 남은 48시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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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먹거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웰빙 열풍이 불기 시작하더니 모든 것에 웰빙이라는 단어가 붙으면서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한 관심이 전 국민의 화두로 떠올라 덩달아 유기농이니 무농약이라는 상품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오가닉이 아닌 상품을 사는 엄마가 개념 없는 엄마로 보이던 때가 있었다.
그런 건강이나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한 관심이 커져 이제는 잘 죽는 법 즉 웰다잉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고 있어 개인적으로 바람직하게 보고 있다.
사람은 태어나 누구나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마치 자신은 죽지 않을 것처럼 온갖 것에 욕심을 내고 안되는 일에 짜증을 내면서 그나마 유한한 삶을 스스로 좀 먹고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내일을 맞이할 확률은 누구에게나 반반이고 반드시 살아서 내일을 맞이한다는 보장은 없다.
갑작스러운 누군가의 죽음은 남아있는 사람에게도 슬픔이지만 스스로의 삶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채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는다면... 아마 죽어서도 제대로 눈을 못 감을 지도 모르겠다.
태어나서 반드시 죽는다는 걸 자각하고 있다면... 언제 죽음을 맞아도 아쉬움이 적게 남도록 나름의 준비를 하는 게 맞는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떻게 자신의 죽음을 준비해야 할까?
이 책.. 아니 노트라고 하는 게 맞는 `해피 엔딩 노트`에는 내게 남은 48시간을 어떻게 준비해서 보내면 좋을지에 대한 길잡이를 보여주고 있다.




막연하게 내게 48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면 뭘 해야 할까?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제대로 된 답을 해 줄 자신이 없다. 그저 누군가에게 뭘 남기겠다는 나름의 유언장 같은 거나 혹은 뭘 하고 싶은지를 적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정도, 혹은 남은 사람에게 무슨 말이든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심정뿐...
이 책에선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아 있다고 가정해서 죽음을 준비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길잡이라 할 수 있다
다 들 아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든가  혹은 내게 남아있는 재산의 정리 같은 당연한 것에서부터 나의 연표, 가족이라는 이름의 외투 같은 지금 나를 표현해주는 목록을 작성하는 것에서부터 남기고 싶은 것들 
혹은 청소하는 날 같은 걸 잡아서 제대로 버리지 못 했던 먼지 쌓인 물건이나 옷장을 비워 삶을 가볍게 하는 방법 같은 걸 알려주고 있다. 게다가 죽음이라는 단어의 부정적인 느낌과 달리 무작정 어둡고 침울하지만은 않다. 살아오면서 그때는 기뻤지만 바쁜 일상에서 잊어버렸던 작은 추억 같은 것도 찾아보도록 권유하고 있다. 내가 아끼는 물건 리스트를 작성해보거나 지금 당장 만나보고 싶은 그리운 얼굴을 적어보라든가 하는 방법으로..



그리고 살아가면서 미안했지만 미안하다 말하지 못 했던 사람에게 더 늦지 않게 사과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렇게 사실은 다 알지만 지키지 못 했던 일들.. 혹은 외면했던 일들을 한 권의 노트에 마치 기록처럼 차곡차곡 적어놓으면서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고 언제 죽음이라는 놈이 날 덮쳐와도 후회가 적은 삶을 살도 소록 나의 현재와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해피 엔딩노트`
처음엔 책 속이 온통 빈 공간이라 당황했지만 들여다보면서 노트에 조금씩 채워나가다 보면 왠지 추억의 스크랩북을 채워나가는 것 같은 뭔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진달까? 그냥 내가 이렇게 살았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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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나의 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6
조 놀스 지음, 최제니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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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엔 화목하고 평범한 듯 한 가족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는 각각의 고민이 있고 가족이면서도 서로 소통하지 못해 고통받는 가족이 많다
이 책 `꿈꾸는 나의 집`도 특히 예민한 시기인 사춘기 소녀 펀의 눈을 통해 가족이 가지고 있는 문제와 상처 그리고 용서와 화합을 이야기하고 있다.
늘 사업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빠는 무엇보다 사업이 우선이고 가족의 말에는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아빠 곁에서 늘 언쟁을 피해버리고 요가 같은 것으로 회피하는 엄마
언니는 대학 진학에 실패한 후 아빠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짜증만 부리고 있고 오빠 홀든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가족에게도 터놓고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형제자매의 중간에 낀 펀은 막냇동생 찰리의 출생 후 가족 모두의 관심에서 벗어나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있다 느끼고 엄마의 관심에 특히 목말라하고 있다. 그리고 가족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귀염둥이 찰리는 이 가족의 불화를 자연스러운 웃음과 특유의 애교로 희석시켜주는 존재다.
이렇게 한 집에 모여 살면서도 각자의 고민으로 자신에게만 집중하던 가족에게 모두를 이어주는 햇살 같은 존재였던 찰리의 죽음이라는 갑작스러운 불행이 닥치게 된다.
늘 자신의 주위를 맴돌며 놀아달라던 찰리가 귀찮게 느껴졌던 펀은 자신이 찰리를 잘 돌보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했다 자책하고 가족들이 자신을 원망하리라 짐작해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하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슬픔에 잠식되어버린 가족들은 펀의 이런 상태를 짐작할 수 없었다
각자가 자신의 상처를 보기에 바빴기 때문이기도 하고 슬픔을 견뎌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와중에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가진 홀든과 그런 홀든의 상태를 진즉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외면하고 싶어 했던 아빠가 정면충돌하고 깊은 슬픔에 빠진 엄마는 자신조차 돌볼 수 없는 처지였기에 늘 가족을 돌보고자 노력하던 소녀 펀과 자신 외에 관심을 가지지 않던 언니 세라가 어린 찰리 대신 가족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모든 것을 놓은 채 슬퍼하는 엄마에게 엄마의 사랑이 필요한 자신들이 있음을 눈물로 호소하는 펀
이렇게 가족의 죽음이라는 커다란 상처를 통해 남은 가족이 서로를 돌아보고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꿈꾸는 나의 집`은 특히 어린 소녀 펀이 각자의 방향만을 바라보는 가족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사춘기 소녀 특유의 감성으로 잘 묘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가족을 잃은 아픔의 묘사가 절절히 와 닿았다.
과연 가족이란 어떤 존재일까?
늘 곁에 있어 더 소홀하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는 존재인 가족이지만 가족 앞에 역경이 닥쳤을 때 순식간에 뭉쳐 위기를 돌파하기도 하는 것이 가족이 아닐까 생각한다.
읽으면서 펀이 느끼는 소외감이나 찰리의 죽음에 대한 자책이 가슴에 와 닿아서 마음이 많이 아팠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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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달은 그림자가 없다 세트 - 전2권
연이은 지음 / 청어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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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하는 부모밑에서 사랑으로 태어났으나 가족의 수장인 할아버지의 반대를 이길수 없어 어처구니없게도 사생아의 처지가 되어 외국에서 자란 정소월

늘 자신에게 희생하고 살아가는 엄마가 안쓰러워 이번 심부름만 잘하면 엄마를 호적에 정식으로 넣어준다는 할아버지이자 혜성그룹 회장인 정회장의 약속을 믿고 부모도 모르게 월산의 지주아들과 정략결혼을 하기로 한다.

그녀가 간 월산이란 곳은 지역 특유의 지방색이 강하고 마을 사람들이 대대로 온천으로 덕을 보고 살아가는 곳이라 그곳의 지주이자 온천타운의 주인인 차씨 집안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었고 차씨집안이전 월산의 원래 대지주였던 한씨집안의 금지옥엽이자 달 아가씨라 불렸던 미모의 한연화의 저주가 대대로 뿌리깊게 마을 사람속에 자리잡고 있다.

폐쇄적이고 음울한 전설이 깃든곳 월산에 도착하자마자 여러가지 사건에 휩쓸리는 소월은 이런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릴적에 큰 충격을 받아 정신적인 퇴행현상을 겪고 있는 22살의 청년이자 10살의 정신을 가진 차무영이 안쓰럽고 연민을 느끼게 되지만 이 두사람의 결혼을 반대하는 누군가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면서 점점 마을 전체를 휘김고 있는 달 선녀의 저주라는 것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되고 자신들을 위협하는 검은 복면의 정체를 밝히고자 노력한다.

이야기전체를 아우르는 달 선녀의 저주는 부당하게 부를 이룬 차씨 집안에 대한 일종의 경고의 의미이자 권선징악을 바라는 마을 사람들의 염원에 의해 지워지지도 잊혀지지도 않고 대대로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부적같은 저주에 다름 아니었다.그리고 그들의 말처럼 차씨집안은 대대로 광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어 저주는 돛을 단 것처럼 사그러지지않고 끊임없이 확대되고 재생산되어 이제는 월산전체에 차씨 집안에 내린 달 선녀의 저주는 정설처럼 뿌리 내리고 있다.

그런 음습한 저주를 믿지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조차 은연중에 그 전설...즉 달 선녀라 불리운 한연화의 죽음이 어딘가 석연치 않고 그런 그녀가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고 재산을 가로 챈 차씨집안을 그냥 두지않을거라 믿고 있을뿐 아니라 대를 이어 마을전체를 지배하는 차씨집안의 부를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마음에서 전설을 부추긴것도 없지않다.

달의 기운처럼 어딘지 비밀스럽고 음습한 월산이란 곳은 안그래도 지역의 특성상 다른 지역에서 온천을 즐기러 온 뜨내기 손님들이 머물다 가는곳이라 늘 소문이 무성하고 사람과 사람의 입에서 책임도 못지는 말이 물처럼 흐르는곳...

이런곳에서 최근도 아닌 아버지의 아버지대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저주의 비밀을 찾아 나선 소월과 무영은 마치 그들을 도와주는것 같이 은밀하게 비밀스럽게 털어 놓는 여러 이야기속에서 진위를 찾아야 할뿐 아니라 주변에서 모습과 정체를 숨긴채 위협하고 가로막는 사람들을 찾아야하는 절체절명의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또한 가장 믿고 신뢰해야할 가족들조차 믿을수 있기는 커녕 각자의 계산에 의해 소월과 무영을 마치 장기판의 졸처럼 이용하려고만 하는 상황이었으나 다행인것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느끼는 마음은 순수할뿐 아니라 그 밑에는 연민과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 위기를 잘 넘을수 있는 힘이 된다.

과연 누구를 믿고 누구를 믿어선 안되는걸까?

이야기의 초반은 강렬하고 그 저주의 바탕이 된 연화의 슬픈 사연 또한 인상적이었으며 이야기 전체를 비밀과 미스터리한 요소와 스릴의 조절을 잘하고 있으나 뒤로 갈수록 반복되는 사고의 연속으로 초반의 강력한 몰입을 방해하고 좀 늘어지는 감이

있어 개인적으로 아쉽게 느껴졌다.

요즘 나오는 로맨스소설의 흔한 설정과 그 괘를 달리하고 있다는 점에는 점수를 주고 싶고 이번 책보다 다음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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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 개정판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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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사랑은...그토록 뜨겁고 절실했던 사랑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는걸 알게된다.

서글프지만 어쩔수 없는것이 내가 사랑했던 사람만 시간이 지나 변하는게 아니라 나 역시도 알게 모르게 변했고 그걸 바라보는 그 사람이 느끼는 허전함과 쓸쓸함은 내가 상대를 보고 느끼는거랑 별 차이가 없다는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자꾸 잊어버린다.

그래서 변해버린 그 사람만을 원망하고 때론 미워하기도 한다.마치 나는 예전의 그 사람인것 마냥...

하지만 이미 변해버린 마음을 억지로 붙들고 살아가는 삶이 과연 행복할까? 하는 의문을 피에르의 고백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는 그래서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가 아닌 사랑했네라는 과거형으로 이미 뒤늦은 후회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것 같다.

이 책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는 프랑스의 국민작가로 사랑받는 안나 가발다의 대표작이자 사랑에 대한..특히 변해버린 사랑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아내와 두딸을 내버려둔채 가방을 싸서 떠나버린 남편

그런 남편때문에 매일매일이 슬프고 화가나서 눈물짓는 클로에에게 시아버지인 피에르가 시골집으로 잠시 떠나서 쉴것을 요청하고 가고 싶지않지만 반대할 힘도 없어 따르게 된 클로에

그곳에서 시아버지 피에르는 떠난 아드리앵을 잊고 더 이상 눈물 흘리지 말고 자신을 더 믿고 사랑하라며 클로에는 충분히 그럴수 있는 자격과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마치 세상이 무너진것 같은 클로에에겐 그냥 하는 위로로 들릴뿐 마음속에 와닿지않는다.

이런 클로에를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피에르

클로에는 집안에서 늘 말도 없고 권위적이며 고집불통 같았던 피에르에게도 결혼생활중 영혼을 뒤흔드는 운명의 여인을 만나 모든것을 버리고 싶을만큼 사랑에 빠졌던 과거가 있었음을 알고 놀라게 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마치 떠난 남편을 대신해서 변명하는것처럼 느껴져 화를 낸다.

너무나 사랑했지만 가족을 버리고 평온한 삶을 버리는게 두려워 결국 아무런 노력없이 사랑하는 여인이 떠나는걸  지켜보기만 했다는 피에르는 그녀 마틸드를 잃어버렸다는 자괴감을 가진 채 오랜세월을 무기력함과 고통속에 보냈고 자신이 가족을 위해 남기로 선택한 삶도 자신의 생각만큼 평온하지도 모두가 행복하지도 않았음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오히려 자신의 사랑을 찾아 모든걸 버리고 떠난 아드리앵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안스럽기도 하며 내심 부러운 맘도 있는것 같았고 그런 그의 마음을 예민하게 알아챈 클로에는 처음에는 화를 내지만 그와 이야기를 할수록 피에르가 떠나버린 마틸다를 그리워하며 모든것에서 의욕을 잃었던 시기에 남편인 아드리앵과 다른 가족들 역시 집안의 분위기나 시아버지의 태도로 인해 행복하지않은 시절을 보냈고 상처를 받아 오랜세월 힘들어했음을 기억해낸다.

그리고 평소 그토록 말이 없었던 피에르가 자신에게 위로를 하고 있으며 이미 마음이 변해버린 사람과 참고 살아가는 것은 누구에게도 행복하지않음을 말해주고 싶어한다는 걸 깨닫는다.결국 자식들도 좀 더 행복한 부모와 살고 싶어하지않았을까 하는 조금 뒤늦은 통찰을 통해...

결국 변해버리고 떠나버린 사랑때문에 자신을 괴롭히기보다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만이 자신뿐 아니라 주변사람들도 행복해질수 있다는 이야기를 작가는 하고 싶은게 아닐까?

사랑과 삶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안나 가발다는 덤덤하게 마치 대화하듯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 그 씁쓸함이 더 와닿았고 그런 그녀의 글이 사랑받는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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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 세트 - 전3권 - 권력의 기록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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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얻는자 천하를 얻을 것이다`

대량의 수도 금릉에 겉으로 보기에 병약하며 병색이 완역한 의문의 남자 매장소가 나타나면서 왕실을 비롯한 조정에 일대 파란이 불기 시작한다.

지금의 황제에게는 그 뒤를 이을 태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심이 많고 늘 권력의 중심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걸 꺼려하는 그의 특성상 태자의 정적으로 다섯째 아들인 예왕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실정이었다.

덕분에 조정에는  두 사람의 권력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두 사람 모두에게 기린지재라 일컬어지는 그의 지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과연 그는 두 권력자중 어느 편에 설 것인지 모두의 귀추가 주목되던 상황

한편 모두의 주목을 받는 매장소란 남자는 제야의 고수들의 모임인 랑야방의 제일인 강좌매랑의 종주이자 12년전의 과거에서 살아돌아와 반드시 그와 그의 가족 그리고 그의 동지들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고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당사자들에게 복수를 해야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아는 자는 거의 없다.

의심이 많고 잔인하며 편협한데다 자신밖에 모르는 황제에게는 지금의 태자가 아닌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모두에게 존경받고 다음 황제의 재목으로 부족함이 없다는 명성을 얻고 있었던  소경우 기왕이었다.

하지만 모두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던 기왕이 늘 불편하고 자신에게조차 주저없이 바른말을 하는 그를 평소부터 의심하던 황제는 기왕이 자신의 부대인 적염군이 일으킨 반란에 관련되어있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잔인하게 처형해버리고 적염군 역시 별다른 확인없이 전멸시켜버렸지만 이 모든건 권력을 나누기 싫어하고 기왕의 힘이 강해지던걸 꺼려하던 황제와 또 다른 세력의 은밀한 야합으로 이뤄진 치밀한 덫이었고 이 모든 걸 백일하에 드러내 억울하게 죽어간 적염군과 기왕의 누명을 벗기고자 하는 게 매장소가 원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과거와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있던 매장소가 금릉으로 와 둥지를 튼 곳은 현 황제의 누이 장공주와 혼인한 녕국후의 집이었고 공주와 녕국후부의 아들인 소경애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그가 원하던 뜻을 펼치기 시작한다.

태자와 예왕 모두로부터 적극적인 요청을 받지만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지않고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않는 그의 태도에 애가 닳기 시작하는 두 사람은 그가 가끔씩 조언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어느새 성질 급한 태자는 그로부터 떨어져 나가고 예왕의 곁에 서게 된 매장소는 그를 끌어들이는 데 실패한 태자와 그 추종자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게 되고 그 배후에는 매장소를 형님처럼 따르던 소경애의 아버지인 녕국후가 있었다.

녕국후부에서 치열한 싸움끝에 장공주와 녕국후 그리고 소경애 사이의 숨겨진 과거가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태자의 세력들은 실각하게 되지만 상대적으로 급부상해야 마땅한 예왕의 세력 역시 힘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 모든 걸 계획했던 매장소는 두 사람이 아닌 새로운 사람 즉, 적염군과 기왕의 반란이 누명이라고 주장해 황제의 미움을 사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나있던 정왕에게 뜻이 있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예왕과 진검승부를 하게 된다.

권력의 변방에 있던 정왕을 점점 권력의 중심으로 부상시키고 마침내 천하를 그의 손아래 쥐게 해 원하던 복수를 얻게 된 매장소와 정적이었던 사람들간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흥미진진했을 뿐 아니라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어떤 수를 쓰고 어떤 지략을 펼치는 지를 보는 재미가 좋았다.

또한 형제처럼 지냈던 소정애를 끊어내야할때 인간적으로는 고뇌하고 고민하지만 정치적 판단에서는 비정하리만치 잔인한 방법으로 그에게 진실을 드러내는 모습은 매장소가 평범한 인물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지만 자신의 친구였던 정왕에게조차 자신의 정체를 숨기던 그도 동료가 처한 위험에 모든걸 버릴 각오로 뛰어 들며 고뇌하는 모습에서 인간미를 보여주고 있다.

제법 방대한 두께를 자랑하는 책이었지만 지루하지않았을 뿐 아니라 음모의 핵심을 밝혀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그 과정에서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권력을 그들로부터 빼앗아오는 전략이 마치 드라마를 보는듯 흥미진진했다.

다만...이 과정에서 대부분을 차지한건 남자들간의 의리와 우정 그리고 뜨거운 형제애 같은것이었고 여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다는 게 아쉬웠달까?

원하던 걸 모두 이룬 매장소이자 임수였던 남자의 운명은 잔인하기 그지없어 읽고 난 후 왠지 허무함이 남는듯하다.마치 권력의 속성이 가지는 씁쓸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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