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컬러링북
무한도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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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이 갖춰지기 전 그러니까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할 때부터 인연이 되어 한 회도 빠지지 않고 본 이른바 무도 빠
남들이 재밌다고 하는 다른 예능을 볼 때도 내겐 오로지 무도뿐
처음엔 남들보다 특출나게 잘난 부분이 없는 그저 그런 연예인들을 모아놓고 말도 안 되는 것부터 도전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이상한 걸 할 때도 왜 저러지 하면서도 피식거리는 웃음이 나기도 했고 이젠 국민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프로그램이 된 지금도 때때로 가슴 울컥하는 감동을 주는 건 물론이고 내겐 웃음을 주는 멋진 프로그램이다.
나오는 무도 멤버들 모두가 이젠 다른 프로그램에서 간판에 나설 정도로 잘 나가지만 내겐 여전히 일류가 아닌 일류가 되고픈 이류 시절의 그들의 모습이 그립다.
좋은 일도 참 많이 해 온 무도는 일제 강점기 시절의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도록 하는 계기를 요즘 유행하는 힙합과 콜라보를 한다던가 아니면 숨은 그림 찾기처럼 놀이로 역사를 재밌게 소개해주기도 하는 등 오락과 교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을 뿐 아니라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보여주어 마침내 국민 연예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프로그램이 되었다.
한 프로그램이 10년이 넘게 장수할 때는 그만큼 인기를 얻는 요인이 있다.
물론 모두의 노력은 당연한 거고 늘 새로운 것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짧은 방송시간을 고려하면 시도해보기 힘든 장기 프로젝트 역시 무한도전이었기에 가능하고 또 그런 노력이 레전드가 되는데 힘이 되었다.
기억에 남는 건 너무나 많은데 돈 가방을 들고 튀어라도 뉴욕에서의 일도 기억에 남고 무인도 편도 레슬링도 토토가 도 다 기억에 남는다.
특히 독립투사에 대한 것도 기억에 나았고 우리의 역사인 일제 치하에서 고통받았던 하시마 섬편은 보면서 눈물이 났던 기억이 난다.
역사에 관심이 적은 젊은층에게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하고 인식을 조금 바꾸게 하는 데 힘이 된 것 같아 무한도전 팬으로서도 뿌듯한 일이었다.
이 밖에도 뛰어난 기획과 멤버들의 노력으로 빛을 발했던 작품은 너무나 많은데... 이런 무한도전의 빛나는 10년 역사가 북폴리오에서 요즘 유행하는 색칠하기 즉 컬러링북이 되어 나왔다~

무한도전 장기 프로젝트 조정경기 출전하기~


멤버들 면면의 캐릭터에 맞는 캐리커처도 재미나지만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 속 장면들이 대부분 실려있어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어릴 적에 한창 빠져서 색칠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나이 들어 해보려니 마음과 달리 색칠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딸아이는 좋아라하지만서도...

레이싱 편

대부분 인기가 있었지만 특히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았던 프로그램 대부분을 이렇게 재미있는 만화로 컬러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놔서 아이들과 같이 색칠을 하면 더욱 재미날 듯
지금 무한도전은 안식년 휴식 중이지만 얼른 휴식을 끝내고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기를...
무한도전이여~영원하라~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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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김정범 지음 / 비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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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2012년부터 부산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엮은 것이라 그런지 일반 에세이보다 더 소통에 신경을 쓴 느낌이 든다.
일단 음악과 음반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저자의 생활이나 삶이 글 속에 묻어 나오고 있는데 그 둘의 조합이 상당히 정겹기도 하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그가 말하는 음악이나 음반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글을 읽는 재미가 있다.
그의 말처럼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을 들었을 때의 추억까지 덩달아 기억나게 하는 힘이 있다.
내가 첫사랑과 들었던 음악, 연인과 같이 좋아해서 서로 같은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에서 느꼈던 동질감을 느끼게 해 행복하게 했던 음악, 혹은 어릴 적 동경했던 록그룹의 음악이 가끔씩 라디오나 어딘가에서 흘러나올 때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흐른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지만 그 곡이 흐를 동안이라도 그때의 추억이 생각나서...
그래서 그가 책 속에서 말한 것처럼 사이먼& 가펑클의 음반을 처음으로 샀을 때의 기쁨이라던가 어머니의 투병 때 들었거나 만들었던 음악에 대한 이야기에도, 그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음악과 뮤지션을 만난 이야기를 보면서 그가 느꼈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달까...
이 책에 소개된 음악들은 클래식도 있고 재즈도 있으며 상당히 전문적인 음악들이 많아서 솔직히 아는 곡은 몇 곡 되지 않았지만 글을 읽으면서 그의 일상이나 그가 만났던 사람, 혹은 그의 주 무대인 미국의 도시 모습이 마치 그려지는 듯해 굳이 그 음악을 몰라도 충분히 저자가 느끼는 감정에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리고 글을 읽으면서 그가 소개한 곡을 나도 모르게 찾아서 들어보게 되고 아는 그룹이나 곡에 대해서는 괜스레 더 반갑기도 하고 그랬었다.
예전의 음악은 굳이 라디오를 틀거나 음반을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그럼에도 그런 번거로움과 비용을 감수해서라도 원하던 음반을 샀을 때의 희열은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취미 외엔 별다른 취미가 없었던 나에게 또 다른 즐거움 중 하나였는데 요즘은 어디를 갈 필요도 없이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결재해 다운로드해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예전보다 음악을 듣는 시간도 비용도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요즘은 어디에서도 흘러나오는 곡이 아이돌 위주의 음악이 많아 나같이 나이를 좀 먹은 사람에겐 때론 소음처럼 느껴질 때도 있는데 예전의 음악이 더 좋았다고 느껴지는 걸 보면 나이 먹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저자가 말하고 이야기하는 곡들이 더 친밀하게 다가오기도 했고 특히 책 뒤편에 찾아듣기로 따로 모아놓은 부분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듣기 좋은 곡, 추울 때 더울 때 혹은 비 올 때 추천하는 곡, 산책에 어울리고 위로받고 싶을 때 듣기 좋은 곳 등 때와 장르 기분에 따라 추천하는 곡은 이 책의 진액 같다
그가 말하고 추천하는 곡들 역시 대부분 좀 오래되었거나 요즘의 빠른 댄스곡 같은 것에 비해 덜 알려진 음악이라 그런 것이지 모르겠지만...
뮤지션으로도 활동하고 작곡도 하며 영화음악감독으로도 활발히 활동하는 저자는 글도 잘 쓰는 것 같아 부러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이럴 걸 보면 신은 역시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재능을 몰빵한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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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뼈
송시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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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속에 사건에 대한 진상이 있고 그 진상이 읽는 이로 하여금 납득할 수 있어야 하며 더불어 독자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짜릿한 반전까지 책임져야 하는 게 장르소설의 단편이 가진 숙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잘 쓴 장편 미스터리 스릴러 책은 많아도 단편 미스터리 스릴러 책은 귀하다.
그렇게 볼 때 장르소설에 특히 취약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본다면 재밌기도 하고 가독성도 좋았고 더불어 약간의 반전까지 맛볼 수 있었던 이 책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도가 높았다.
괜스레 반전을 위한 어쭙잖은 밑밥을 던지지도 않았고 뭔가 거창한 살인의 이유가 있는 것처럼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것도 아닌... 그야말로 우리 주변의 일상에서 누군가에게 일어날 법한 살인사건을 소재로 다루고 있어 공감대가 높았을 뿐 아니라 살인의 이유나 동기 역시 속된 말로 살인하면 딱 떠오르는 그렇고 그런 흔한 동기로 벌어진 일이라 몰입감도 좋았다.
마치 뉴스의 사회면에서 벌어진 일을 심층 분석했거나 그 사건 속으로 직접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설적 재미를 위한답시고 복잡한 트릭도 없었다는 것도 맘에 들고...
혼자 사는 미혼의 여성이 살해되었는데 주변 탐문을 하다 보니 남자관계가 복잡하다는 소문이 들린다.
그러자 죽은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지는 현실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들은 이야기이다.
죽은 사람이 사람들의 입을 통해 나쁜 말이 전해지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피해자지만 죽어 마땅한 사람처럼 변해버리는 현실... 여기서는 다행히도 그 죽은 여자가 알뜰하게 사랑을 줘서 키우던 유기견에 의해 살인자의 모습이 드러난다.
 남편을  혹은 아내를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영화도 그렇고 특히 추리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살인의 이유다.
배우자의 부정 때문에 혹은 나 자신의 부정 때문에 배우자를 치우고 싶은데 깨끗하게 갈라서자니 이혼으로 인해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할 것 같고 그만 죽어주면 돈도 빼앗기지 않을 뿐 아니라 잘하면 보험 같은 걸로 부가적인 이득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배우자 혹은 살해 대상자를 없애버리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데 아뿔싸 치명적인 실수를 했네... 이 실수를 몰래 만회하기 위해 계획을 짠다.
완벽한 알리바이까지 마련했는데 엉뚱하게도 작은 회사의 회사원이자 미혼이며 그저 집에서 키우는 말 안 듣고 무진장 짖어대는 개 때문에 이웃의 눈치나 보고 있는 한 평범한 모습의 평범치 않은 임기숙이라는 여자 때문에 모든 진상이 드러나고 사건 조작은 무위로 돌아가는 2편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이 어딘지 평범치않은여자를 소재로 다른 단편을 만나보면 좋을것 같다.
늘 미소를 지으며 고객들의 불만을 접수하고 진정시키는 일까지 담당하고 있는 콜센터 직원이 서서히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무너져 내리고 결국에는 폭주하게 되는 이야기도 그렇고 한마을에서 사라져버린 여자아이를 찾는 과정에서 사람들 사이에 어떻게 불신이 자라고 어떤 방식으로 그 불신이 폭력으로 변해가는지를 그린 작품도 그렇고 매 맞는 아내의 이야기도 그렇고 대부분  모든 이야기의 최종 피해자는 결국 자신보다 조금 못한... 사회계층구조로 볼 때 아래에 위치한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책에 나와있는 단편 대부분이 흔히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맨 앞의 아이의 뼈와  어느 연극배우의 거울 그리고 누구의 돌 만이 현실적인 느낌이 아니라 그야말로 지극히 소설 같고 연극적 소재의 이야기였다.
거창한 살인의 명분이나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 현실 속 뉴스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어 친근감이 들 뿐 아니라 그 소재를 이용해 맛깔나게 버무려 배합해 된 이야기가 재미나기까지 해서 충분히 장르문학이자 단편소설의 재미를 보장하고 있는 `아이의 뼈`
사실 살인의 명분이란 게 대부분 개인의 욕망이나 복수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가 대부분인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에 나오는 살인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와 닿기도 하고 생생함이 느껴졌다.
단편이지만 충분히 매력적으로 어필할 만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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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17-02-14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편소설을 이렇게까지 정성스럽게 쓰실정도면 꼭 읽어보고 싶네요!

몽쁘띠 2017-02-14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네..한국소설이고 거기다 단편이며 장르로설인데도 상당히 매력있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기회되시면 한번 읽어보시길요~^^
 
기린의 날개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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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도심 한가운데서 칼에 찔려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그를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은 경찰이었고 죽은 사람이 비척거리며 눈앞을 지날 때도 그가 칼에 찔린 상태인 줄 모르고 그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줄로만 알았다
그가 죽어버리자 칼에 찔린 그가 도대체 왜 그곳 니혼바시의 다리까지 걸어갔는지 의문을 가지게 되지만 이 내 용의자가 잡히면서 사건은 쉽게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용의자 역시 중태에 빠진 상태여서 사건의 진상을 알 수 없었던 경찰은 얼른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피해자와 용의자의 접점을 찾는다.
물론 용의자가 가해자의 지갑을 지니고 있었고 검문을 피해 달아났다는 사실은 그의 입지를 좁게 했지만 당연하다는 듯 그의 행적과 알리바이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오로지 두 사람의 원한관계에만 초점을 맞추고 사건을 거기에 꿰맞추는 듯한 경찰의 형태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데 일조를 한다.  
게다가 하필이면 그 두 사람이 같은 회사에서 피해자는 본부장으로 용의자는 해고된 계약직으로 일했던 사실이 밝혀지고 거기에다 매스컴까지 합세하면서 사건은 다른 모습으로 변질되기 시작한다.
그가 범인으로 밝혀진 것도 아닌데 당연하다는 듯이 그를 범인으로 취급할 뿐 아니라 마치 이 사회의 기득권층에 의해 피해를 본 을의 반격으로 보도되어 용의자는 기업의 횡포에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의 모습으로 모든 사람의 동정을 받게 되고 피해자는 계약직에게 횡포를 가한 갑의 모습으로 변질돼 피해자의 가족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처지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이런 모습은 한쪽의 입장만을 내세운 정보의 불균형과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건의 본질과 달리 sns 나 온갖 언론을 이용해 자신의 입장만 말함으로써 교묘하게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흘릴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한편 우리의 가가 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용의자가 벌인 사건이라고 단정 짓고 간단히 사건을 덮고 자 할 때 그의 행적을 하나하나 조사하고 피해자가 왜 니혼바시 다리의 기린 조각상을 향해 기도하는 듯한 모습으로 발견된 건지 그 이유를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난다.
그는 왜 죽어가면서도 끝까지 그곳 기린의 동상 앞으로 가야만 했을까?
왜 그곳에서 마치 기도하는듯한 모습으로 발견되었을까?
단순한 사건이지만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은 역시 아팠다.
살아가면서 어떤 실수를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이 숨기고 싶고 달아나고 싶지만 누구도 진실로부터 영원히 도망갈 수 없다는 걸 이야기하는 `기린의 날개`는 살인사건을 통해서도 역시 뭔가 삶의 교훈을 주고 싶어 하는 게이고 특유의 작품이었다.
역시 가독성도 좋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마음에 들지만 더 이상의 깊이는 들어가지 못하고 특유의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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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무기 - 이응준 이설집
이응준 지음 / 비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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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두께로 압도하는 책
게다가 에세이도 아니고 잡문 집도 아닌 이설 집이라는 용어 역시 낯설어서인지 선뜻 손이 안 갔고 읽기 전부터 뭔가 어렵지 않을까 두려움을 느끼게 한 책이다.
뭐... 생각보다 쉽게 읽혀서 오히려 놀랐달까
책은 일단 7개의 큰 챕터로 나눠져있다.
대체로 작가가 느낀 일상의 감상이나 시 같은 것 혹은 스스로에게 고하는 글 같은 걸 묶어 놓았는데 그래도 챕터의 제목에서 보면 어떻게 나눴는지는 알 수 있다.
일단 보리수 아래서는 마치 석가모니가 그 보리스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고 열반한 것처럼 작가가 글을 쓰면서 얻었던 여러 가지 깨달음 혹은 좌절 같은 개인적인 성찰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20대의 뜨거운 피를 가지고 자신이 걷고자 했던 문학가로서의 길을 걷으면서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걸로 느껴지는 어머니의 암 투병과 죽음은 그에게 죽음과 삶에 대한 많은 고찰을 갖게 한 듯
이 챕터에서는 특히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광장에서라는 챕터는 그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현주소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
사회적 현상에서의 정치와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이야기가 많은데 특히 현 정치에 이 대한 비판이 와 닿는다.
언제나 현실의 불만족스러운 부조리함과 불평등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젊은 세대들은 역사 고금을 막론하고 기존 세력을 뒤집고 새로운 시대를 원하기에 좌파적 성향이 강한데 이런 젊은 층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들이 원하는 부분만 얻기 위해 충동질하기에 바쁜 현실의 진보세력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돋보였다.
원하는 말만 듣지 말고 제대로 귀를 열어두란 말이야!
또한 보수세력에 대한 비판 역시 날카롭다.
공동체의 안정과 질서를 중요시하는 보수주의에게 늘 그에 따른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데 지금 현실은 어떠한가? 그저 진보에 반대하고 자신들의 안위만 따지기에 급급하고 부정부패로 자신들의 배만 채우기 바쁜 지금의 보수라 칭하는 자들은 진정한 보수가 아님을 이야기하는데 솔직히 속이 시원했다.
조금도 눈치 보지 않고 날카롭게 일갈하는 그의 글은 현실정치에 진저리가 난 나 같은 사람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어느 쪽도 치우치지 않았다고 하지만 역시 젊은 세대에게 좀 더 기회를 주고 발전의 가능성이 보이는 진보에 좀 더 애정이 느껴진다.
전장에서는 작가가 걸어가고 있는 문학계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직업으로서 글을 쓰는 그에게 전장은 역시 문학계이고 지금 문학계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나 그가 만난 사람 혹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부담 없이 읽기에 좋았다.
또한 어느새 만연해진 표절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문학계에서도 거대해진 기존 작가들의 힘을 문학권력이라고 칭하며 표절에 대한 그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어 표절에 대응하는 작가들의 말장난에 화가 났던 사람으로서 속 시원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룬 챕터가 있다면 참호에서의 책 읽기는 진짜 전장의 빗발치는 참호 속에서 책을 읽는 느낌이 들 만큼 어딘지 비현실적인 고요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잠깐 동안의 휴식 같은 챕터였다
토토는 생각한 다와 시인 함성호 씨는 그의 다소 엉뚱한 면이 돋보이는 챕터였다.
특히 토토에 대한 글은 엉뚱하면서도 재치 있고 무슨 말을 하는지 어리둥절하다가도 실실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바다 위 밀봉 유리병 속에서는 그야말로 온갖 것을 이야기하고 있어 가장 이설 집에 가까운 챕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소재가 그야말로 어떤 공통점도 없이 자유롭게 쓰여있는데 이게 은근 매력이 있었다.
이렇게 한 챕터씩 읽어가다 보니 어느새 두꺼운 무기 같았던 책이 끝이 보였고 나로 하여금 성취감도 느끼게 했다.
그의 글에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고 몰랐던 걸 알게 해준 부분도 있었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는 부분도 솔직히 있었지만 그의 글은 자유롭다.
소재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자유롭게 쓰고 있단 게 느껴져 그의 글을 읽으면서 카타르시스도 느껴지고 그래서 왠지 부담이 없었달까?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통찰의 힘 역시 공감이 갔기에 그의 글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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