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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시간
파비오 볼로 지음, 윤병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에겐 친숙하지않은 작가 파비오 볼로
이탈리아에선 그의 다재 다능함이 빛을 발하고 여러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배우이자 작가이며 텔레비젼 라디오 진행자이자 성우이기도
하단다.
늘 생각하지만 한 사람에게 이렇게나 많은 재능을 준 건 너무 불공평한 처사가 아닐지..
시나리오 작가이자 방송을 많이 하고 잘 아는 사람이라 그런지 그의 소설은 마치 텔레비젼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쪽 저쪽 시점의 변화를 주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는 건 장점이지만 그렇다보니 이야기의 흐름이 끊겨 몰입도가 좀 방해되는 듯한 단점도
있다.
결국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고 뒤늦게 후회하고 땅을 치는 남자의 뒤늦은 사랑찾기
어릴적부터 너무 가난해서 늘 그런 자신이 부끄러웠던 로렌초
남들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하시지만 늘 빚에 허덕여 남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사는 부모가 싫지만 자신 역시 그 길을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그에게 두 사람이 그의 운명을 바꾼다.
첫번째가 그의 옆집으로 이사 왔던 로베르토
그는 로렌초에게 참으로 다양한 책과 음악을 소개해서 스스로 한심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지식에의 욕구를 심어줬고 또 다른 남자
엔리코는 로렌초의 빛나는 재능을 알아봐 주면서 그의 인생은 180도로 전환되지만 안그래도 아버지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던 로레초에겐 아버지와
등을 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그가 너무나 사랑하지만 결국 그를 떠나는 여인 페데리카
그녀가 결혼한다는 소식은 로렌초에게 아버지의 암일지도 모르는 병환소식보다 더 충격으로 다가 오는데...
덤덤하게 시점을 번갈아가면서 어릴적부터 자신이 걸어 온 길을 이야기하고 또한 그녀가 떠나기전 그녀와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그녀의 냄새 그녀의 숨결 그녀와 함께했던 시간들...
그녀가 왜 그의 곁을 떠나게 됐는지..
그녀가 떠난 이유를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확하게 모르는 로렌초는 스스로를 애정표현이라곤 받아보질못해서 사랑을 할수없었다는 말로 변명을
하고 있다.
또한 너무나 고지식하게 일을 하고 자식과 제대로 된 대화도 안하던 아빠를 부정하고 외면하지만 자신 역시 그 아빠와 같이 주변에 벽을 쌓고
다른 사람을 들이지않았다는 걸 아빠가 죽을수도 있다는 걸 깨닫고서야 알게 되는 걸 보면 참으로 아니러니함을 느낀다.
그렇게도 어색하고 서로 말이 없던 부자 사이가 조금씩 변화되는 걸 보면서 작은 감동을 받는다.
특히 말주변이 없고 애정 표현을 못했던 아빠가 자신의 애정을 자신이 잘 하는 화초가꾸기로 표현하는 장면이 특히 맘에 든다.
덩치크고 나이 든 남자가 작은 화초를 살리면서 마치 자신과 아들과의 관계 회복을 바라고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아들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힘들게 배운 문자 몇마디로 표현하는 모습은 우리의 아버지랑 닮아있어 더욱 친근감이 든다.
사랑을 할 줄도 표현할 줄도 모르고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는것에도 어색한 로렌초가 운명의 여인인 페데리카의 결혼소식에 겉잡을수 없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그의 사랑을 다시 찾을수 있을까 궁금했다.
어느 순간 내게로 와서 머뭇거리며 방황하는 사이 닫혀버린 문
과연 로렌초의 그녀는 그의 노력에 손을 들어줄까?
끝까지 그 궁금함을 가지게 한 책이었고 평범하지않은 결말이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