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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꾼의 죽음 ㅣ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11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3월
평점 :
끊임없이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잔소리하는 사람은 어디서든 환영받지 못하나 보다.
온 마을 사람들의 개인사며 연애 사정까지 서로 다 알고 지내는 작은 마을 로흐두의 순경으로 사는 자신에게 만족하던 해미시는 오랫동안 좋아했던 약혼녀 프리실라와의 약혼이 깨지고 마을 사람들의 일방적인 질타에 그만 짜증이 난다.
알고 보면 약혼이 깨진 게 해미시의 탓이 아님에도 마을 사람들은 그가 프리실라를 찬 것으로 오해해서 이런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 모든 상황이 그저 짜증 나고 화가 나는 해미시는 휴가를 얻어 바닷가 마을 스캐그로 떠난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 달리 도착한 민박집은 형편없는 음식이 나오고 이미 와 있는 사람 중에 자신의 아내를 포함해 누구에게나 불평을 쏟아내는 잔소리꾼이 있었지만 다른 손님들과 적당히 즐길 수 있어 모른 척 넘어갈려던 해미시는 잔소리꾼 밥 해리스가 술을 마시고 아내에게 거친 말을 하며 폭력마저 행사하려는 조짐이 보여 그와 다툼이 일어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해미시와 싸운 다음날 밥은 누군가에 의해 뒤통수를 맞고 죽은 시신으로 발견되고 해미시는 단박에 용의자로 떠오른다.
조용히 마음을 정리하고 온갖 간섭을 하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조금 떨어져 지내고자 했던 해미시의 소망은 이렇게 무참히 깨지고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사건 해결에 앞장서게 되지만 해미시를 제외하면 가장 강력한 용의자인 밥의 아내는 사건 당시 다른 곳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대고 그 알리바이를 다른 숙박객이자 어린 소녀가 증명함으로써 그녀의 무죄를 입증하고 있다.
밥은 짜증 나는 남자였지만 그렇다고 그가 죽임을 당해야 할 정도로 그에게 극심한 원한을 가진 사람은 안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왜 그를 죽인 걸까?
해미시는 그의 특기대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면밀히 조사하고 사건 당일의 행적뿐 아니라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민박집 손님들의 주변 조사를 포함해서 말하지 않고 숨기는 부분까지 면밀하게 조사하던 중 밥의 아내와 다른 손님인 퇴역 군인과의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민박집 손님들 모두 조금씩 알게 모르게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을 밝히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 해미시
이번에는 늘 그의 곁에서 같은 경찰이지만 자신의 지위가 더 높다는 이유로 혹은 해미 시가 그저 순경인데다 보잘것없는 마을의 촌뜨기라 착각하고 그의 의견을 묵살하거나 그의 조사를 방해하는 사람 없이 오히려 알게 모르게 그의 활약을 알고 있던 스캐그의 경찰들은 그의 수사를 적극적으로 돕고 나선다.
이렇게 자신을 포함해 너무 많은 용의자들 속에서 진짜 범인을 찾아 나선 해미시는 사건을 조사하던 중 민박집 여 손님들에다 현지 여순경까지 그와 데이트하고자 노력하는 등 평소에는 겪어보지 못한 여자들의 유혹 공세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프리실라와의 연애가 깨어진 것도 잊히고 자신에게 간섭하던 로흐두 마을 사람들조차 그리워지는 생각도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해미시...
익숙한 듯한 소재에다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유형의 사람들을 등장인물로 내세워 친근감이 있는 데다 깊은 통찰로 사람들의 내면을 잘 그리고 있는 해미시 순경 시리즈
언제 읽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더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