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
야마다 모모코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으면서 참으로 많은 공감과 격한 끄덕임을 불러일으킨 책이었다.
이토록 적나라하고 실감 나는 표현이라니~
아이를 출산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절대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인데 그 내용이 심각하거나 우울하게 볼 수도 있는 걸 자신의 몸을 소도구처럼 코믹하게 이용해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임신 전후 여자들이 어떤 신체의 변화와 정신의 변화를 겪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이 글을 쓴 모모코는 자신과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남편 히데와의 사이에 류라는 아이를 출산하게 되는 데 그 과정에서 겪은 여러 가지 일을 촌철살인의 정신으로 적나라한 재미난 그림과 짧은 코멘트를 곁들이고 있다.짧은 글도 재밌엇지만 무엇보다 그림은 압권이었다.
임신의 기쁨도 잠시 어느새 살이 찌고 체형이 변하면서 생각도 못한 호르몬의 영향으로 털도 자라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윽고 아기 류를 출산

커리어 우먼에서 아기 때문에 울고 웃는 엄마로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시시때때로 울어대는 아기는 잠조차 제대로 자기 힘들게 하고 조금만 어디 가 아프거나 열이 나면 초보 엄마는 어찌할 줄 모르고 당황하게 되는데 모모코가 그린 의사와 나의 온도차는 아기를 키워 본 엄마라면 누구나 경험해 본 일이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기를 출산하고 나서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몸무게는 많은 여자들의 고민이기도 한데 모모코 역시 출산 후 완전히 변해버린 체형을 조금은 가학적으로 적나라하게 그리면서 어느새 여자로서의 삶보다 엄마로서의 삶을 살게 된 자신의 변화를 그리고 있다.
어깨띠를 하고 다니느라 늘 구부정한 등과 나온 배 그리고 아픈 허리... 잠시도 떼어놓을 수 없는 아기로 인해 샤워조차 물을 열어놓고 하는 웃고픈 현실까지

 

아기 때문에 제대로 된 옷을 갖춰 입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출산 이후 잘 빠지지 않는 살로 인해 뭘 입어도 태가 나지 않았던 그때의 그 기억들이 모모코의 글로 인해 새삼 떠올랐다.
뭐... 지금이라고 날씬한 건 아니지만...
스스로 섹시함 따윈 사라진지 오래라고 자조하듯 말하지만 그 속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 류를 출산한 것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사랑 그리고 남편과의 신뢰가 깔려 있어 자신감 있게 느껴져 좋았다.
여성의 섹시함을 포기한 것조차 아깝지 않다는 마음이 보였달까
모모코 자신이 직접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며 키우는 과정에서 경험한 경험담을 그리고 있어서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키득거리고 어린 딸을 키울 때의 경험이 생각나 잠시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이 책이 왜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인기를 얻게 되었는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