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인들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4
김중의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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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차별화를 두고 있는 광인들은 여느 좀비 소설과 좀 차이점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변해버린 후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살아있는 인간을 뜯어먹으며 공격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이 광인들이라 칭해진 것들은 일정한 시간이 되면 귀소를 하는 귀소본능을 가지고 있다.
마치 출퇴근하는 직장인처럼 일제히 깨어나 활동하다가 정해진 시간이 되면 퇴근하는 것처럼 돌아가 한 곳에 모여 집단으로 죽은 듯이 모든 활동을 멈추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그들은 살아있고 이성이 있는 것처럼 일정한 행동을 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들을 찾아가 일정한 박자로 문을 두드려 열어줄 것을 요구하는 광인들
무서운 건 그들이 그 말을 마치 기계적인 속도와 박자로 꾸준히 지치지도 않고 고장 난 녹음기처럼 하고 있다는 점인데 처음에 모르고 문을 열어주게 되면 공격해서 먹어치우는 모습은 끔찍하기 그지없다.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아는 사람 혹은 가족이 돌아와 문을 두드리는 것이라 외면하기 쉽지 않은 데다 이들은 지치지도 않고 끝없이 이 같은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살아있는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이혼 후 혼자 살면서 글을 썼던 작가 수하는 어린 딸 희정을 두고 온 게 못내 가슴 아파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못한 채 그 어린 딸 주변을 맴돌던 처지이다.
그랬던 그녀는 주변에서 느닷없이 사람이 사람을 공격하고 먹어치우는 아비규환의 현장을 보면서 희정이를 걱정하게 되고 자신이 딸 곁에서 딸을 구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딸이 있는 안강으로 향한다.
딸이 있는 곳으로 향하면서 그녀가 발견한 건 주변을 초토화시키며 사람을 공격하는 광인들 무리였고 그들을 피하다 사고를 당해 다리까지 부러지는 중상을 입지만 딸을 향하는 그녀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하루아침에 변해버린 세상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된 건지 원인도 모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그야말로 무정부 상태의 혼란에 빠진 모습은 한때 우리나라를 엄청난 혼란에 빠뜨린 메르스 사태를 연상케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소설 속에서도 속수무책으로 던져진 사람들을 구한 건 정부도 아니고 군인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서로를 도와 서로를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여기에선 같은 한국인도 아닌 외국인 자카리아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다소 뻔할 수 있는 소재지만 모두가 알고있는 특징들을 비틀어 약간의 차별화를 둔 점이나 결말에서 진부함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은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가독성도 괜찮았고 좀비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도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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