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빵이 있다면 먹을수 있을까 없을까

식빵 고양이의 비밀
최봉수 지음 / 비채 / 2018년 3월

쭉쭉 펴며 마치 기지개를 하듯 혹은 누군가에게 마사지를 해주듯 하는 고양이의 행동 특성인 일명 꾹꾹이를 가지고 식빵 반죽을 하는 모습을 연상한 기발한 그림책 식빵 고양이의 비밀
고양이 식당처럼 짧은 글과 귀여운 고양이의 그림만으로도 냥이들의 사랑스러움과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최봉수 작가의 글과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느긋해지고 안정감이 느껴진다.
고양이들 특유의 느긋함이 잘 표현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양이들의 모습이나 행동 특성을 보면서 작가는 무한한 상상력을 펼친듯하다.
고양이들이 점잖게 양복을 차려입고 식당에 가서 정찬을 즐긴다던가 혹은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여유로운 모습에다 이번엔 식빵과 고양이를 연상케하는 그림을 그렸는데 이게 또 은근하고도 묘하게 설득력을 가진다.그리고 그런 고양이가 까다롭게 차를 우리고 그 차를 즐긴다니...생각만해도 즐겁고 재밌다.
얼룩이 고양이의 모습과 갓나온 통식빵의 색깔과 모양이 가만 보니 닮아있다.
그래서 갓 나온 식빵들 사이에 아기 고양이도  섞여 있고 그걸 또 분류해내는 게 고양이들이 빵 공장에서 중요한 업무 중 하나란다.
특정한 배합과 오븐의 온도에 따라 식빵 고양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마법 같은 이야기...왠지 믿고 싶다.

갓 나온 식빵과 아기 고양이게서는 따듯함도 공통적이지만 맛있는 냄새가 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식빵이 귀여운 아기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사람들은 그 빵을 찢어서 먹을 수 있을까? 없을까?
아무래도 그건 직접 그 식빵 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나서 평가할 수 있을 듯...
또 이 책에서 느긋한 오후에 티타임을 즐기는 고양이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햇볕이 따사로운 오후 느긋하게 늘어져 졸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면 왠지 고양이와 티타임이 묘하게 어울린다는 것에 동의할 듯...
차에 어울리는 잔을 고르고 티 트레이의 순서도 엄격하게 지키는 모습은 마치 19세기 귀족들의 모습을 연상케한다.
까다롭게 티를 즐기는 조금은 까칠한 고양이의 모습을 상상하면 왠지 티 한 잔이 마시고 싶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