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팬텀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9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7년 12월
평점 :
목숨을 건진 대신 잘생긴 얼굴에 큰 상흔을 남기고 천직으로 알았던 형사뱃지마저 손에 내려놓고 오슬로를 떠났던 해리가 돌아온 건 그의 유일한 사랑인 라켈과 그를 아버지처럼 여기는 그녀의 아들 올레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그를 맞이한 건 깨끗해진 오슬로 거리와 그런 거리 한 곳에서 새로운 신종 마약을 사려는 사람들... 그들은 살아있으되 살아있지 않는 마치 유령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 도시의 불빛을 따라 약을 찾아 떠돌고 있었다.
그리고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또 다른 유령의 존재가 도시의 불빛 뒤에 숨어서 온 도시에 마약을 풀어 수많은 사람을 약에 취하게 하는 존재가 있었다.
겉으로는 도시 전체에 마약중독자의 수가 줄어들고 도시가 정화된 듯 보이지만 새로운 마약은 훨씬 더 강력해진 약효로 중독자를 매료시키고 있었다.
이런 마약에 해리의 사랑하는 올레그 역시 잡아먹혀버렸고 해리가 사랑했던 아이는 어느새 어른의 손이 더 이상 필요치 않는 것처럼 성장해버렸다.
그런 올레그가 같이 마약을 팔며 같이 마약을 하던 친구를 총으로 쏴 죽인 사건에 휘말려버렸고 그런 올레그를 보기 위해 해리가 돌아온 거지만 올레그를 그를 보려 하지 않는다.
그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해서 원망하던 올레그지만 자신의 입을 막으려는 사람들로부터 해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해리 역시 올레그를 돕기 위해 모든 것을 건다.
둘은 피로 연결된 부자가 아니지만 피로 연결된 진짜아버지와 아들보다 더한 끈끈함으로 서로를 걱정하고 그리워하고 있었다.
이런 두 사람과 별개로 마약을 소탕한다는 빌미로 은밀히 손을 잡은 마약업자와 정치인 그리고 경찰은 라이벌 마약 공급 업자를 제거하면서 거리에 마약중독자 수를 줄이는 척하지만 오히려 독점 판매로 가격을 올림으로써 공급 업자는 손실을 메우고 정치인과 경찰은 명분을 얻는 속임수가 있었다.
서로가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손을 잡은 세력들로 인해 거리엔 약을 얻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내던져버리는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그런 중독자들로 인해 이익을 보는 세력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 모든 걸 외부자의 눈으로 꿰뚫어 본 해리는 단숨에 모두의 뒤에 숨어 유령처럼 움직이며 이 모든 걸 조정하는 그 사람을 찾는다. 망설이지 않고 단숨에 직진하는 해리
모든 걸 알게 된 후 해리의 행보는 지극히 그의 결정답고 그래서 안쓰럽다.
오로지 직진만 할 줄 아는 해리... 그의 선택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걸 던지는 것이었다.
얼핏 깨끗해 보이고 평화로워 보이는 오슬로 거리의 이면을 이야기하고 있는 팬텀은 소설 속에서만이 아닌 지구 곳곳에서 우리의 아이들을 유혹하는 마약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를 던지고 있다.
역대급 반전과 엔딩으로 읽은 사람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준 팬텀
뒷이야기를 어서 내놓으라고 빗발쳤다던 해외 독자들의 심정이 완전히 이해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