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된 강물처럼
윌리엄 켄트 크루거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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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서보면 모든 사건에는 전조가 있었다.
어딘가 좀 미심쩍지만 그냥 넘어간 것이 모든 것이 시초임은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
1961년의 여름 다섯 건의 죽음이 벌어졌던 그 해 모든 일의 시작은 어린 한 소년의 이상한 죽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선 연이은 부랑자의 죽음
조용하던 마을에 연이은 죽음은 평범하진 않지만 타살의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잊힌듯했으나 이 마을 목사의 딸이자 장래가 촉망받던 소녀의 죽음은 이 모든 걸 뒤집어 놓았을 뿐 아니라 사람들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긴다.
자신이 너무 사랑했던 누나의 시신을 처음 목격했던 소년 프랭크 역시 모두가 누나를 죽인 범인으로 의심하던 수 족 남자를 자신이 놓아준 건 아닌지 괴로워하고 딸에게 자신이 가졌던 꿈을 투영해 모든 걸 걸었던 엄마는 무너져내리고 부모의 사이는 걷잡을 수 없이 멀어져만 간다.
월남전을 참전한 후 모든 것이 달라져 한순간에 꿈을 버리고 목사가 되었던 아버지 역시 자신이 지은 죄를 딸이 짊어진 거라 자책하고 더욱 기도하며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려 하지만 그런 남편을 보며 신을 대신해 원망하는 아내
이렇게 부부 사이가 걷잡을 수 없이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며 불안해하는 프랭크와 제이크
조용하던 마을에 불안이 감돌고 마을 한 귀퉁이 강가에서 작은 옴 막을 치고 생활하던 원주민 남자의 소지품에서 소녀의 것이었던 게 나오면서 모두의 원망은 원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이를 빙자해 그들을 괴롭히는 사람들마저 나오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 상황이 될 즈음 소녀를 부검한 결과 소녀가 홀몸이 아니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새롭게 용의자로 부각되던 남자친구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에선 미혼의 여성이 남자들과 관계를 맺는다는 걸 문란하게 보고 특히 어린 소녀가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상대 남자로 지목되었던 칼을 향한 비난이 높아지는 가운데 밝혀지는 비밀은 모두를 혼란에 빠뜨리기 충분할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사람들의 맹목적인 의심과 비난으로 서로 반목하고 평소에 숨겨두었던 갈등은 이 사건으로 인해 확대되어 드러나 또 다른 피해자를 낳으면서 걷잡을 수 없었던 사태는 진정의 기미를 맞지만 이젠 더 이상 예전의 그 마을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지켜보면서 혼란스러워하고 자신이 범인을 놓아준 게 아닌가 하는 죄책감을 홀로 비밀로 가진 소년 프랭크는 어느새 비밀의 무게를 짊어지게 된 남자로 한걸음 성장하게 된다.
어른이 되고 싶었던 소녀, 그리고 사랑 앞에 두려움이 없었던 꿈 많았던 소녀의 죽음은 이렇게 모두를 바꿔놓은 결과를 가져왔고 그 해 여름 연달아 벌어졌던 죽음은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기지만 모두가 드러난 비밀 앞에 놀라던 순간 명백히 드러나있었지만 모두가 몰랐던 진실을 어린 프랭크의 눈으로 진상이 밝혀진다. 그만큼 사건의 진상은 단순했기에 오히려 아무런 고정관념 없이 오로지 사건의 인과관계만 바로 볼 수 있는 게 가능했던 아이의 눈이어서 가능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13살 소년 프랭크의 시선으로 그려놓은  `철로 된 강물처럼`은 한 소년이 어른으로 가는 성장기를 그린 성장 소설이자 어딘지 상처를 더듬어주는 듯한 따뜻한 손길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었다.
빠른 스피디한 전개도 아니고 엄청난 사건이 벌어진 것도 아니지만 당시 시대적 분위기를 잘 살린... 그래서 연달아 사건이 벌어진 것도 아니면서 왠지 모를 긴박감을 잘 살린 스릴러의 수작이 아닌가 생각한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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