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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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를 대신해 변호하고 특히 형사소송에서 높은 승률을 자랑하던 변호사 미키 할러
이번엔 변호사가 아닌 피의자의 죄를 입증해 죄를 물어야 하는 검사의 지위로 법정에 서다.
일단 시놉만 봐도 흥미롭다. 변호사가 되어 법의 테두리 안팎을 교묘히 오가며 검사와 법정을 맘껏 주무르던 그 악당 같은 미키가 점잖게 옷을 차려입고선 법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검사라니... 것도 반드시 승소해야 하는 입장이라는 것만 봐도 재밌다.
뭐... 어차피 믿고 보는 코넬리 표 스릴러이니 재미는 보장하겠지만 스토리 자체는 얼마 전에 읽은 괴물이라 불린 남자와 얼핏 비슷한 부분이 있다.
여기서도 한 남자가 25년 전에 저질렀던 살해 사건의 새로운 DNA 증거가 나오면서 그의 사건은 파기환송되어 돌아오고 그는 무죄를 주장한다.
하지만 그의 살인사건에 대한 판결은 여전히 유효하고 검찰 측은 재판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신들 대신으로 이 오물을 뒤집어써 줄 미키를 특별검사로 채용해 이에 맞선다.
언론은 당연히 이 극적인 사건에 열광하고 돈 냄새를 맡은 유명 변호사가 그의 재판을 맡으면서 교묘하게 언론을 통해 재판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끌어가려 한다.
이에 맞서는 미키 측은 그를 대신해 사건 조사를 맡을 사람으로 우리의 보슈를 끌어들이고 자신을 보조해줄 부검사로 전처를 임명하면서 세 사람은 연합해 25년 전에 벌어졌던 소녀 살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다는게 중요 얼개이다.
워낙 오래전 벌어졌던 사건인지라 당시 사건 담당자를 비롯해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가장 결정적으로 당시의 범인을 체포하는데 가장 중요한 참고인이자 직접 눈앞에서 자신의 동생이 끌려가는 걸 목격했던 증인인 피해자의 언니를 찾기가 쉽지 않다.
사건 자체는 의외로 단순했다.
죽은 소녀가 있고 그 소녀를 끌고 가 살해한 남자를 직접 눈으로 본 증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변호사는 죽은 소녀가 입은 옷에서 당시 기술로는 밝혀낼 수 없었던 DNA의 주인이 다른 사람임을 들어 이 사건이 무효함을 증명하고자 하고 미키 측은 그 새로운 증거인 DNA가 피해자의 옷에 묻은 경위를 밝히고 살인사건과 그 새로운 증거는 관계가 없음을 입증하고자 한다.
이 시리즈를 보면서 매번 느끼는 전 법 앞에서 평등이란 말이 얼마나 공허한가 하는 것이다.
미키 할러같이 유능하지만 비싼 변호사를 선임할 능력이 있으면 지은 죄에 비해 얼마나 가벼운 형량을 받을 수 있는지... 법이란 게 틈새가 얼마나 큰지 하는 걸 느끼게 되고 미키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론 입맛이 씁쓸해진다.
피해자를 끌고 가는 걸 직접 목격했고 그 사람을 지목했는데도 그녀의 정신 상태나 오래전의 옳지 못했던 행적을 조사해 그녀의 증언을 무위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도 그렇지만 범인임을 나타내는 증거가 있었음에도 새로 나타난 하나의 증거를 토대로 모든 걸 뒤집고 심지어는 자신이 피해자인 듯 구는 범인의 모습은 어이가 없다.게다가 자신들의 말을 입증한다는 이유로 죄없는 증인을 난도질하는 모습을 보면 누가 과연 증인이 된다고 나설까하는 마음도 생길정도로 가차없는 폭로가 이어진다.
이런걸 보면 누가 범인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더 화나는 건 이 모든 게 다 돈 때문이라는 사실... 것도 엄청난 돈이 걸린 재판에 모든 사람들은 마치 쇼에 출현한 듯 구는 모습이다.
이렇게 보통의 사람들이 가지는 법 감정이랑 실제 법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걸 이 시리즈의 재판 장면을 보며 매번 느끼지만 때론 그 차이가 너무 커 화가 난다.
그리고 그 언저리에서 서커스를 하듯 법을 가지고 놀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취득하는 미키는 악당 변호사임엔 틀림없지만 나에게 형사재판을 할 일이 생긴다면 미키 할러에게 맡기고 싶을 정도로 그에게 묘하게 신뢰가 가고 그가 만들어내는 캐릭터는 그만큼 매력적이다.
늘 법정에서 자신이 적극적인 공세로 약간의 빈틈을 만들어 여지없이 흔들어 원하는 결과를 얻던 미키가 상대편의 입장이 되어 공격이 아닌 방어를 해야 하는 입장이란 점에서 흥미로웠고 해리 보슈 와 미키 할러의 캐미도 너무 좋았다.
문득 이 두 사람을 콤비로 새로운 시리즈를 만들면 그것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둘은 아마도 엄청 싸우겠지만...그것 또한 독자의 즐거움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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