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의 자유 -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새로운 세상
양쭝한 지음, 김진아 옮김 / 새로운제안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타이완의 한 대학생이 크로아티아로 교환학생을 가서 그곳에서 체험한 걸 바탕으로 자신이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로 인해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소비와 소유에 대해 느낀 걸 적어놓은 책이다.
태어나면서 당연하게 생각해오며 소비했던 모든 형태의 소비에 대해 깊은 의문을 던지는 이 책은 읽으면서 나 역시 한 번도 그런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뉴스에서도 자주 등장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봐왔던 세계 곳곳에서의 빈곤과 대비해 하루에도 수십 톤이 넘게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처리하는데도 돈이 들지만 무엇보다 불법 매립 같은 걸로 인해 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물론 이런 내용을 알기는 했지만 가끔씩 대형 마트에서 나오는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직전의 음식을 버리는 쓰레기통을 뒤져 그 음식을 먹는다는 사람들이 나오는 뉴스를 보면서 그들이 대부분 부랑자이거나 아니면 그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라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크로아티아나 작가가 유럽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이렇게 버리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할 뿐 아니라 그 음식을 서로 나눠 먹기도 하면서 돈 한 푼 없이 생활하는 게 가능하다는 글에는 조금 충격을 먹었다.
그들 대부분이 부랑자도 아니거니와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이런 행위를 한다는 게 더욱 놀라운데 그들처럼 남는 음식으로 생활하고 버려진 집에 들어가 생활하면 돈이 들지 않아 굳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남는 시간을 남을 위해 봉사하거나 자신이 진짜로 하고 싶어 하는 일에 투자한다는 발상은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생활이 가능하다니... 단 한 번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고 일을 안 해도 직업을 안 가져도 된다는 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가 만난 사람들은 너무나 태연히 제도권 밖에서 편안하게 심지어 즐기면서 이런 식으로 생활한다니 왠지 허탈하고 허무함마저 들었다.
물론 그런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본다면 왠지 인생을 포기한 사람이거나 막 사는 사람처럼 볼 수도 있겠지만 지구 곳곳에서 한쪽은 음식이 남아돌아 버리거나 과잉 영양으로 인해 비만 문제를 비롯해 온갖 질병에 시달리는 데 다른 한편에서 굶주림으로 죽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 보면 한 번쯤 우리가 가진 상식을 뒤집어 본다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할 때 이들이 하는 방법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불법 침입으로도 볼 수 있는 빈집에 들어가 사는 문제 역시 우리에게도 생각할 꺼리를 준다.
도시엔 높은 임대료와 비싼 땅값으로 인해 그곳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적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지어놓고 임대가 안돼서 비어있다 어느새 슬럼화되고 있는 빌딩이 제법 있다.
이런 곳에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들어가 그곳을 정리하고 깔끔하게 유지한다면 오히려 슬럼화되어 범죄 발생률을 높이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 아닐지...
꼭 이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극단적인 방식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눈을 돌리고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게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인듯하다.
어쨌든 이런 방식으로도 살수 있다는 걸 알았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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