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을 파는 가게 2 밀리언셀러 클럽 150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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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쇼핑 목록으로도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스티븐 킹의 작품 활동을 보고 한 말인데 극히 공감 가는 말이다.
물론 그가 주로 쓰는 장르는 공포와 호러가 많은데 이 밖에도 드라마나 미스터리 등 온갖 장르의 글을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그는 진정한 스토리텔러임에 틀림없다.
이 책 악몽을 파는 가게는 그의 단편집인데 이제껏 출간되지 않았던 미출간 신작들을 최초로 모은 단편집이라는데 의의가 있겠다.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속 내면 깊은 곳에 공포나 두려움이 존재하고 그런 두려움과 공포를 끄집어내는 데는 스티븐 킹만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의 장편에서와 달리 조금 가벼운 공포를 주로 다루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좀 더 현실적으로 와닿는달까... 며칠째 악몽을 꾸는 남자의 현실 속 악몽 같은 이야기를 다룬 `컨디션 난조`나 대낮의 버스 안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사건을 버스 안이 아닌 옆을 달리는 택시 안에서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들여다보는 남자의 심리상태의 변화를 그린 이야기 `저 버스는 다른 세상이었다`가 그러하다.
직하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공포와 맞닿아 벗어날 수도 헤어 나올 수도 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하는 그의 소설적 특징에서 조금 벗어나 좀 더 가벼운듯하면서도 그 밑에 깔리는 음산함이나 두려움의 냄새는 사라지지 않아 공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몇 해를 거슬러가며 서로에게 아이 같은 경쟁심을 가지고 폭죽을 터뜨려대는 철없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그린 `취중 폭죽놀이`는 읽으면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람들이다 생각하면서도 누구나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경쟁심이 우연한 기회에 드러나 파국을 맞을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의 심리를 참으로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어리석은 짓인 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때가 있는데 그런 심리를 잘 끄집어 낸 게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의 팀이 이기길 모두가 한 목소릴 내며 응원하는 경기장 안팎의 열기를 제대로 표현해낸 `철벽 빌리`는 호쾌한 스포츠 소설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스릴러소설로 변했는데 그 변화하는 과정의 중심에 있는 빌리의 천진난만하기까지 한 모습이 슬프게 느껴졌다. 그는 그저 야구를 좋아하고 잘했을 뿐인데 이런 결과를 얻게 된 과정이 안타깝기도 했고 이런 과정에서도 평온하기 그지없는 그의 미소가 무섭기도 했으니... 역시 스티븐 킹 답달까
살아있는 사람의 부고를 쓰면 그 사람이 죽는다는 걸 알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부고`와 몸속 깊이 숨어들어 엄청난 통증을 유발하는 악령을 끄집어 내는 과정을 그린 `초록색 악귀`는 가장 스티븐 킹 다운 소재의 소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꿈에 나올까 두려운 미지의 존재가 나오지도 대적할 수 없는 악령의 나오지도 않지만 스티븐 킹의 소설다운 특징들이 살아있어 그의 소설을 읽고 싶지만 무서워 읽지 못했던 사람들도 부담 없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었고 여기에 각 단편마다 그가 이 소재로 글을 쓰게 된 경위를 직접 밝혀놓았는데 그걸 읽는 재미도 괜찮았다.
근데 역시 그는 어떤 것으로도 그의 소설적 소재로 글을 쓸 수 있는 참으로 대단한 작가라는 걸 그 글을 보며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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