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트랙 발란데르 시리즈
헨닝 망켈 지음, 김현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전직 법무부 장관을 지냈던 노인이 머리가죽이 벗겨진 모습으로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냉혹하게도 도끼로 척추를 한 번에 부서뜨린 후 이 같은 짓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혼 후 새로 만난 여자와 곧 휴가를 갈 계획을 짜던 발란데르는 이 사건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지만 뚜렷한 범죄 이유도 모르고 목격자 또한 없어 지진부진한 상태다.
사실 발란데르는 이 사건이 있기 전 어딘가 상태가 이상해 보이던 한 소녀가 그의 눈앞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고 분신자살한 사건을 목격한 뒤로 충격과 공포에 사로잡힌 상태인데다 또다시 엽기적이고 잔혹한 범죄와 마주한 상태라 모든 의욕이 현저히 떨어지고 인간에 대한 깊이 없는 절망감에 사로잡힌 상태이기도 하다.
전직 법무장관에 이어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부유한 미술상 역시 머리가죽이 뜯겨진 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연쇄살인임을 깨닫는 범죄 수사팀
하지만 그들 사이에 뚜렷한 공통점을 찾기도 어렵고 왜 이런 짓을 벌이는지에 대해 알 수 없는 발라데르는 깊은 절망감에 허덕인다.
인간이 인간을 상대로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는지... 끝없이 잡아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범죄에다 갈수록 잔혹해지는 범죄로 인해 문득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의욕이 저하된 채 허덕이는 발란데르의 깊은 고뇌가 공감을 가지게 한다.
도대체 사람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이렇게 좀체 잡히지 않는 도끼 살인범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밤잠을 줄여가며 노력하는 수사팀이 분신 자살한 소녀와의 연관관계를 비로써 깨닫게 되고 마침내 두 사람의 접점을 찾았다 싶을 즈음 그들에게 또다시 비보가 들려온다.
이번엔 머리가죽만 벗겨간 게 아니라 더욱 잔인한 짓을 해놓은 살인범...하지만 이 사건을 보고 발란데르는 앞의 사건과 어딘가 다르다는 걸 느끼고 그 차이를 깊이 파고들어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범인과 그들 간의 관계를 마침내 밝혀내는 과정이 진지하게 그려져있다.
온갖 인종들이 몰려들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빈부격차와 갈등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폭력적으로 드러나던 시기의 스웨덴의 생얼을 잘 표현하고 그 내부의 문제를 깊이 통찰하고 있던 헨닝 망켈은 정신이 빈곤한 사람들이 자신의 외로움을 폭력이라는 수단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하고 그 피해자 역시 폭력으로 대갚음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사회구조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그들이 가진 재산상태와 지위는 달랐지만 어디에도 자신을 의지할 수 없는 심증적인 외톨이들이었다는 점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겠지만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기도 해 그의 통찰이 더 와닿는 부분이다.
그가 만들어낸 발란데르라는 형사는 엄청나게 뛰어나지도 않지만 남들이 보지 않는 모습을 볼 줄 알고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형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잔혹한 범죄 앞에 눈물을 흘릴 수도 있는...
알고 보니 발란데르 형사 역시 시리즈물인 것 같다. 아무래도 더 찾아서 읽어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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