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되었습니다 - 영화 [희생부활자] 원작 소설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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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처참하게 살해당했던 엄마가 7년 만에 다시 살아돌아왔다.
그리고 평소에 자신을 그렇게나 아끼고 사랑했던 엄마는 마치 다른 사람 같은 눈빛을 한 채 자신에게 칼을 휘둘렀고 사람들은 그를 엄마를 죽인 범인으로 의심하는 눈초리 보낸다.
주말 연휴가 시작되기 전 개봉을 앞둔 영화 예고편을 보고 상당히 끌리는 소재라 관심을 가졌는데 알고 보니 영화에는 원작이 있었고 그 제목이 바로 `종료되었습니다`였다.
뭐.. 영화적 재미를 위해 조금씩 바뀐 부분도 있는듯하지만 전체적인 포맷은 유지한듯하다.
일단 죽은 사람이 돌아와 억울한 자신의 죽음을 직접 해결한다는 소재는 신선했고 내용 역시 복잡하거나 마지막 반전을 노리고 마구 뒤섞어 놓지 않아 단숨에 술술 읽혀서 좋았다.
어느 날부턴가 돌아가셨던 분이 세계 곳곳에서 다시 살아돌아와 자신을 죽였던 사람을 직접 처단하듯 해치우곤 마치 빛처럼 소멸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들을 일컬어 RV라고 하고 그들은 반드시 자신의 죽음에 직접적인 가해자만을 처리한다는 게 모두에게 알려진 사실이기도 해 그들을 보는 시선은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다.
게다가 그들을 정당한 집행자로 보는 시각도 있어 진홍이 아무리 자신은 엄마의 죽음과 상관없다고 목소릴 높여도 이제껏 RV가 엉뚱한 사람에게 해를 가하거나 실수를 한 적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아무도 그의 무죄를 믿지 않는다. 산 사람의 말보다 오히려 죽었다 살아난 사람의 말을 더 믿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지만 자신의 죽음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 역시 죽은 피해자라는 점에선 진홍을 믿지 않는 게 어쩌면 더 설득력이 있기는 하다.
거기에다 지금은 잘 나가는 사업체의 공동대표이지만 엄마의 죽음 이전엔 돈 때문에 사업이 위태롭던 처지였고 엄마의 보험금으로 위기를 넘기면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이 역시 진홍이었기에 세간의 의심은 어쩌면 당연하고 의혹을 피해 가기 힘들기도 하다.
그렇다면 진홍은 진짜 돈을 노리고 엄마를 죽인 존속살해범일까?
돌아온 엄마는 진홍과 눈을 마주치지 않을 때면 살아생전의 그 모습 그대로 진홍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엄마의 모습인데 눈만 마주치면 돌변해서 아들을 죽이기 위해 안긴 힘을 쓰고 발작까지 일으키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 수사관을 비롯해 진홍의 주변 사람마저 헷갈리게 한다.
이렇게 단순히 진홍이 진짜 엄마를 죽인 범인일까 아닐까 하는 조금은 단순한 문제에서 또 다른 이들이 등장해 약간의 긴장감을 높인다.
전 세계에서 속속 등장하는 RV라는 존재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닌 극비리에 연구 중이던 연구의 하나이고 이 연구를 위해 소멸되지 않고 살아있는 유일 체인 진홍의 엄마가 필요하다고 눈앞에서 엄마를 데려가려는 사람들... 이제 진홍이 상대해야 하는 건 실체를 모르는 진범뿐이 아닌 국가적 권력을 등에 업은 FBI 마저 적으로 봐야 한다. 게다가 엄마는 이미 죽었던 사람으로 현실 속에선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 그들을 상대로 지켜주기도 힘들다.
어머니의 처지를 보고 괴로워하는 진홍을 보면 그가 범인이 아닌듯한데 그렇다면 누가 그의 엄마를 죽인 범인일까?
아니면 진홍의 눈앞에서 강도에게 돈을 뺏기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다 공교롭게도 칼에 찔려 죽은 단순 강도 사건인데 다른 RV와 달리 오류로 되살아난 케이스인 걸까?
것도 아니면 모두를 속인 진홍의 자작극인 걸까?
확실히 영화로 만들면 더 매력적일 소재임에 틀림없다.
자신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되살아난 희생 부활제, 모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주인공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
엄청난 반전이 있고 숨겨둔 국가적 음모가 있는... 뭐 그런 스케일이 큰 작품은 아니지만 장르적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고 가독성 역시 좋아서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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