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 미아&뭉크 시리즈
사무엘 비외르크 지음, 이은정 옮김 / 황소자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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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벌거벗겨진 채 깃털 위에 눕혀지고 입에는 백합꽃이 꽂혀있으며 이상한 오각형 모양으로 꺾인 모습으로 발견된 소녀... 완벽한 제물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충격적인 모습으로 범죄를 드러내고 시작하는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는 `미아& 뭉크` 두 콤비 시리즈의 두번째이야기이기도 하다.
특히 미아는 스스로를 죽이고자 늘 고민하는 심각한 병적 우울감을 가진 여자이기도 하고 쌍둥이 자매의 죽음이라는 개인적인 아픔을 겪고 약물에의 유혹을 견디고 있지만 남과 다른 탁월한 영감을 가진 우수한 형사이기도 하다.
죽은 소녀의 모습을 모자마자 누군가가 의식에 사용한 것 같다고 느낀 홀리 뭉크 형사는 미아 크뤼거를 소환하고 둘은 먼저 소녀의 신원을 파악한다.
그녀의 이름은 카밀라 그린이며 부모 없이 떠돌다 보육원에서 생활했다던 그녀는 사라지기 전의 모습과 달리 형편없이 여위어 있었을 뿐 아니라 그녀의 위에선 동물 사료가 발견된다.
이에 그녀가 실종 이후 누군가에 의해 갇혀 가축사료를 먹고 사육되었다고 짐작하는 미아
그녀의 의심을 입증하듯 동료 형사의 옛 친구이자 블랙 해커로 활동하던 친구로부터 보내온 영상은 모두를 충격에 빠뜨리게 된다.
마치 새장 같은 곳에서 바퀴를 돌리는 햄스터처럼 무릎을 구부리고 바퀴를 돌려먹을 것과 전기를 구하는 카밀라의 모습은 인간 애완동물의 모습과 닮아있었고 그녀가 왜 그토록 여위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줬다.그녀는 왜 이런 모습으로 갇혀있었던걸까?
조사를 해나가면서 시신 밑에 있던 깃털이 올빼미의 것이라는 걸 알게 되고 자연사박물관에서 도난 사건이 있었음을 발견해 낸 조사팀
이럴 때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수하는 사람은 나타나기 마련이고 자신이 그녀를 죽였다고 스스로 자수해 온 남자는 죽은 카밀라의 모습과 비슷한 모습으로 죽어있는 개와 고양이 사진을 가지고 있었지만 약간의 질문으로 그가 단순히 현장을 목격하고 사진을 찍은 사람임을 알게 된 미아는 사진이 찍힌 곳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왠지 모를 기분 나쁜 분위기를 느낀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채 살아가는 보육원 아이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도 누구 하나 제대로 찾지 않을 아이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이용해 종교적인 이유로 학대를 일삼는 어른들
이렇게 이 책에는 전반적으로 어두운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듯하지만 북유럽 스릴러 특유의 서늘함과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되지 못한 게 아쉽게 느껴진다.
어딘지 비밀스럽고 종교적인 냄새를 풍기면서 시작했던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처음의 비밀스러움은 사라지고 평범해짐과 동시에 느슨해지면서 특유의 분위기를 못 살리다 너무나 쉽고도 갑작스럽게 드러난 범인의 정체와 결말은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전편에서의 미아와 뭉크 콤비의 활약은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에 선 뭉크는 별다른 활약도 없는 그저 뚱보 형사에 걱정 많은 남자의 모습일 뿐이었고 미아 역시 자책하거나 술에 취한 채 비틀거리는 모습이 많아 그녀가 탁월한 형사라는 게 책속의 많은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확 와 닿지 않았달까
다만 알 수 있었던 건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 모두는 대부분 행복하지 못할 뿐 아니라 누구와도 자신의 외로움을 이야기하지 못한 채 긴 밤에 홀로 깨어있다는 점이다.
밤에도 잠 못 이루고 술에 취하거나 약에 취해서야 겨우 잠들 수 있는 미아도 그렇지만 오래전에 헤어진 아내를 못 잊고 그 주변을 맴돌며 혼자 생활하는 뭉크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모두가 어딘가 위태롭고 아슬아슬하게 현실을 유지하고 살아간다.
그래서일까.. 여기 수사팀은 팀워크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각자가 떠도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책이 재미가 없었냐고 묻는다면 또 그렇지는 않다고 말하고 싶다. 단지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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