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스토커다!

XO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43
제프리 디버 지음, 이나경 옮김 / 비채 / 2017년 7월

편지나 메일 끝에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키스와 포옹을 담아` 라는 표현의  xo
미모의 컨트리송 가수인 케일리 타운은 이 관용적인 표현을 쓰다 엉뚱하게도 스토커의 표적이 된다.
케일리가 자신에게 키스와 포옹을 보냈다고 착각하는 스토커 에드윈 샤프는 케일리가 이메일 주소를 바꿔도 변호사를 통해 접근금지를 요청해도 막무가내로 메일을 보내고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하며 그녀 주변을 맴돌 뿐 아니라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는듯한 표현을 써서 보내 불안에 떨게 한다.
그러다 그녀의 콘서트를 앞두고는 그녀의 스태프이자 전 연인이었던 보비가 사고사를 당하고 그곳의 경찰은 단순히 사고사라고 생각하지만 케일리와 그녀의 친구이자 CBI 요원인 캐틀린 댄스는 사고를 위장한 살인 일수 있다고 판단해 사건에 끼어든다.
스타가 있고 그 스타를 사랑하다 보답받지 못해 결국은 비뚤어져 버린 채 주변을 맴돌며 위협하는 스토커에 관한 영화나 소설은 그렇게 드문 소재가 아니다.
우리에게도 유명한 영화 `보디가드`가 그렇고 이외에도 흔히 등장하는 소재가 스타를 사랑한 스토커의 광기를 다루고 있는데 제프리 디버는 조금 다른 스토커의 유형을 보이고 있다.
일단 스토커라 하면 왠지 기분 나쁜 인상에 음울함이 감돌고 광기가 내비치는 듯한 말투와 모습을 하고 있는 게 일반적인 유형이라면 에드윈 샤프는 이름처럼 샤프하고 산뜻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늘 웃는 듯한 미소를 띠고 친절한 목소리를 하며 절대로 화를 내거나 욕설같은 험한 말을 내뱉지 않는다.
얼핏 봐선 흔히 생각하는 스토커의 유형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취하는 행동이나 모션을 보고 그 사람을 파악하는 데 유능한 캐틀린은 그를 보자마자 불길함을 느낀다.
그리고 케일리의 신곡을 틀어놓고 그 가사에 맞춘 듯이 그녀 주변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는 누가 봐도 에드윈과 무관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용의자가 없이 오로지 에드윈이 범행을 했다고 모든 포커스를 맞추기엔 어딘지 찜찜한 구석이 있고 뭔가 새로운 단서나 용의자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할 즈음 딱 맞춘 듯이 의외의 목격자가 나와 에드윈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주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그렇다면 또 다른 용의자는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
정말 에드윈은 이 모든 것과 무관하고 단지 케일리를 너무 사랑한 광팬일 뿐인걸까?
스타인 케일리의 주변에는 그녀 한 사람으로 인해 많은 것이 걸린 사람이 너무 많고 모두가 그녀를 위한다는 명목 아래 자신의 이해득실을 찾기 바쁘다.
심지어 오래전 역시 컨트리 가수로 유명했던 그녀의 아빠조차 케일리를 내세워 자신의 유명세를 지키기 바쁘고 아무도 그녀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뿐 아니라 관심조차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있지만 그래서 늘 케일리는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그녀의 속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스토커인 에드윈이었고 그는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이용한다고 비난을 해 그녀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스타 한 사람과 그녀 주변을 둘러싼 채 이해득실을 따지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뿐 아니라 그녀 케일리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행동하는 스토커 에드윈
이 중에 진짜 범인은 과연 누구일지... 양파껍질같이 겹겹이 둘러싸인 채 자꾸만 드러나는 또 다른 진실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 XO
느슨하고 풀어줬다 조이고 또 풀어줬다 확실하게 조여주면서 독자들이 어떻게 파악할지 그 심리까지 꿰뚫어보고 그런 사람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치고 있는 디버는 확실히 베스트셀러 작가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릴러의 묘미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