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남다른 성적 취향을 숨긴 채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 남자 정지후
남에게 지배받고 싶어 하는
성향 빼곤 모든 게 모범적인 이 남자는 직장생활도 잘하고 상사로부터 인정도 받는 외모마저 훈훈한 남자이지만 이렇게 겉으로 보이는 완벽함 이면에는
소심하고 우유부단함이 있어 안절부절하는 면이 있었다.
지후는 자신의 성적 취향을 완벽하게 맞춰줄 주인님을 목마르게
찾던 중 같은 사무실의 이름도 비슷한 정지우에게 자신의 택배 상자가 잘 못 가는 우여곡절을 겪고 그만 자신의 취향을
들켜버린다.
그래서 자신의 주인님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고 둘은 서로에게 처음인 아주 특별한 관계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상을 다루고 있는
게 바로 이 책 `모럴 센스`이다.
우리에겐 다소 낯선 용어들이 등장하고 일반적으로 조금 금기시되다시피하는 특수한
성적 취향을 가진 남자와 일반 평범한 여성이 만나 뒤죽박죽 좌충우돌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특이한 취향을 가졌다는 걸
빼면 그냥 미혼남녀의 다소 엉뚱한 로맨스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감정 기복이 적고 얼굴에 표정이 잘 드러나지 않아
다른 사람으로부터 늘 냉정하고 차갑다는 평을 듣는 지우 역시 알고 보면 겉으로만 그렇지 늘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쓸 뿐 아니라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능력도 있는 지후에게 끌렸었지만 고백도 하기 전 지후로부터 엉뚱한 제안을 받고 그만 승낙한 것에서 이 커플의 삽질은
시작된다.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착각을 하면서 전전긍긍 신경을 쓰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이 이 책을 보는 관전 포인트... 과연 이
둘의 삽질은 어디까지일까 궁금해지게 한다.
이런 관계에선 사랑이나 연애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지후
하지만 늘 지우에게 신경 쓰이기
시작하고 그녀 주변에 남자가 있는 것이 몹시 몹시 꺼려질 뿐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새 그녀 주변을 맴돌며 집착하기 시작하지만 자신의 이런 마음이
뭘 뜻하는 건지 전혀 모르는 지후는 착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기 바쁘고 그런 지후를 좋아하지만 지우 역시 그를보면서 헷갈리기 시작한다.진짜
자신을 여자로 좋아하는건지 아님 주인님으로서의 자신을 좋아하는건지...
이런저런 일을 겪고 주변 사람들의 조언
덕분에 조금씩 서로에게 깊어지는 두 사람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주변사람들에게도 이뻐보이는 두 사람은 이제 또다른 영역으로 발을 내딛는다.
범법행위가 아니고 두 사람의 동의가 있다면 연인 사이에선 어떤 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있어 지후의 소심함은 어찌 보면
답답해 보이기도 하지만 늘 지우의 주변을 돌아보며 사랑받고 칭찬받고 싶어 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다.
그래서 지우가
그를 주인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꼬리를 흔드는 커다란 개로 비유하는 걸 보면서 딱 맞는 표현이라 생각하기도
했지만...
알고 보면 그냥 두 사람의 연애라고 보면 되는데 스스로를 남다른 취향을 가진 남자라고 규정하는 지후
때문에 이 커플의 앞날은 어찌 될지 뒷이야기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