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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웨어 ㅣ 에프 모던 클래식
닐 게이먼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눈앞에서 갑자기 피를 흘리며 부상당한 소녀가 나타났고 그 소녀를 외면하지 못한 순간부터 리처드의 인생은
뒤집혀버렸다.
그 소녀 도어가 나타났던 순간은 리처드의 약혼자인 제시카와 그녀의 막강한 회사 대표와의 디너가
약속되어 있던 바로 그 시간이었고 소녀를 돌보기 위해 그 약속을 깨면서 제시카와 끝난 것은 물론이고 직장에서조차 그의 존재는
사라졌다.
아무도 그를 인식하지도 못하고 그의 존재를 잊어버린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을 뿐 아니라 도어를 쫓는
수상한 두 남자마저 리처드에게 협박을 한다.
이제 잘 나가던 리처드는 직장도 잃고 연인도 잃고 집마저 뺏겼을 뿐
아니라 누구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그림자 같은 신세가 된 것
결국 리처드는 어쩔 수 없이 지하세계에 살고 있는
도어를 찾아가면서 생각도 못할 모험이 벌어진다.
누군가로부터 목숨을 위협받고 쫓기는 신세인 도어는 하루아침에
아버지와 엄마를 비롯해 동생들까지 처참하게 살해된 채 쫓기는 신세가 되었지만 늘 지하세계의 통합을 꿈꾸던 아빠가 죽어가면서도 남긴 이즐링턴을
찾아가라는 말 때문에 천사인 이즐링턴을 찾아 나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하세계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설정은
판타지 장르소설에선 자주 등장하는 배경이지만 그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하면서도 어둔 그곳에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의 마음속 판타지를 잘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
잘 나가던 샐러리맨에서 한 소녀의 목숨을 구한 계기로 은혜를 갚은 소녀 덕분에 부자가
된다거나 혹은 신분상승을 하게 된다는 다소 뻔한 소재를 살짝 비틀어 누군가의 목숨을 구한 덕분에 오히려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고 거리에 나앉는
걸로 부족해 목숨을 위협받고 지상에서 그 사람의 존재가 그림자처럼 되어버린다는 설정은 확실히 신선했다.
그래서 처음
책을 읽으면서 뭐야...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기존의 책들과 너무 다른 전개라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남에게 호의를 베푼 결과가 이런 식이라면 누가 남을 돕겠나 싶은 반발심도 생겨 주인공인 도어에 대해서도 뻔뻔하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면서 조금은 색다른 전개도 그렇고 등장인물의 의외성도 신선하게 느껴지면서
지하세계의 그 어두운 세계와 이야기의 진짜 매력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다소 어색한 설정 탓에 한순간에 몰입되기는
힘들었지만 런던에 실존하는 지하철이나 오래된 건물의 이름을 가지고 하는 장난스러운 이름 끼워 맞추기 같은 건 색다른 유머처럼 느껴져
흥미로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이외에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또 다른 존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있다는 설정의
네버 웨어
자신의 가족을 죽인 진짜 범인을 찾아가는 도어와 리처드의 모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를 그린 소설...셜록의 그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인 드라마도 보고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