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의 신부
노나미 아사 지음, 이가림 옮김 / 창우BOOKS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알몸인 상태로 알지 못하는 집에서 깨어난 여자
자신이 왜 이 집에 있는 건지 왜 옷을 벗고 있는 건지를 모를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공포스러운 사태에 직면한 그녀에게 한 남자가 등장해 그녀가 비 오는 거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었음을 알려준다.
첫눈에 그 남자가 호감으로 다가오기는커녕 왠지 거부감이 든 여자는 자신의 소지품을 뒤져 자신인 걸로 추정되는 여자의 사진을 발견하고 그 사진에 쓰인 이케노 치히로라는 게 자신의 이름이라 짐작할 뿐
모든 게 안개처럼 뿌옇기만 하다.
자신을 카즈유키라고 소개한 남자는 그녀가 기억이 돌아올 때까지 자신의 집에 머물러도 좋다고 허락하지만 마냥 남의 호의에 기댈 수는 없는 일
간신히 6월 19일이 자신의 결혼식이라는 걸 기억해 낸 치히로는 그 기억을 토대로 자신의 예식을 준비했던 호텔로 찾아가지만 그곳에서 그 결혼식은 올해가 아닌 작년이었고 결혼식 이틀 전에 갑자기 취소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
남편이 될 뻔했던 남자를 찾아가지만 돈을 주며 다시 찾아오지 말라는 소릴 듣게 되는 치히로
게다가 그와 처음 만난 곳이 술집이었고 그곳에서 호스티스로 일했다는 소릴 듣는다.
점점 자신의 기억을 쫓아가면 갈수록 알고 싶지 않았던 과거가 드러나고 심지어 그때 당시 역시 스스로의 기억을 잃은 상태로 술집까지 흘러들어왔었다는 걸 알게 된다.
알면 알수록 꼬여가는 그녀의 기억... 심지어 그녀가 결혼까지 결심했던 남자를 본 순간 그녀는 그 남자를 한순간도 좋아하지 않았을 뿐 만 아니라 그런 남자와 결혼까지 결심했던 자신에게 실망하는 자신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모든 걸 잊어버렸으면서도 왜 그토록 6월 19일은 강박적으로 기억했던 걸까
심지어 역시 제대로 된 기억조차 없을 때조차 결혼식을 그 날짜로 하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기억의 저편에는 또 어떤 충격적인 진실이 숨어있는 건지... 왜 몇 번이나 기억을 잃어버린 채 엉뚱한 곳에서 깨어나는지...
처음과 끝이 연결되면서 평범하지 않은 결말을 보여주는 노나미 아사의 6월 19일의 신부는 얼어붙은 송곳니에서의 진중한 맛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책을 읽다 보니 시대적 배경이 1989년 즈음... 생각보다 오래되었음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기억을 잃고 불안에 떠는 치히로의 심리상태를 섬세하게 잘 묘사해놨다.
가독성도 좋고 너무 복잡하지 않아 부담 없이 읽기에도 딱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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