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 있어요 - 봄처럼 찾아온 마법 같은 사랑 이야기
클레리 아비 지음, 이세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일반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걸 사랑이라는 말로 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엄청난 나이차를 넘어 결혼하는 사람이라든가  신체적인 장벽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들 혹은 분명 죽을 것을 알면서도 그 죽음도 불사하는 사람들
그렇게 일반적이지 않은 사랑을 하는 사람을 보는 시선은 대부분 냉담하다.
뭔가 있겠지 하는 삐딱한 시선들
물론 실제로도 뭔가... 특히 경제적인 이유로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세상에는 일반적인 시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아도 단지 사랑하나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사람도 분명 있다.
그리고 그런 기적 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 바로 이 책 `나 여기 있어요`이다
책 속의 여주인공 엘자는 스물아홉 살의 아가씨로 산을 타다 눈사태를 만나 모든 신체적인 반응이 정지된 식물인간 상태다
하지만 아무도 심지어 담당 의사도 모르고 있지만 그녀는 지금 청각이 돌아온 상태
엘자의 상대인 남자는 티보라는 남자이고 불행했던 결혼으로 인해 삶의 모든 것이 엉클어지고 남동생마저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해 2명의 희생자를 만든 채 병원에 누워있다.
그는 현재 모든 것이 다 귀찮고 싫다.
하지만 우연히 잘 못 들어간 병실이 엘자의 병실이었고 하필이면 그날은 그녀의 생일이었지만 오랜 병원생활로 아무도 없이 혼자서만 누워있는 엘자를 보고 이상하게 편안함을 느끼는 티보... 그녀 옆에서 혼잣말을 하고 모처럼 단잠을 자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동생의 병문안을 오는 엄마를 도와 병원을 올 때면 보기 싫은 동생 대신 엘자의 병실을 몰래 찾는 티보
하지만 엘자는 부모님의 동의만 있으면 곧 연명치료를 중단할 상태고 아무도 그녀가 청각이 되살아났다는 걸 모르는 상태다.
그래서 의사가 하는 말을 듣고 곧 자신의 치료가 중단될 거라는 걸 알면서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엘자는 자신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알리기 위해 죽도록 머리로 명령하고 노력하지만 그녀의 그런 노력은 오로지 티보에게서만 감지될 뿐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제발 깨어나길 바라는 티보... 그녀 엘자의 치료가 중지되는 걸 두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녀가 잘 못되면 그 역시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
언젠가부터 그녀가 자신의 모든 것이 돼버린 티보... 엘자는 그에게 구원이었다.
이렇게 두 사람은 여느 연애소설과 달리 서로의 눈을 보고 서로의 말을 들으며 사랑에 빠지지 않는데 이렇게 터무니없는 상태임에도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며 마음으로 끌리는 모습이 묘하게 설득력이 있을뿐 아니라 처음엔 담담하고 어딘지 어설펐지만 뒤로 갈수록 이상하게 설렘을 준다.
말을 안 해도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지 않고 스킨십이 없어도 서로에게 끌리는 그 모습도 그렇지만 마침내 서로가 통하는 마지막 장면의 한 줄은 그래서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책을 읽고 난 뒤엔 묘하게도 사랑의 기적이 믿어진다.
그리고 어딘가 이렇게 동화 같은 사랑이 펼쳐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이상한 믿음 같은 게 생긴다.
삭막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줄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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